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미국인 친구와 이것저것 이야기하다가 제목대로의 속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https://v.daum.net/v/20241013230831865
* 2024년 10월 13일. 23시 기사.
//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남한 합동참모본부 격)가 지난 12일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 등에 사격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지시를 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정체가 불분명한 무인기(드론)의 평양 침투를 계기로, 북한이 군사적 대응 수준을 격상한 것이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총참모부가 내린 작전예비지시에는 “전시정원편제대로 완전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을 13일 20시까지 사격대기태세로 전환시키고 각종 작전보장사업을 완료할 데 대하여 지적되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총참모부는 또 “각급 부대·구부대들의 감시경계 근무 강화”를 지시했다. 평양에는 “반항공 감시초소들이 증강됐다”고도 했다.
통신은 이 같은 조치가 한국의 무인기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한국발 무인기의 우리 국경 및 수도 상공침범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재도발 확인시 즉시적으로 적의 특정대상물들을 타격해야 하는 상황, 그로 인하여 무력충돌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했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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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얘네 또 이러네. 내일 출근하기 싫다' 정도의 심드렁한 반응만 불러일으킬 겁니다.
하지만 국제무대의 외국사람들에겐 그리 심드렁하게 다가오지 않을 겁니다. 세계는 이미 예기치 못한 전쟁을 두 개나 치루고 있는데, 하나 더 일어나지 않으란 법은 없으니까요.
북한은 국경너머로 쓰레기 불법투기나 했는데 남한은 그보다 훨씬 비싼 유형 및 무형의 타격을 입었습니다. 참 가성비 뛰어난 전쟁방식입니다. 초한전(Unrestricted Warfare)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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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북한이 왜 이리 격렬한 반응을 일으켰을까요?
물론 저는 당장 자고 싶기에 심도있게 쓸 생각은 없지만, 표면적인 이유로 윤석열 행정부가 최근 무인기 사건에 대해 북한에게 보인 태도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13012200504
// 군은 지난 11일 북한이 외무성 중대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처음 주장한 직후에는 "그런 적 없다"고 밝혔다가 이후 공식 입장을 정리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발표했다. //
--->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NCND). 결국 평양에 나타난 무인기를 둘러싼 진실이 어떠하건, 우리 국방부가 '아니다'라고 대답하지 않은 것이 유효한 진실이 되었습니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41013511621
* 2024년 10월 13일. 16시 기사.
// 국방부는 '대한민국 무인기의 평양 침투'를 주장하며 위협 수위를 높인 북한을 향해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13일 밝혔다. //
---> 이제까지 미국과 남한은 북한 정권의 종말조건을 '북한의 핵병기 사용'으로만 한정해왔습니다. 그러나 남한 정부가 그 조건을 '남한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상황'으로 모호하게 외연을 크게 늘려놓았습니다.
https://v.daum.net/v/20241013131910888
* 2024년 10월 13일. 13시 기사.
//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북한의 위협에 대해 "북한이 자살을 결심하지 않을 것 같으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 또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공개석상에서 북한의 위협을 일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비해 최근 북한은 통일을 지향한다는 기존의 남북 특수관계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독트린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https://www.khan.co.kr/politics/north-korea/article/2024010106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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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3일의 오전에서 오후에 윤석열 행정부와 우리 국방부가 입장을 내놓자마자, 북한은 같은날 밤에 바로 8개 포병여단을 사격대기태세로 전환시켰습니다. 미리 준비라도 해놓은 양 말입니다.
우리 정부는 늘 그래왔듯이 북한의 위협을 일축하는 발언들을 내놓았습니다. 북한의 발언들에 대하여 단호한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심지어 이번에는 북한이 주장한 무인기를 이용한 영공침범사건을 부정하지 않는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이에 북한은 우리측의 발언에 대해 실질적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남한의 발언들에 대하여 단호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자신들의 위협을 실증하려는 듯 말입니다.
내일 아침 윤석열 행정부는 결국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피해라는 관점에서 남한은 이미 북한에게 지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남한에게 대결국면이 조성하는 불안정은 신용에 기반한 국제시장에서 손실을 야기하지만, 국제시장과 유리된 북한은 대결국면에서 잃을게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내부단결이라는 부수적 이익도 챙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 김정은 정권이 남북간 특수관계를 부정하며 들고나온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독트린의 정당성을 배가시키는 사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저는 그가 왜 두 국가 관계를 주장하고 나섰는지 그 이유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은 그가 만들고자 하는 구도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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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생각은 여기까지입니다.
중요한 건 몇 시간뒤 열릴 NSC회의에서 내려질 윤석열 행정부의 결정입니다. 그 이후에나 무언가 더 읽든 쓰든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다만, 참고서에서 본 손자병법의 한 구절을 곱씹어보니 이번 행정부와 지난 행정부의 차이가 보이는거 같습니다.
상병벌모, 기차벌교, 기차벌병, 기하공성.
적의 모략을 막는게 으뜸인 계책이고, 적의 교류를 끊는게 그 다음 계책이며, 적의 병력을 섬멸하는게 그 다음 계책이며, 적의 성을 공략하는 것이 가장 떨어지는 계책이다.
어느분의 말마따나 게임은 내가 이기려하는게 아니라 상대를 빡치게 만들기 위해 해야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의도를 이루지 못한 상대는 감정에 휩싸여 실수를 범할 것이고 그 실수가 승부를 가를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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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ㅆㅂ
그래서
50~60들
재입대소리 나온거였네
집권세력 셈법으로는 자신들 정치적위기를 모면하는게 이익이니까요.
222
전쟁이 일어나면 좋든 싫든 정권을 지지할 수밖에 없지요.
그딴 식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시야가 한반도에 국한된 자들은 그 이상을 볼 능력이 없죠. 그저 양국간 세력바만 보일 뿐.
여담으로 북녘 빨콩이들이 똥풍선 날렸을 때 머리가 띠용 하고 울렸습니다.
"천재다 미친!"
태평양 전쟁때 일제가 미국으로 날린 폭탄풍선은 양국간 거리 및 공기의 흐름 땜시 효과를 못 봤지만, 북한의 똥풍선은 미친 가성비를 보이며 우리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이 작전 입안한 양반은 가슴팍에 훈장갑빠가 여러개 늘어났늘 지도요.
천재적이긴 한데 ㅋㅋㅋㅋ
솔직히 똥풍선이 남한에게 '귀찮음' 이상의 유의미한 피해를 입히지는 못하고 있죠. 그런 측면에서 북한의 도발(?)도 이제 한계에 이르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있었는데, 그거 가지고 상황을 이따구로 끌고가는 정권대갈빡 때문에 기분이 매우 더러워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늘 있는 wwe이길 바라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