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대로 해
- 이석구
하늘의 별은
뜨고 싶어 뜨는 걸까
하고 싶은 대로 해
그 말처럼 자유를 주는 말이 없는 듯하다
아니 그 말처럼 구속하는 말이 없는 듯하다
한없이, 자유를 주는 듯하면서도 구속하는 말
기표의 무능함이 이처럼 크단 말인가 아니면
다양한 기의의 낯짝에 아직도 적응하지 못한 탓인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 말
도대체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인지
아니면 절대 함부로 날뛰지 말라는 것인지
헛갈리는 모호의 늪에서 오늘도
혼란한 하루가
삶의 노을에 잠기고 있다
저 하늘엔 또
어두운 별 초롱초롱 뜨고 있다
-시집『고마나루 연가』(이든북,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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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의 기초적인 조건이 '하고 싶은 대로 해'에 있을 것입니다
아주 자유로움을 전제로 하지만 삶이란 것이 어디 그토록 자유로울 수가 없잖아요?
영주에 본가가 있고 혼자 계시는 모친이 계시는데도 우리와 함께 종일 보낸 동서를 생각합니다
얼마전 추석을 어머니와 같이 보냈다며 동서끼리 모처럼 시간을 보내겠다 하더군요
영주가 고향이면서 함께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안내할 곳이 그동안 많이 쌓였습니다
이름은 들어보았다는 유명한 카페와 맛있는 음식점도 꽤 생겼으니 안내할 곳이 많았지요
죽령 고갯마루 중간 쯤에서 손을 흔들었지만, 동서네는 북으로 돌아가고 우린 남으로 내려섰습니다
며칠이 더 지나야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처갓집 가솔들도 알게 될 테지요
'하고 싶은 대로 해'서 얻은 즐거움이지만 당장 알리기엔 조금 걸리는 게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