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시월 마지막 날) '월말 나들이'를 위해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지금 진행 중인 '봉화 산골 기행'이 11월 말로 끝나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이게 마지막 서울 나들이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어차피 11월 말에는 철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원래 이번 달엔 11월 1일에 올라올 계획으로 기차표까지 예매를 했었는데,
갑자기 집안에 무슨 일이 생겨서... 계획을 급 변경시켜가면서까지 올라오고 말았는데,
매번 느끼는 일이기도 하지만,
봉화에서는 창가에 앉아서 작업을 하는데,
서울에서는 책상에 앉아 벽을 보고 컴퓨터를 접해야 하는 차이가 두드러지고,
갑자기 생활 공간이 바뀌다 보면, 여기에 가면 뭐가 부족하고... 저기에 가면, 남아돌고... 하는 현상은 이번에도 어김이 없었답니다.
예를 들어, '봉화'에서는 과일이나 먹거리가 남아돌았는데,
서울에 오니, 냉장고가 휑해서... 오자마자 장을 봐야 하는 등,
'두집 살이'의 애환이 없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근데, 우리네 삶이...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입는 옷만 봐도,
갑자기 서울에 오니... 갈아입을, 마땅한 옷도 없는 겁니다.
그렇다고 매번 움직일 때마다 옷들을 다 가지고 다닐 수는 없는 일이라, 그 역시... 피할 수 없는 현상일 수밖에요......
게다가 이번에 다시 봉화로 돌아갈 때는, 또 그만큼... 두꺼운 옷도 가져가야만 할 터라서,
여기에 가면 뭐가 부족하고, 저기에 가면 남아돌고... 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제가 그런 현상을 탓하는 건 아닙니다.
제 스스로 원해서 하고 있는 일인데 그런 불만을 가질 수는 없는 거고, 가져서도 안 되니... 그저 단순한 '푸념' 정도로 치부할 수밖에 없긴 한데요,
'아, 나는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하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더군요.
그나저나...
그런 저에게도 '인생은 수수께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