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듯 다른 아파트와 아파텔] 아파트 + 초역세권 - 보너스 공간 = 아파텔
'복층형 구조를 누려라', '초역세권의 자유를 가져라',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장점을 모았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부산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부동산 광고 문구가 자주 등장했다. 기존 아파트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장점을 갖췄다는 문구에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관심이 쏠렸다. 관심이 집중됐던 곳은 바로 '아파텔'이다.
'아파텔이나 아파트나 비슷한 것 아냐?' 이런 생각은 잠깐 접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파트와 아파텔은 쉽게 말해 '근본'부터 다른 주거 형태다. 그만큼 아파트와 아파텔 각각의 장·단점 역시 다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이라면 개인의 생활 형태를 고려해 아파트와 아파텔 중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아파텔은상업지역도건축가능 /아파트보다세금 많고면적좁아 /청약·전매 제한 없어 투자 용이
■아파트는 주택법, 아파텔은 건축법 대상
아파텔은 최근 2~3년 전 부산 부동산 시장에 처음 등장한 주거 형태다. 아파텔은 서울과 수도권, 세종시 등의 업무중심지구를 중심으로 아파트와 더불어 새로운 투자 상품 또는 실수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파텔은 '아파트(Apartment)'와 '오피스텔(Officetel)'을 결합한 용어다. 쉽게 말해 아파텔은 기존 오피스텔에서 벗어나 주거 기능을 부각시킨 '주거용 오피스텔'로 정의할 수 있다.
오피스텔인 만큼 적용되는 관련법도 다르다. 아파트는 '주택법' 적용 대상이고, 아파텔은 '건축법'이 적용된다. '근본'이 다른 셈이다. 따라서 들어설 수 있는 지역이나 세금 체계, 관리비 등등 모두 차이가 있다.
우선 아파트는 광역자치단체가 도시 계획상에 '주거 지역'으로 지정한 곳에만 들어설 수 있다. 아파텔은 이와 달리 각종 상업·업무시설이 주로 들어서는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 등에 자유롭게 들어설 수 있다.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에 들어설 수 있기 때문에 아파텔은 아파트에 비해 각종 상업 시설 등을 가까운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아파텔의 경우 아파트보다 도시철도와 가까운 '역세권'에 들어설 수도 있다.
■취득세·재산세 등도 큰 차이
아파텔을 구입할 생각을 가진 실수요자와 투자자라면 놓쳐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세금이다. 아파텔은 아파트와 세금 부과 체계가 확연히 다르고, 금액도 많다. 때문에 아파텔을 구입할 때는 개인의 호주머니 사정을 잘 따져보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아파텔의 경우 아파트보다 세금이 높다. 전용면적 85㎡ 이하를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해보면, 아파트의 경우 취득세가 매매 가격의 1.1%가 부과된다. 이와 달리 아파텔은 이보다 4배가량 많은 4.6%가 매겨진다. 단, 임대사업자 등록 후 5년 동안 임대할 경우 취득세는 면제된다.
재산세도 다르다. 아파트는 '시가표준액의 60%에 누진세율(0.1~0.4%)을 곱해 부과된다. 아파텔은 이보다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아파텔은 시가표준액의 70%에 단일세율 0.25%가 부과된다.
분양 면적에도 다소 차이가 있다. 아파트의 경우 전용 면적, 즉 실제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공간 크기에 주차장 면적이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아파텔에는 전용 면적에 주차장 면적이 포함된다. 때문에 같은 전용면적 85㎡라고 할 경우 실제 집 크기는 아파텔이 아파트보다 좁다. 이른바 '보너스 공간'으로 불리는 발코니도 차이가 있다. 아파텔은 오피스텔이기 때문에 건축법상 발코니가 없지만, 아파트는 시공사의 뜻에 따라 발코니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청약·전매 제한 없지만 재건축은 어려워
아파텔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청약과 전매의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아파텔은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청약 통장이 없더라도 청약을 할 수 있다. 1순위 청약 통장이 있어야만 청약이 가능한 아파트와 다르다. 이와 더불어 별도의 전매 제한이 없기 때문에 매매가 아파트보다 쉬운 것이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아파텔은 아파트와 달리 재건축이 어렵다. 아파텔은 상업 지역 내 빽빽한 곳에 고층으로 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 세대에 부여되는 대지 지분이 매우 작다. 따라서 재건축을 하더라도 수익성이 아파트보다 떨어진다. 이와 함께 고층으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건축을 하더라도 고도 제한 및 용적률 상한선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와 아파텔이 들어서는 입지나 주거 형태가 많이 다른 만큼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형태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영래 부산일보 부동산센터장은 "아파텔은 기존 아파트와 달리 복층과 같은 주거 형태를 갖추고 있어 새로운 주거 형태를 원하는 20~30대 신혼부부나 싱글족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하지만 관련 세금이 많고 쾌적성이 아파트에 비해 떨어질 여지가 크기 때문에 여유 있는 생활을 추구하는 실수요자에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