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은계지구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 설치한 정수필터에서 발견된 검은 이물질. [사진 독자 제공]
「관로 상태 매우 불량」.5월 31일 경기 시흥시가 은계지구 아파트 상수관로에서 내시경 조사를 한 뒤 내놓은 결과다. 지난 2016년 매설된 지름 500㎜의 폴리에틸렌 에폭시 피복 강관은 공사 후 불과 7년이 지난 지금 전면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내시경 촬영 결과 1번 지점 이물질은 '불량', 2번 지점은 '매우 불량'으로 관로 내부 코팅 도장재가 벗겨지고 침적물과 부유물이 있어 교체해야 한다는 C등급 판정이 나왔다. 은계지구는 시흥시 대야동과 은행동 일대 200만9973.8m에 1만3192채의 공동주택을 짓는 미니신도시급 택지개발사업으로 12월 31일 4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수돗물에서 검은 가루나 침전물이 나온다"는 민원은 2018년 4월 30일 처음 제기됐다.
은계지구뿐 아니라 인접한 목감 장현지구 주민들도 각 가정에 설치한 정수기 필터가 검고 더러운 색으로 변하는 등 식수 공포에 시달렸다.하지만 시흥시 수도당국의 수질검사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들 3지구 주민총연합회는 합심해 검은 이물질이 나오는 수돗물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27일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냈다. 감사청구에 앞서 26일 시흥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한 주민들은 감사청구사항의 공익성을 판단하는 최소조건(만 18세 이상 국민 300명)의 20배가 넘는 6636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감사청구 대표자인 서성민 변호사는 시흥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상수도 이물질 문제를 얘기한 지 5년이 넘었는데도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다만 시흥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부실 상수관을 납품받은 것으로 보이는 입찰담합 계약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만 230건으로 집계됐다.국민이 마시는 수돗물에 전국적으로 심대한 오류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가 언급한 상수도관로 입찰 담합 사건은 공정위가 2020년 3월 상수도관로 납품업체 10곳을 제재하고 같은 해 5월 이들 업체에 각각 과징금 2억5900만~12억700만원을 부과한 사건이다.
은계지구와 목감지구에 상수관로를 납품한 K사에 10개 업체 중 가장 많은 과징금이 부과됐다.이 기업 등이 조달청 입찰에 참여해 낙찰예정업체와 제안가격을 미리 정하고 조연 참여 대가로 낙찰물량 배정으로 합의하는 등 입찰담합으로 이뤄진 계약이 전국에서 230건에 달한다. 김동욱 은계지구입주자총연합회 부회장은 "K사가 처음부터 불량품이었던 상수도관을 납품하면서 1년밖에 안 되는 하자보증기간이 지났다는 편협한 주장만 되풀이하며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다.수도관 피복이 벗겨져 수돗물과 함께 주민 입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피해 방지 노력을 게을리한 LH와 시흥시의 책임도 크다"고 하소연했다.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나왔다.지역 시흥갑 선거구 선출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종복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와 조달청, 관련 지자체에 시흥시민이 요청한 대로 감사원의 적극적인 조사를 기대하며 법적으로 책임 있는 기관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의심되면 수사의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LH 시흥 은계 공공주택지구 수돗물 사고 조치와 대응방안을 논의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돗물에서 이물질이 나오게 된 불량 자재를 구입한 사람과 이에 대한 당시 감독 책임자들에 대해 가장 중징계 조치와 함께 고발조치하겠다고 말했다 .
첫댓글 5년째 수돗물에서 검은 가루가 나오는 것을
지금까지 마시고 있으면서 아직도 어떤 해결이 안되였다는것이
믿을수가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