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등산용으로 사용하려면 적당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설치가 필수다. 내장되어 있는 GPS만으로는 산행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도 앱은 위치와 이동속도, 방향 등의 GPS 데이터를 사용자가 알기 쉽게 가공해 보여 주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용 지도 앱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새로운 앱이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사용자들에게 인기 있는 지도 앱은 몇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 ▲ 스마트폰 등산용 앱을 사용해 산행 중에 위치와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도 앱은 다음, 네이버, 구글 등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것들이다. 내장된 GPS가 수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라인 지도 위에 현 위치를 표시하는 기본적인 기능이 포함된 앱들이다. 최근 이 온라인 기반의 지도 앱도 오프라인을 지원, 미리 자신이 원하는 지역의 지도를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이용하면 전화 불통 지역에서도 저장된 지도를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의 지도 앱은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하며 무료라는 것이 장점이다. 초기에는 도로망 정도만 서비스됐지만, 지금은 교통상황이나 명소, 맛집 등 주변 정보까지 확인이 가능해 여행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정작 산행 시 필요한 중요 정보는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등고선과 등산로가 표시되고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지형과 경로 파악이 쉽지 않다.
지도 품질이 등산용 앱의 경쟁력
정확한 지도는 등산용 앱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 덕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디지털 지도는 정밀한 종이 등산지도에 비하면 거칠고 오류가 많은 편이다. 그래도 최근 지도 앱은 대도시 근교산이나 유명산에서는 그런대로 쓸 만하다는 평가다. 등산로가 확실한 곳에서는 참고용으로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길을 잃거나 조난을 당했을 때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등산용 앱에 사용하는 지도는 기본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무선통신 환경이 좋은 편인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산에서는 데이터 통신이 어렵다. 즉 온라인 지도 기반의 앱은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 이런 조건에 해당되는 것이 오프라인 지도와 사용자 지도(Custom Map)다.
오프라인 지도는 제작사에서 앱과 함께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디지털 등산지도를 의미한다. 사용자 지도는 종이지도를 스캔하거나 기존 인터넷의 전자지도를 캡처해 직접 만든 것이다. 오프라인 지도와 마찬가지로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사용가능하다. 오프라인 지도를 다운받거나 사용자 지도를 제작해 저장해 뒀다면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깊은 산에서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등산용 앱은 오프라인 지도나 사용자 지도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위치와 등산로를 파악하고 궤적과 주요지점을 저장해 편집하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등산용 앱으로 안드로이드용 ‘OruxMaps’, ‘Locus Free’, 애플 IOS용인 ‘MotionX GPS’과 ‘산 넘어 산’ GPS 등이 대표적이다. 자체 제작한 우리나라 전국의 오프라인 지도만 지원하는 동아지도의 ‘산으로 가는 길’은 애플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모두 사용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등산용 앱이 다양해
안드로이드용 앱인 ‘OruxMaps’(무료)은 온라인 지도, 오프라인 지도, 사용자 지도 모두 사용 가능하다. 항법 기능이 있으며 GPS 데이터 기록과 입출력 기능을 제공한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PC에서 오룩스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 지도를 만들어 스마트폰에 입력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용 앱인 ‘Locus Free’(무료)는 온라인, 오프라인, 사용자 지도를 사용할 수 있다. 항법 기능 있으며 GPS 데이터 기록과 입출력 기능을 제공한다. 한글 메뉴를 제공하며 ‘Locus-addon map tweak’를 함께 설치하면 고해상도의 구글 위성 영상지도를 오프라인 지도로 사용할 수 있다.
애플 IOS용인 ‘MotionX GPS’는 온라인 지도와 오프라인 지도를 사용할 수 있고 항법 기능이 가능하다. 단 종이지도를 스캔한 사용자 지도는 사용할 수 없다. GPS 데이터 입출력 기능을 제공한다. 등산은 물론 자전거, 걷기, 마라톤 등 다양한 스포츠에 적합한 기능을 담고 있다.
애플 IOS용인 ‘산 넘어 산 GPS’는 국내에서 제작한 한글 앱이다. 온라인 지도, 오프라인 지도, 사용자 지도로 사용가능하다. GPS 데이터 기록과 입출력 기능을 제공한다. 네이버 지도(온라인만 지원)와 동아지도 5만 분의 1등고선 지도(유료)를 지원해 국내 사용자들에게 최적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네이버 지도상에서 작성한 웨이포인트를 gpx 형식의 파일로 저장해 자신의 아이폰을 통해 이메일을 열어 다른 앱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용 ‘산으로 가는 길’(IOS에선 ‘등산GPS’)은 지도 전문업체인 동아지도에서 만든 등산용 앱이다. 초보자에게 적합한 앱으로 기능이 단순하고 지도가 내장되어 있어 편리하다. 한글화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전역 5만 분의 1 등고선 지도를 모두 담고 있어 등산용으로 안성맞춤이다. 15만 원을 내면 전국 지형도를 받을 수 있다(월간산과 공동제작한 <대한민국 4000산 등산지도>(정가 7만 원)를 구입할 경우 무료 제공). 신산경표 기준 1대간 11정맥 6기맥 170개 지맥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산행궤적을 저장하고 불러올 수 있으며 저장한 궤적은 PC용 프로그램으로 관리 가능하다.
등산용 앱 가운데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제품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드로이드용 앱인 트랭글 GPS. 회원끼리 트랙 정보를 공유하고 정보를 활발하게 교환하는 것이 다른 앱과 차별화된다. 온·오프라인 지도를 모두 지원하며, 등산지도는 구입해야 한다. 국내 최대의 사용자 커뮤니티를 보유한 등산용 앱이다. 자신의 성향과 취미에 따라 트랭글 GPS에 개설된 클럽에 가입해서 동호회 활동을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