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 역품
9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나시의 녹야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무상한 것이라고 생각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라.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고 나면 욕애를 끊고 색애와 무색애를 끊으며 교만과 무명을 모두 끊게 될 것이다. 무엇 때문인가?
아주 먼 옛날에 선목이라는 벽지불이 있었다. 그는 용모가 단정하고 얼굴빛이 복숭아꽃 같았으며 눈길이 자상하고 입에서는 우발화 향기가 나고 몸에서는 전단향 향기가 났다.
어느 때 선목 벽지불은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바라나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어느 장자 집에 이르러 문밖에 잠자코 서 있었다. 그때 그 장자의 딸이 단정하기 짝이 없고 세상에 드물 만큼 얼굴이 빼어나며 입에서는 우발화 향기가 나고 몸에서는 전단향 냄새가 나는 도인이 문밖에 서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갑자기 욕정이 일어 그 비구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당신은 너무 단정하고 얼굴빛이 복숭아꽃 같은 것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분이십니다. 제가 비록 여자의 몸이지만 저 또한 그 단정함이 서로 짝이 될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 집에는 보배가 많고 재물도 한량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문이 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벽지불이 물었다.
'누이여, 지금 나의 어디를 좋아하는가?'
장자의 딸이 대답하였다.
'저는 바로 당신의 눈빛을 좋아합니다. 또 입에서는 우발화 향기가 나고 몸에서는 전단향 향기가 납니다.'
그때 벽지불은 곧 왼손을 펴고 오른손으로 그 눈을 빼어 손바닥에 놓고 말하였다.
'그대가 좋아하는 눈이란 바로 이것이다. 누이여, 지금 어디를 좋아하겠는가? 이것은 마치 부스럼과 같아서 탐낼 것이 하나도 없다. 또 이 눈에서는 더러운 것이 새어 나온다.
누이여, 알아야 한다. 이 눈은 물거품 같아서 견고하지 않고, 허깨비처럼 진실한 것이 아니건만 세상 사람을 속이고 미혹하게 하는 것이다. 귀, 코, 혀, 몸, 뜻도 그와 같아서 견고하지 않고 거짓되어 진실하지 않은 것이다.
입은 침 그릇으로서 더러운 물질을 내뱉고, 순전히 흰 뼈만 머금고 있는 이 몸은 괴로움의 그릇으로서 없어질 법이요 언제나 더러운 것이 가득 차고 온갖 벌레가 득실거리는 곳이며, 또 그림을 그려 놓은 병과 같지만 그 안에는 더러운 물질이 가득하다.
...
나무 석가모니불
봉청 검찰인사 분명선악 조왕대신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