제2,243회 등산 문경새재 트레킹 2024-43
(경상북도 문경시) 대전서부새마을금고 산악회 안내 산행
2024년 9월 5일(목요일) 맑음
김선영, 임재호, 이창재, 박순옥, 고만재, 민경완, 이현호, 김용진, 차영주 외 120명 참가
자연을 즐기고 술로 마음을 달랜다.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감상하는 것은 인생의 커다란 기쁨이다. 백두대간의 산인 조령산과 주흘산 사이의 문경새재 길은 자연풍광이 빼어나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됐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깨끗하고 조용한 길을 걸으며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갖고 힐링할 수 있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특히 새재길은 제 1관문인 주흘관의 고도 244m부터 평지와 비슷한 완만한 길로, 서서히 고도를 높여 3관문인 조령관 650m까지 쉽게 진행할 수 있다.
문경(聞慶)의 옛 이름은 문희(聞喜)였는데, 이들 지명의 뜻은 경사스러운 소식을 처음으로 듣는다. 또는 기쁜 소식을 처음으로 듣는다 이다. 그래서 문경새재는 과거 급제를 바라는 많은 선비가 좋아했던 고갯길이었다. 멀리 호남지방에서도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선비들까지 먼 길을 돌아 문경새재를 넘어갔다고 전해진다.
문경새재도립공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트레킹을 시작한다(10:50). 상가를 지나 수량이 적은 조령천을 왼쪽에 두고 평지 길로 진행하여 제1 관문인 주흘관 광장에 이른다. 운동장처럼 넓은 광장은 볼만하다. 하늘을 바라보니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 있어서 장관이다. 좌우로 눈을 돌리니 백두대간서 뻗어 내린 산자락의 풍경이 엄마의 가슴처럼 포근하다. 주흘관을 통과하여(11:02) 제2 관문인 조곡관을 향해 길을 재촉한다. 주흘관부터 조곡관까지는 3km쯤 된다.
이제 조령계곡과 벗 삼아 진행하는 환상의 길이다. 가을의 멋을 느끼며 아주 조금씩 고도가 높아지는 길을 걷는다. 특이한 지름틀 바위를 거쳐 조선시대 공무로 출장 간 관리들에게 숙식을 제공했던 널찍한 조령원터를 지난다. 널찍한 길에서 이정표를 따라 왼쪽 숲속으로 조금 들어가자, 마당바위가 나타난다. 다시 트레킹 길로 돌아와 조금 더 나아가니 신, 구 경상감사가 업무를 인수인계한 교귀정이 반긴다. 교귀정 앞의 이리저리 비틀어진 소나무가 이채롭다.
곧이어 표지석이 박힌 용추에 이른다(11:27). 수량은 많지 않지만, 작은 폭포도 눈에 띄고 넓은 암반과 어우러진 계곡의 풍광은 볼만하다. 조금 더 지나자, 회색빛 바위가 보석처럼 박힌 부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물빛이 좋은 꾸꾸리 바위를 거쳐 시원한 숲속 길로 나아가자, 조선시대 후기에 만들어진 산불됴심 비석이 눈길을 끈다. 옛날에는 조심을 됴심으로 표기한 모양이다.
곧이어 제 2관문인 조곡관이 나온다(11:40). 조곡관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 27년 1594년에 충주 사람 수문장 신충원이 게릴라전을 펼치기 위하여 이곳에 처음 쌓았던 성이다. 새재 삼관문 중 제일 먼저 세워진 관문이다. 산악회 회원들은 이곳까지 진행하는 왕복 8km의 산행코스이었지만 산행한 지 50분밖에 소요되지 않아 몇 사람과 더 진행하기로 한다.
조곡관부터 백두대간 고개인 3관문 조령관까지는 3.5km쯤 된다. 이제 조용한 길로 아주 조금씩 고도를 높인다. 바위산인 부봉(921m)을 오를 수 있는 곳을 지나 문경새재 아리랑비를 거쳐 주로 산악지대에서 사용되던 한국식 통나무집인 귀틀집을 지난다.
곧이어 동화원 직전 옛 휴게 정자에서 더 이상의 진행을 멈추고 계곡으로 내려선다(12:05). 이곳부터 조령관까지는 왕복 2.8km 정도라 오후 3시까지 주차장의 차로 돌아오면 되므로 시간상으로는 충분하지만 1시간 정도의 음주 시간이 필요해 전진을 멈춘 것이다. 산은 울창한 수림으로 뒤덮여 있다. 휴식하는 계곡의 바위는 아늑한 분위기를 주는 좋은 장소다. 옥수 같은 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오찬을 하고 발을 물에 담근다.
오찬 장소를 뒤로하고(12:35) 올라온 코스를 역으로 그대로 되내려간다. 경관이 좋은 곳이라 이미 걸었던 길이지만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잰걸음으로 진행하여 고만재 산악부대장, 1호차 책임자 이창재 관저 행복 지점장, 2호차 책임자 김선영 상무, 3호차 책임자 임재호 정림지점장과 조우한다. 그들과 민경완 선배와 함께 주차장 부근의 식당에서 술을 마신다(13:50)
세상은 변하고 사람도 변해도 술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다. 호주가도 아니고 애주가는 더욱 아니지만 나의 인생에서 술은 꼭 필요하다. 술로 위안을 받는 것은 창피한 일이지만 부끄러운 삶을 술로 달랜다. 이제 더 이상의 실수 없이 보람 있게 살고 아름답게 살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