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1회전 빅 게임들>

새봄과 함께 아마야구도 4월 3일 대통령배고교야구대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대통령배
는 시즌 첫 대회라 상대팀들의 전력에 대해 잘 모르는 채 진행되기 때문에 이변이 많은 것
이 특징이고 몇 년 전부터는 프로야구 신인 지명이 6월로 앞당겨져 더욱 중요성이 많아졌
다. 이번 대회 1회전 빅카드로 꼽히는 네 경기를 미리 살펴보도록 한다.
<4월 3일(수) 12:30 광주일고 vs 대구고>
이번 대회 1회전 중 가장 재미있는 한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두 팀 모두 침체기를 벗어나
막강해진 전력으로 우승을 노리고 있는데 하필 첫판에서 만나고 말았으니 두 팀 중 하나는
일찌감치 짐을 싸야할 운명이다.
-김대우냐 김형근이냐-
양팀에는 수준급의 투수들이 버티고 있다. 광주일고의 우완 김대우와
대구고의 좌완 김형근
이 그들. 지난해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김대우는 동계훈련을
통해 고교 정상급의 정
통파 우완투수로 거듭났고 김형근 역시 지역예선을 통해 145km/h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지며
주목받았다. 첫 판이니 만큼 두 투수의 선발 맞대결이 예상되는 이 경기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경기 결과에 못지 않은 볼거리다.
-김형근은 광주일고의 좌타라인을 봉쇄할 수 있을까-
이전 칼럼에서 소개한 대로 광주일고는 9명중 6명의 왼손타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빠른 발도 겸비하고 있어 상대팀에게는 골치 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 타선을 잠재
우기 위해서는 빠른 볼의 좌완투수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는데 대구고의 김형근이 그 해답이
되어줄지 정말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경기 전망-
첫 판이라 수준급 양팀 투수들의 힘이 넘치는 만큼 많은 점수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4~5점 정도 승부가 예상되는데 힘에서는 일고의 우위가 예상되는 반면 내야수비와 전력의
짜임새 면에서는 대구고가 앞서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예상 = 50
: 50)
<4월 3일(수) 17:30 경남고 vs 휘문고>
역시 잘못된 만남. 서울 지역 최강팀 중 하나인 휘문과 전통의 야구명문 경남의 게임 역시
1회전 빅카드로 손색이 없다.
-우규민은 경남의 투박스를 막아낼 수 있을까-
휘문은 두영진(2), 백상진(1)등의 좌투수들이 있으나 아직 실전에 올리기에는 부담스러운 상
황. 그렇다면 에이스인 사이드암 우규민(3)을 비롯해 우완투수들인 김명제(1), 방창은(3)으로
마운드를 꾸려가야 한다. 필연적으로 박효준(3)-박정준으로 이어지는
경남고 공포의 '투박
스'를 피해갈 수가 없다. 대통령배 부산예선에서 각각 2개씩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과
시한 '투박스'는 경남고 타선의 핵. 거기에 우규민을 상대하기 위해 1학년이지만 좌타자 김
유신까지 1루수로 출전이 예상되는 상황이고 보면 휘문으로선 이 세
명을 어떻게 막아내느
냐에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휘문 타선을 막아낸 경남의 비책은-
좌/우, 장/단타가 균형 있게 배치된 휘문고 타선은 생각보다 상당히
강하다. 특히 상대를 압
도할 뚜렷한 에이스가 눈에 띄지 않는 경남고는 계투작전을 통해 타선을 봉쇄해야 할 듯 한
데... 경기중 수시로 투수를 바꾸면서 물량공세를 펼칠 듯. 이승환, 이성민 등 공포의 좌타자
하위타선을 상대로 황준호(2), 김유신(1), 박정준(3)등의 왼손투수들을 어떻게 적절히 기용하
느냐가 승부를 가를 수 도 있다.
-경기 전망-
투타의 짜임새에서 다소 앞서는 휘문고에 약간 점수를 더 주고 싶다.
하지만 경남이 초반
장거리포를 가동하며 분위기를 잡아간다면 의외의 결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경남고는
막강 전력에도 불구 그 동안 대통령배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 벗
어나야 할텐데... (예상 = 휘문 55: 45 경남)
<4월 4일(목) 15:30 배명고 vs 대전고>
90년대부터 서울의 신흥 야구명문으로 자리매김한 배명과 대전의 대결도 팽팽한 승부가 예
상된다. 대전고는 대전이 광역시가 된 이후에는 지역예선 없이 모든
전국대회에 출전하다보
니 오히려 전력이 약화되었다는 평도 있으나 여전히 강팀으로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타선은 배명의 우세-
양팀 모두 타력이 뛰어나다. 배명의 박우상-이인철-장지현과 대전의
육정현-정형순-박광순
의 중심타선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우나 전체적인 타선의 힘은 배명이
약간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명 타선은 전통적으로 변칙 스타일에 약한 반면 빠른
볼 투수에게는 강점을
갖고 있어 대전고 윤규진, 정형순등의 투수들의 공을 (스타일상) 무리
없이 때려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오히려 사이드암 정민혁을 선발로 전격 기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
-배명의 아킬레스 건, 포수와 내야수비-
뚜렷한 에이스를 꼽기 힘든 대전고에 비해 배명은 조태수(우)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데다 한정완(우)-이인철(좌)등이 뒤를 받쳐 마운드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예년의 전통(?)대
로 올해 역시 포수와 내야수비가 석연치 않은데 대전고는 이 틈을 노려 심선호, 이제명, 현
명주등 발빠른 선수들이 쉴새없이 수비진을 흔들어주어야 공격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
다.
-경기 전망-
전체적인 투/타의 전력 상 배명의 약간 우세가 예상된다. (예상 = 배명 60:40 대전)
<4월5일(금) 15:00 북일고 vs 동산고>
지난해 황금사자기 준우승팀인 인천 동산고와 전국체전 준우승팀인
북일고가 첫판에서 만났
다. 역시 놓칠 수 없는 한판이 될 듯.
-3년 내내 고군분투 송은범-
1학년 때 대붕기 우승, 2학년때 황금사자기 준우승. 이 모두 동산고의
에이스 송은범(3)이
일궈낸 업적들이다. 1학년 들어오면서부터 에이스로 사실상 모든 경기를 다 던진 송은범 이
지만 올해 역시 뒤를 받쳐줄 투수 하나 없이 혼자 던져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부상등 큰
이변이 없는 한 SK의 1차 지명이 확실시되는 송은범의 어깨에 올해도 동산의 운명이 달려
있다.
-상승세의 북일, 주춤한 동산-
북일고는 대통령배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라이벌 공주고 와의 3전 2선승제 경기(그들은 이
것을 '전쟁'이라고 부른다)에서 가뿐하게 2연승으로 본선 행을 확정지으며 조규수(한화)가
있던 99년 이후 3년만에 전국무대 우승을 호언하고 있다. 반면 동산은 에이스 송은범의 컨
디션 난조로 최근 벌어졌던 청룡기 인천예선에서 탈락하며 잠시 주춤한 상태. 전력상, 분위
기 상으로 분명 북일의 우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경기 전망-
전력내외적인 모든 요인에서 북일고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북일고는 5일 응원단까지
상경시키며 분위기를 잡아나간다는 계획. 하지만 송은범이 에이스답게 어떻게 잘 지켜줄지
기대해 보자 (예상 = 북일 70:30 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