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3위 김채영 3단(오른쪽)과 중국 여자 1위 위즈잉 6단. 상대전적
3패를 당해 오던 김채영이 지난해 7월 삼성화재배 예선에서 1승을 만회한 데 이어 또다시 강적을 꺾고 세계대회 첫 결승을 이뤘다(사진=藍烈).
제1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준결승
각각 리허ㆍ위즈잉
꺾고 '초대 여왕' 도전
바둑의 세계대회는 개인전이라도
국가대항전 성격을 강하게 띤다. 그래서 자국 기사 간의 대결을 벌이면 '형제 결승', '자매 결승'이라는 표현을 흔히 쓴다. 물론 친형제나
친자매 대결은 아니다.
세계여자바둑대회에 11년 만에 순수 한국 기사끼리 맞붙는
'자매 결승'이 성사됐다. 주인공은 최정 9단과 김채영 3단. 5월 1일 중국 푸첸성 푸저우에서 열린 제1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준결승에서
각각 중국 기사를 꺾고 결승 티켓을 나란히 거머쥐었다.
한국 여자랭킹 1위
최정은 중국 여자랭킹 4위 리허 5단을 꺾었다. 근년의 성적과 이름값에서 최정과 리허는 비교가 안 되지만 대국 전까지의 상대전적은 최정이
3승5패로 열세. 국면은 최정에게 위험했던 순간도 있었으나 세계 최강다운 면모로 224수 만의 불계승으로 마무리했다.
▲ 최정 9단(오른쪽)은 상대전적에서 3승5패로 뒤져 있던 리허 5단을 꺾고 제1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대회 결승에 올랐다.
16강전부터 출발한 최정 9단은
인취 2단, 루민취안 4단에 이어 리허 5단까지 3명의 중국 기사를 제압했다. 세 판 모두 불계승이었다. 최정은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바둑대회의
타이틀 보유자이다.
한국 여자랭킹 3위 김채영은 중국 여자랭킹 1위 위즈잉
6단을 꺾었다. 상대전적 1승3패에서 네 번째 대결을 펼친 김채영은 결과는 미세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완승에 가깝게 반집을 남겼다. 공배를 제외한
수수는 345수, 서로 따낸 사석의 합이 60개를 넘겼을 만큼 치열했다.
▲ 국제무대의 개인전에서 최정 9단은 2014년에 궁륭산병성배를 제패했고, 지난해
궁륭산병성배와 명월산배를 우승했다.
국내 선발전을 거쳐 24강전부터
출전한 김채영은 일본의 뉴에이코 2단, 중국의 가오싱 4단, 일본의 셰이민 6단을 제압한 데 이어 강적 위즈잉 6단마저 격파했다. 자신의 첫
세계대회 결승이어서 기쁨은 두 배 이상이 됐다.
결승전 무대에서 격돌하는
최정과 김채영은 1996년 같은 해에 태어났다. 다만 김채영의 생일이 빨라 최정이 어릴 적부터 '언니'로 불러 왔다. 상대전적에서는 최정이 8전
8승. 한 차례 벌였던 타이틀전(지난 1월의 여자국수전 결승3번기)에서도 최정이 승리한 바 있다.
▲ 김채영 3단은 오청원배에서 자신의 세계대회 최고 성적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또한 최정은 53개월 연속 국내 여자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김채영에게는 힘든 결승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김채영의 올해는 누구를 만나도 질 것 같지 않은 기세를 타고 있다. 현재 33승10패로 전체
기사를 통틀어 다승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세계여자대회에서 순수 국내기사
간의 결승전은 박지은-김혜민이 벌였던 2007년 제1회 대리배 이후가 된다. 7월 23ㆍ25ㆍ26일에 같은 장소에서 속행될 예정인 결승전은
3번기로 치른다.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상금은 우승 50만위안(약 8500만원), 준우승 20만위안(약 3400만원)이다.
▲ 위즈잉 6단.
그에 앞서 두 기사는 다가오는 5일 한국여자바둑리그에서 모두가 주목하는 대결을 벌인다. 여자리그에서 지난해부터
25연승을 질주 중인 김채영이 '천적' 최정을 만나 연승을 이어갈지 주목하는 승부이다.
'바둑의 전설' 오청원 9단(2014년 100세 일기로 작고)의 고향에서 개최되는 제1회 오청원배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여자기사 24명이 본선 무대에 올라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본선 24강에 오른 기사는 한국 4명, 중국 8명, 일본 4명, 대만
2명 등이다.
▲ 지난해 출전했던 세계대회를 석권한 데 이어 올해도 그 기세에 흔들림이 없는 최정
9단.
▲ 올 현재 33승10패로 다승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김채영 3단. 2위는
32승6패의 변상일 7단. 3위는 31승7패의 이세돌 9단.
▲ 심판이 계가를 하고 있다.
▲ 불만스러운 표정의 위즈잉 6단.
▲ 중국이 야심차게 창설한 오청원배의 원년 대회에서 동반 결승에 오른 최정
9단(왼쪽)과 김채영 3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