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나무 52
링 안티카페
신은영 글, 임나운 그림
분야 | 어린이 문학, 초등 5~6학년, 창작동화
초판 발행일 | 2023년 8월 24일
사양 | 112쪽(무선제본) 판형 | 150×210mm
정가 | 13,000원
ISBN | 979-11-6051-570-1 (73810)
교과연계 | 국어 5-1 2. 작품을 감상해요
국어 5-1 10. 주인공이 되어
국어 6-2 1. 작품 속 인물과 나
주제어 |친구, 갈등, 우정, 소문, 질투, 오해, 다툼, 왕따, 학교, 학교 폭력, 화해, 반성, 피해, 관계, 사이버 폭력, 언어폭력, 온라인 괴롭힘, 편견, 이해, 용기, 비밀
문의 | 마케팅부 김영호 02-739-1666, seedbook009@naver.com
“싫은 걸 싫다고 하는 게 뭐 어때서?”
표적을 은밀하게 공격하는
사이버 폭력을 향한 따끔한 충고!
■ 책 소개
전학생 반지를 향한 안나의 시기와 질투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선 누군가를 미워해야만 하는 걸까?
『링 안티카페』는 온·오프라인 구별 없이 일어나는 학교 폭력에 대한 심각성과 온라인을 통해 미움을 표현하는 행동에 대해 경고하는 동화다. 남을 함부로 판단하고 대수롭지 않게 퍼뜨린 말들이 어떤 피해를 가져오는지 살펴보며, 아이들이 자극적인 구설에 휘둘리지 않도록 다양한 입장을 헤아려 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반지는 전학 온 첫날부터 반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눈에 띄는 외모와 넉살 좋은 성격으로 여자애들한테는 춤을 가르쳐 주고, 남자애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지내는 반지의 모습에 학급 아이들 모두 호감을 느낀다. 그 와중에 유독 입이 비죽 튀어나온 한 아이가 있었으니, 매해 학급 봉사왕을 맡아오던 안나다. 반지가 봉사왕뿐만 아니라 짝사랑하는 필립이마저 노린다고 생각한 안나는 질투심으로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반지에 대한 미움을 점점 키워나가던 안나는 화장실에서 엿들은 통화로 반지의 ‘흠’을 목격하게 되고, ‘링 안티카페’를 만들어 반지의 비밀을 폭로하기 시작한다.
『링 안티카페』는 매끄러운 필력으로 아이들의 행동을 섬세히 포착하는 신은영 작가의 글과 깔끔하고 풋풋한 감성이 돋보이는 임나운 작가의 일러스트가 만났다. 냉랭한 교실의 분위기와 아이들이 겪는 당혹의 순간을 생생히 전달하는 글과 그림은 독자들을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이끈다. 섣부른 질타와 진실을 외면한 마음에겐 따끔한 충고를, 구설의 주인공이 되어 당혹과 좌절을 견딘 아이들에겐 따뜻한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교실에서 ‘안티카페’로, 가상공간으로 퍼진 학교 폭력
한마디가 모여 다수의 질시가 되는 온라인 괴롭힘
안나는 아이돌 ‘COZ’ 안티카페에 글을 쓰는 언니의 행동에 대해 ‘너무하다’라고 느끼며 속으로 언니를 흉본다. 그러나 자신이 미워하던 반지가 나쁜 아이일 수도 있다는 판단에 확신이 든 순간, 안나는 보복이라도 하듯 ‘링 안티카페’를 통해 반지에 대한 폭로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학급 전체를 뒤집은 반지의 ‘비밀’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링 안티카페』는 사이버 폭력의 공간 ‘안티카페’에 대한 이야기다. 안티카페는 개인 또는 단체를 힐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다. 익명을 방패 삼아 속수무책의 혐오가 일어나는 인터넷에서는 악플, 허위사실 유포, 사생활 침해 등 온갖 범죄가 발생한다. 스마트폰을 익히기 시작한 아이들이라면 더욱 이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누구든 사람을 함부로 모함하는 행동이 나쁘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상대방을 직접 볼 필요가 없기에 자신이 어떤 일을 해도 모를 것이라는 착각에 들게 한다. 그렇게 상대방을 향한 표현은 대담해지고 속된 말들을 거침없이 뱉어내면서 언어폭력의 가해자가 만들어진다.
오늘날 대표적인 학교 폭력의 유형으로 꼽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괴롭힘은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정서적 폭력을 가하는 심각한 범죄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모여 다수의 모함이 되고, 피해자는 교실의 안과 밖에서 끊임없는 집단 언어폭력에 시달리게 된다.
『링 안티카페』는 사이버 폭력에 대한 잘못을 제대로 직시하고 아이들이 솔직한 내면을 길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나보다 잘나 보이는 친구를 혼자 몰래 미워해 본 적, 싫어했던 사람이 궁지에 몰리자 통쾌함도 잠시 안타까움과 자책감을 느껴본 적, 누군가를 오해해서 민망했던 적이 있다면 『링 안티카페』는 서툴렀던 마음의 소리에 더 귀 기울이게 해 줄 동화가 될 것이다.
찰나의 통쾌함, 돌이킬 수 없는 죄책감
'흠'을 만들 수만 있다면 진실은 중요하지 않을까?
