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숲 비자림)
( 31 문우회 삼총사)
(송악산 둘레길 입구에서)
■들어가는 말
필자는 2021년 가을에 3박 4일간 제주도 골
프 나들이를 한 후 올해 다시 3박 4일간 제주
도 여행을 다녀왔다.
금번 여행에는 31문우회원인 이동근 부부, 이경구 그리고 필자 이상 4명이 동행하였다.
■ 여행 일정
1. 첫날(2022. 12. 12.)
⊙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은 본래 숲의 모습이 많이 훼손되
지 않아 트래킹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의 낙원
이다.
지난 200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Biosphere Reserv)이기도 하다.
사려니숲길은 아름드리 우뚝솟은 삼나무들이 즐비했고 연인들이 데이트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온종일 삼림욕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많이 걷고 싶었으나 날씨가 춥고, 바람이 심해 잠깐 걸은 후 인근 보말칼국수집에서 오찬을 하였는데 나는 한치 비빔국수를 맛있게 먹었
다.
여행에는 항상 먹는 음식보다 색다른 음식을 먹어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 거문오름 탐방로
거문오름 탐방로는 과거 화산 폭발로 인해 용암이 흘러내린 곳으로 세계 유네스코에 등
록된 문화재다.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 세 곳이 세계자연유산지구다.
사전예약이 필수이다.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의 거문오름은 돌과 흙이 유난히 검어 음산한 기운을 띄는데서 유래됐다.
자연관찰자들이 이곳을 눈여겨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나절은 필요할 것이다.
오늘은 날씨도 춥고 바람도 심해서 가장 단거리인 A코스(1시간 소요/가이드 동행)를 택했다.
B코스는 2시간 30분, C코스는 3시간 30분 소요
된다.
산 정상(해발 450여m)에 오르니 제주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었으며 적당한 체력단련도 되
었다.
⊙ 천년의 숲 비자림
천년의 숲 비자림은 비자림(열매를 약초로 사용)
이라는 거목들로 숲을 이루었으며 평지길로 걷기에 체력부담도 되지 않았다.
사려니 숲길이 남성답게 시원스럽다면 천년의 숲 비자림은 여성같은 아담함을 느끼게 한다.
제주도는 가는 곳마다 공원이 있어 제주지역 전체
가 관광명소로 보인다.
제주지역은 1948년에 4‧3폭동이 발생하여 이를 제압하는데 무려 8년이 소요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나무숲들이 많은 것은 천만다
행이다.
⊙ 섭지코치
섭지코치는 바다를 배경으로 저 멀리 등대를 향한 둘레길로 걷기에 좋았다.
섭지코치는 포르투칼 리스본에서 대서양을 바라보
는 땅끝마을인 까보다르까를 연상케 하는데 바다를 바라보는 전경은 섭지코치가 훨씬 더 아름다웠다.
봄ᆞ가을에 이곳을 걷게 되면 참으로 매력적인 코스가 될 것이다.
섭지코지 등대까지는 제법 상당한 거리지만 매서운 찬바람에도 최종 목적지까지 가서 인증 기념사진을 촬영하였으니 여행 첫날 야무지게 시간을 보낸 것 같다.
⊙ 저녁과 숙박
저녁은 제주 흑돼지 오겹살을 맛있게 먹었고, 따뜻
한 딱새우된장찌게로 오늘 하루 세찬 바람으로 얼어붙은 몸을 녹였다.
오늘 저녁 식사는 이동근 부부가 한턱을 냈다.
오늘 숙박 장소는 성산 일출봉 부근 브라운스위트
호텔이었으며, 더블침대에서 이경구 동기와 같이 장남으로 세상 살아가는 어려움과 덕담을 2시간 정도 나누었다.
장남에게 중요한 것은 조건없는 양보 ᆞ포용 ᆞ 베품임을 경구 친구와 동감하였다.
호텔은 예상외로 양호한 시설로 숙면으로 피곤함
(1만 6천 보 걷기)을 충분히 해소하여 다음날 아침
에 기상하니 몸이 무척 가벼웠다.
2. 둘째날(2022.12.13)
⊙ 감귤따기 체험
제주도에서 귤 재배는 1962년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이 제주도를 방문하여 따뜻한 제주지역에 귤 재배를 제안하였다고 한다.
둘째날은 날씨가 쾌청하여 한림지역에 위치한 정문섭 동기의 귤밭(1시간 20분 소요)으로 드라
이브 기분으로 향했다.
필자는 난생 처음 귤 따는 체험을 하였으며 게다가 이런 노동은 고등학교 졸업 후 51년만에 처음한 것이다.
