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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새 당대표에 4선의 김기현 의원이 선출됐다. 최고위원도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장예찬 등 친(親)윤석열계 후보가 전원 당선됐다. 이준석 전 대표가 지원한 후보들은 모두 탈락했다. 여권이 명실상부한 ‘윤석열 체제’로 거듭난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 투표율은 5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선 투표제가 처음으로 도입됐지만 김 대표는 52.9%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당선됐다. 친윤계의 전폭 지원을 받은 김 대표의 당선은 국민의힘 당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신임과 지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이 경제·안보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몰아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에 참석해 “이제 더 강력하게 행동하고 더 신속하게 실천해야 한다”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국민만 생각하자”고 했다. 김기현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끓이겠다”며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고양=뉴스1) 유승관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황교안 후보. 2023.3.8/뉴스1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승리 직후 이준석 사태로 석 달 넘게 내홍을 겪었다.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국정 운영이 흔들렸다. 가까스로 혼란을 수습하고 전열을 정비하나 싶었는데 전당대회가 시작되자마자 계파 싸움이 또 시작됐다. 전당대회 룰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고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과정에서 잡음이 나왔다. 전대가 시작된 후에도 이른바 ‘윤심’을 놓고 거친 공방이 벌어졌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국정 운영의 적”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안철수 후보를 비판했고, 대통령실 행정관 선거 개입 논란으로 고소 고발전까지 벌어졌다. 당내에서 아무리 서로 싸워도 국민이 볼 때는 같은 당일 뿐이다. 윤 대통령이 먼저 낙선한 후보들을 만나 보듬기 바란다. 패배한 후보들도 결과에 승복하고 경선을 과거로 돌려야 한다.
김 대표의 임기는 2년이지만 실제 중요한 시간은 내년 총선까지 1년 남짓이다.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나라의 명운이 걸린 과제를 안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총선에서 또다시 소수당이 되면 모든 개혁이 물 건너가게 된다. 윤 대통령이 임기 3년을 남겨 놓고 ‘식물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비로소 대통령이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결국 모든 것은 내년 총선에 달려 있다. 총선 공천의 공정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연속으로 배출했던 당이 2016년 총선에서 ‘진박’ ‘옥새’ 파동을 벌이며 무너졌다. 집권당의 내분은 나라와 국민 전체에도 큰 피해를 준다. 공천을 놓고 또다시 친윤, 비윤 싸움이 벌어진다면 국민들은 실망할 것이다. 김 대표의 향후 1년이 윤석열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그 성패는 김 대표 말대로 연포탕을 끓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