이제는 생각을 검열하고 양심과 마주해야 할 때
미움은 사람이라면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진실을 외면한 채 미움 자체만 키우게 된다면 그릇된 생각을 낳기 쉽다. 상대방의 일이 잘 풀리지 않길 바라고, 모두가 나처럼 미워하길 바라고, 겉보기와 다르게 못된 꿍꿍이가 있을 거라 속단하는 경우가 그렇다. 반지가 궁지에 몰릴수록 안나는 아이들의 질타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지만, 점점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스스로 당황한다. 누군가는 안나의 모순적인 행동에 대해 혀를 찰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공감하며 안타까움을 느낄 수도 있다. 잘못이 뒤늦게 양심의 문을 두드리는 것처럼, 사람은 언제나 섣부른 판단과 선택을 반복하곤 한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진심으로 가책하고 뉘우치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어린이 독자들이 『링 안티카페』를 통해 사이버 폭력의 경각심을 인지하고, 누군가를 오해했던 순간을 돌이켜볼 수 있다면, 상대방의 여러 입장을 헤아릴 줄 아는 성숙한 내면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 줄거리
안나는 화려한 외모와 당찬 성격으로 아이들과 금방 친해진 전학생 반지를 보며 열등감과 질투를 동시에 느낀다. 하지만 아이들 앞에서 자신과 친해지고 싶다며 다가오는 반지를 대놓고 싫어하지도 못한다. 어느 날, 안나는 화장실에서 몰래 엿들은 통화로 반지의 ‘두 얼굴’을 알게 되고, '링 안티카페'를 통해 반지에 대한 비밀을 폭로하기 시작한다.
■ 지은이 소개
글쓴이 신은영
제14회 동서문학상 아동문학 부문에서 은상을 받고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세상의 어린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 주며 “넌 혼자가 아니란다.”라고 말해 주는 글 말이에요. 쓴 책으로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기억을 파는 향기 가게』 『상자 속 도플갱어』 『절교 가위』 『진짜 마음 수첩』 『마마파파 체인지 앱』 『같이 쓰레기 주울래?』 『칭찬 온도계』 등이 있어요.
그린이 임나운
그림으로 기억을 기록해요.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 가고 있어요. 『내 친구는 내가 고를래』 『불량 수제자』 『용기가 필요한 여름』 『동희의 오늘』에 그림을 그렸고, 펴낸 만화로는 『여름은 자란다』 『고냥 일기』 『산산죽죽』 등이 있어요.
■ 차례
1부
전학생
눈에 띄는 아이
겉만 봐선 몰라
싫어! 정말 싫어!
다 반지 때문이야!
링 안티카페
2부
내 말 좀 믿어 줘!
초대
버려진 사탕
새로운 안티카페
안티카페로 초대합니다
약속해
■ 책 속으로
반지의 똑 부러지는 자기소개가 끝날 때까지 아이들은 반지한테 홀리기라도 한 듯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뒤늦게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 와중에 유독 안나 얼굴만 빨갛게 익어 가고 있었다.
‘우리 학교 봉사왕은 난데…….’ (13쪽)
반지는 생글거리며 양치를 했다. 안나는 거울 속에 비친 두 얼굴을 들여다보다 귓불이 후끈 달아올랐다. 자신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반지가 예뻐 보여서였다. 아무리 찾아도 미워할 구석이 없자 안나 속은 더 갑갑해졌다. (22쪽)
“그럼 장난인 줄 알았어? 내가 COZ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쓰고 있던 참이었어.”
언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지만, 화면 속 글들은 온갖 혐오의 말로 채워져 있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나쁜 말, 뾰족한 말, 상처 주는 말들을 싹싹 긁어모은 것만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안티카페까지 가입하는 건 너무하잖아.”
안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자 휙 고개를 돌린 언니가 도끼눈을 떴다.
“싫은 걸 싫다고 하는 게 뭐 어때서?” (25쪽)
수지가 호들갑을 떨며 필립이를 가리켰다. 반지를 향해 편지를 내민 필립이는 부끄러운지 눈도 못 마주치고 발끝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반지가 살짝 당황하자, 필립이가 노란 장미까지 쓱 내밀더니 반지 손에 장미를 쥐여 주었다. 그러곤 학교 쪽으로 후다닥 달려갔다. 비를 맞으며 달려가는 필립이 뒷모습을 보며 수지와 예랑이가 배를 잡고 웃었다. (41쪽)
메시지를 읽을수록 안나 가슴에 커다란 돌덩이가 척척 얹히는 것 같았다. 안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지?’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된 것 같아 목구멍이 절로 매워졌다. 이대로 가면 봉사왕은 반지가 될 것만 같았다.
‘이게 다 반지 때문이야!’
안나는 괜히 반지 탓을 하며 신경질적으로 발을 굴렀다. (50쪽)
“글쎄, 적수가 될지 안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
안나는 일부러 ‘적수’라는 단어를 힘주어 말했다. 반지 얼굴에 혼란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가 금세 사라졌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자!”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자는 듯 반지가 손을 내밀었다. 손끝을 까딱거리며 안나가 볼을 부풀렸다. 그러다 반지 손을 성의 없이 잡으며 생각했다.
‘뻔뻔스럽긴!’ (65쪽)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반지가 소리쳤지만, 아이들은 고개를 저었다. 다들 외면하듯 시선을 돌리는 중에 안나와 필립이는 반지를 끝까지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반지가 간절한 눈으로 ‘제발 날 좀 도와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반지가 로하를 봤는데도 외면했다고? 그게 정말일까?’
안나 마음이 이리저리 나부끼는 동안, 필립이만 반지 곁으로 가서 가만히 어깨를 토닥였다.
(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