귤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귤들을 보니 문섭 부부가 쏟아부은 정성의 결실을 보는 듯 하였고, 나 또한 귤나무와 같이 올 한해를 열심히 살아왔는지를 돌
이켜보기도 했다.
귤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여 가족 카톡에 올렸더니 아들ㆍ며느리가 매우 기뻐한다.
제주 귤에 연간 15회 정도 살충제를 뿌린다는데, 문섭 친구는 친환경을 고려하여 5회 정도만 살충
제를 사용했다고 한다.
오늘 일은 아침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5시간 열심히 한 후 숙소로 향했다.
문섭 친구가 얼마 전 응급실행으로 일손이 부족한 것 같아 우리 일행은 과감히 오늘 하루 귤 따기에 몰입하고 나니 상당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귤 5박스(두 아들, 군산에 계신 은사님, 지인 두 분)를 신청하였다.
문섭 친구가 지난번 갑작수런 심혈관 관계 이상으
로 응급실로 실려가 얼마간 입원했었는데 빠른 쾌차를 기원하는 바이다.
※ 제주도는 가는 식당마다 입구에 귤을 내놓고 손님들이 마음껏 먹도록 하였다.
⊙ 점심, 저녁 및 숙박
점심은 귤밭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한식부페 식당
에 했는데 가격(8,000원) 대비 깔끔하고 맛도 있어 김빠진 제주공항의 흑돼지 김치찌게와는 천양지차
였다.
비록 아침식사 후 2시간만에 점심을 먹었지만, 입맛은 육체적 노동에 비례하는 것 같았다.
저녁은 해변가에서 여드회와 갈치찌게로 하였다
(정문섭 친구가 제공). 밑반찬은 제주지역 치고는 예상외로 괜찮았고 인심도 후하였다.
숙박은 앞 바다가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한림 일성 비치 & 리조트(2일간)에서 했는데, 시설은 어제밤 호텔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3. 셋째날(2022.12.14)
어제는 평소보다 2시간 일찍인 21:00에 잠에 드
니 소변이 마려워 02:00경 잠애서 깨어 거실 소파
에 누워 어제밤 집필했던 제주여행 소감 초안을 보강하였다.
⊙ 송악산 둘레길/삼방굴사
송악산(제주 도립공원에 포함) 둘레길은 정말 환상적인 바 제주 여행분들에게 강력 추천드린
다.
송악산 둘레길은 제주도 둘레길 10코스 15.6km
선상에 있으며 길이는 2.8km로 약 1시간 동안 걷고 나니 정말 제주도에 온 보람을 느낀다.
송악산에는 99개 봉우리가 있어 99봉이라고 한다.
송악산 둘레길 앞에는 삼방굴사(일면 보문사, 굴이 있는 절)가 있는 산방산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
이다.
둘레길은 시종일관 바다 전경을 따라 예쁘게 단장
되었다.
둘레길을 걸으면 산방산, 형제섬, 올레길 10코스
의 사계포구 등이 만들어낸 절경이 인상적이다.
남서쪽으로는 가파도와 국토 최남단 마라도
가 보인다.
분화구 아래 넓은 들판에는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의 모습이 그림 같다.
참고로 송악산에는 수많은 토굴이 있는데 이는 일제가 1943~1945에 태평양 전쟁시 대미항쟁의 최후 거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 카멜리아힐
카멜리아힐은 동백꽃들과 억세풀 등으로 장식된 정원이다.
나는 작년 가을에 들려서 그런지 이곳은 다른 지역
보다는 더 많은 친근감을 느꼈다.
단지 카멜리아힐의 가을에는 억세풀이 주류를 이루
지만, 겨울에는 동백꽃들이 만개하였다.
카멜리아힐에는 잘 다듬어진 정원으로 사진촬영
에 좋은 포토존이 제법 많다.
점심은 순우 동지가 서귀포에서 전복해물탕을 제공하였으며 이경구 동지는 필자와 갈헌 동지 부부보다 하루 먼저 서울로 향발하였다.
4. 넷째날(2022.12.15)
금번 여행에 마지막 날에는 정문섭 동지의 부인
께서 고맙게도 시간을 내어 우리 일행의 여행코
스를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 금악리(그리스 신화 박물관)
금악리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제왕 제우스 신, 제우스가 다른 여자를 만나 낳은 헤라
클라스 신, 폭력과 피 등 전쟁을 좋아하는 아레스신 및 예술을 탄생시킨 무사이 여신(9명) 등의 조각
상이 자세한 소개와 더불어 진열되어 있다.
이곳 건물 내 각종 신전을 구경하니 필자는 마치 그리스에 여행 온 기분이 들었다.
