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과 부모의 질긴 인연은
아무리 끊으려고 해도 끊어지지 않는다고 믿고 살아갑니다.
특별히 엄마의 마음에서 남아 있는 자식에 대한 존재의 무게는
온 천하와도 바꿀 수 없을만큼 그 자리가 클 것입니다.
어느 엄마와 아버지가 상담을 받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 분 다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흐릅니다.
엄마는 자식이 자기를 버렸다고 하고
아버지는 그건 아니지만 서운하다고 합니다.
마흔이 넘은 아들 이야기를 합니다.
아들은 이미 여러차례 사업을 하겠다고 부모로부터 많은 돈을 가져 갔으며
그때마다 성공하여 효도를 하겠다고 맹세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 아들이 여러차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동안
그것을 지켜보는 부모 마음도 애간장이 녹았다고 합니다
그런 아들이 또 다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여기 저기서 돈을 차용하고 있답니다.
아들이 은행을 드나들며 할 수 있는 모든 돈을 끌어 모우는 것을 보며
부모는 밤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합니다.
좋은 학교를 나와서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늦은 나이지만
오라고 하는 곳도 많다고 합니다.
직장을 잡아서 성실하게 가정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수차례 조언을 했다고 합니다.
제발 이젠 사업을 그만하라고 만류를 해도 듣지 않는 아들,
이미 버린 돈도 문제이지만 앞으로는 제대로 잘 살아주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
그래서 밤낮없이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만류하고
시간 나는대로 아들집을 찾아가 만류를 하고
울면서 달래고 어르고.... 그런 세월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 부모에게 아들은 이번에는 정말 크게 잘 할 수 있으니 걱정말라고 하기도 하고
화를 내면서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얼마전에는 부모님의 집을 저당잡히고 싶어하기에 그건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는
말씀도 눈물로 합니다.
그런 아들을 그 부모님은 찾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전화번호를 바꾸고 살던 집을 감쪽 같이 옮기며 전혀 소식이 없었다고 합니다.
지인들을 통해 물어봐도 아무도 모르는지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어느 날 아침 사라진 아들을 생각하며 부모님은 걱정이 앞섰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괘씸한 마음과 분한 마음, 서운한 마음과 배신 당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어
불면증과 우울증 진단을 병원에서 받고 괴로움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호소를 하셨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으로부터 버려졌다고 느끼는 엄마와 아버지
그분들의 오열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상담과정을 통해서 부모와 자식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서로의 입장에 대한 오해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부모와 자식은 정말 품 안의 자식이라는 생각을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영원한 어린 아들로만 인식하는 부모님들께서 그런 맞닦뜨림을 통해 아
들의 마음도 새로운 차원에서 바라보게 되었으며
아들이 언젠가 연락을 해 올 때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다시 만나게 될 때 용서하고 이해해주겠다고 부모님은 입장 정리를 하셨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참 어려운 많은 숙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부모와 자식이지만 서로가 얼마나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를 받아들이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나 봅니다.
대화도 기술이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내고 맞추어 가는 것도 중요한 기술이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그것을 배우고 익히는 일을 소홀하게 생각하거나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가장 가까운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이렇듯 인내와 배려, 용서와 화해를 위한
대화방법의 기술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첫댓글 그러게요 마흔이 넘었으면 할아버지도 될 수 있는 나이인데 (스무살에 낳은 애가 스무살에 결혼해서 애 낳으면 ㅎㅎ) 아직도 어린 자식으로만 보이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