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주기 '제9회 노근리사건 피해자 합동위령제'가 27일 오전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에서 열려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억울하게 숨진 민간인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특히 이날 합동위령제 마지막 행사로 유해 발굴 개토제가 개최되면서 희생자들의 유골 찾기 작업이 시작됐다.
이날 열린 합동위령제는 피해자와 유가족, 이용희 국회부의장, 김원웅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 노화욱 충북도 정무부지사, 정구복 영동군수, 임현·조영재 도의원, 박호진 영동군의회부의장 등 지역 기관·단체장 및 외부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노근리 피해자들의 원혼을 달래고 유가족을 위하기 위해 지난 98년부터 (사)노근리사건 희생자유족회 주관으로 열리는 합동위령제는 올해부터 인권평화 학술문화제를 병행해 전시회, 음악회, 영화제 등을 체험할 수 있다.
3부로 나뉘어 진행된 합동위령제는 1부에서 헌화·분향을 시작으로 정구도 부회장의 경과보고, 정은용 유족회장의 위령사에 이어 이용희 국회부의장, 정구복 군수 등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2부 추모공연에서는 영동문인협회 장지성 시인의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와 영동문인협회 유진택 시인의 '노근리 터널 앞에 다시서서'가 낭송됐다. 이어 난계국악단 이숙미의 피리독주, 임현정의 소금독주, 전우실의 신디사이저 연주로 진혼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예총 영동지부 소속 진달래무용단원들의 진혼무 '노근리여! 들꽃으로 피어나리'로 당시 피해자들의 슬픈 애환과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을 위로하고, 맑고 자유롭게 피어나는 들꽃처럼 승화되길 염원하는 희망의 창착무 등이 이어졌다.
마지막 3부에서는 당시 노근리 쌍굴다리에서 희생된 피해자의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가 거행됐다.
이번 유해발굴은 지난 5월 당시 피해당사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사전 지표조사를 확정한 황간면 노근리 철로변 6개소를 대상으로 충북대학교 박물관장 박선주 단장을 비롯한 유해발굴팀이 6개월간에 걸쳐 발굴하게 된다.
발굴된 유해는 DNA검사 등 신원확인 절차를 거쳐 남자·여자·어린이로 구분, 노근리사건 역사공원 근처에 위치한 희생자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회 정은용 회장은 "노근리사건 희생자의 신원확인 및 진실규명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사건의 참상과 평화의 소중함을 전 세계인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동=배은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