특히 서양신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이곳은 꼬오옥 가볼만 한 곳이다.
그리스는 로마와 함께 고대문화의 발생지인데, 아쉽게도 오늘날 그리스는 유럽 내 빈국으로 전락되었다.
* 유럽여행을 하다 보면 가이드가 PIGS(영어로 돼지들)를 언급하는데 유럽에는 말성꾸러기 4마리 돼지가 있다고 한다.
P는 포르투칼, I는 이테리, G는 그리스, S는 스페인
으로 이들 4개국들의 공통점은 좌파정부로서 수시
로 EU(유럽연합)에 구제금융을 구걸한다는것이다.
⊙ 재주돌마을공원
돌마을공원에는 수많은 기암괴석들이 진열어 있다.
돌 사이를 뚫고 나온 소나무들의 대단한 생존력이 놀랍고, 다른 나무들의 씨가 소나무에 떨어져 기생
하는 모습을 보면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특히 수석에 취미있는 분들은 돌문화공원은 꼭 들려볼 만하다고 본다.
오늘은 여행 마지막 날이라 오찬은 우리 일행과 문섭 가족에게 내가 문어해물찜을 제공했다.
⊙ 한림공원
한림공원은 역시 제주도의 대표적 관광지이다.
나는 지금까지 6회 정도 제주도에 와서 3번이나 한림공원에 들렸지만 올 때마다 한림공원의 진가에 대하여 새로운 즐거움을 느낀다.
한림공원은 1971년 개인이 10만여 평 황무지를 개발하여 9가지 테마를 가지고 만들어진 곳이다.
우람한 야자수, 수많은 예술적인 분재, 기암괴석, 늘푸른 소나무, 민속촌, 식물원 및 천연동굴 등이 조화롭게 어울려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다.
제주도를 관광하시는 분들에게 한림공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코스이기에 강추하고자 한다.
■ 맺음말
제주지역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강풍에 변덕
스러운 시누이 날씨지만 우리 일행들의 금번 여행
기간에는 대체로 쾌청한 날씨여서 천만다행이었다.
금번 제주여행 간 송악산 둘레길 걷기, 한림공원 산책과 카멜리아힐 등은 상쾌한 기분전환의 명장소
였다.
31문우회장인 갈헌이 문우회원들에게 송백농장 노지감귤 한 박스씩 택배로 보낸 것은 매우 현명한 조치라고 본다.
금번 여행 중 운전대를 잡은 경구와 동근 동지에게 감사드리고 특히 일정별 세부여행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한 동근 부부에게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특히 물아일체가 되어 자연 속에서 티없이 살아가
는 순우와 항상 남을 배려하며 사는 갈헌 부부와 시간을 함께 하여서 너무 좋았다.
필자는 늘그막에 매우 훌륭한 여러 31문우회원
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고 동행하고 있음에 더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 김명수 박사
2022년 12월 26일
첫댓글 능화박사의 제주여행기,직접 가본 것처럼 잘 보았어요.우리가 지난 봄에 가본 곳도 여러군데 나오네요.저는 지난번에 갔을 때,가파도와 송악산,서귀포휴양림,녹산로와 서귀포에 있는 네거리식당의 갈치 맛을 잊지 못하는데 4분도 다양한 경험을 하셨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제주는 산과 섬과 바다와 휴양림과 공원 먹거리가 감히 세계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져요.
리오의 코파카바나 해변이 아름답지만 바닷물이 썩었고,카리브해변이 맑고 깨끗하지만 단순하여 다양성에서는 제주가 최고지요.
능화의 제주여행기를 보니,크라운 cc에서 동백꽃과 한라산을 보며 라운딩 했던 그때가 그립네요.
능화가 3박4일 제주도 여행을 재현시켜 주었군요. 나는 제주도도 좋지만 능화 순우와 동행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에 큰의의를 두고 싶습니다.뒤늦게 만난 문우회원 모두와 남은 삶의 여정을 뚜벅뚜벅 한 방향을 보면서 걸어가고 싶습니다.
3일 동안 함께 여행하면서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능화와 룸메이트가 되어 첫날의 잠자리에 들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자정이 되기까지 서로의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때문에 다음날 아침에는 늦잠을 자기도 했지요. 하지만 꾸무럭거리는 나와 능화 메이트를 보고서도 어린아이들 처럼 우리를 내내 챙겨주시던 미세스 리께서는 아무런 꾸지람도 하지 않으시고 기다려주셨지요. ㅎㅎ~
간추려 적은 능화의 에센스 제주 탐방기를 보니 그 시간들 모두가 어느새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네요.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