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무비 스님 강설)
十三, 법공양품
5, 월개 왕자의 서원
佛告天帝하사대 王子月蓋가 從藥王佛하야 聞如是法하사와 得柔順忍하고 卽解寶衣嚴身之具하야 以供養佛하며 白佛言하사대 世尊하 如來滅後에 我當行法供養하야 守護正法하리니 願以威神으로 加哀建立하사 令我得降伏魔怨하고 修菩薩行케하소서 佛이 知其深心所念하시고 而記之曰汝於末後에 守護法城하리라하니라
부처님께서 천제석에게 말씀하였다.
“왕자 월개가 약왕부처님으로부터 이와 같은 법문을 듣고 유순(柔順)의 진리를 얻었다. 그리고 곧 보배 옷과 장신구를 풀어서 약왕부처님께 공양하며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열반하신 후에 저는 마땅히 법공양을 행하여 정법을 수호하겠습니다. 원컨대 위신력(威神力)으로 불쌍히 여기시고 힘을 주시어 저에게 마군을 항복하고 보살행을 닦도록 하여 주십시오.’ 라고 하니 약왕부처님이 그의 깊은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수기를 주시고 말씀하셨느니라. ‘그대는 뒷날 법의 성을 수호하리라.’ 라고 하였느니라.”
강설 ; 석가모니 부처님이 다시 월개 왕자의 이야기를 천제석에게 이어가고 있는 내용이다.
월개 왕자는 약왕 여래에게 법공양에 대한 설법을 듣고 “유순(柔順)의 진리를 얻었다.” 라고 하였다. 유순의 진리란 마음이 부드럽고 지혜가 순하여 실상을 받아 감당함을 뜻한다. 월개 왕자는 법문을 들은 은혜에 보답하는 뜻으로 보배로 된 옷과 장신구를 풀어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부처님은 법을 설했을 뿐인데 재물공양까지 받은 결과가 된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평생 동안 누구에게 밥 한 그릇 물질을 보시한 적은 없었으나 부처님이 받은 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천하 사람들의 존경과 아울러 어마 어마한 재산과 물질을 지금까지 받고 있다. 천하의 명산대찰은 모두가 부처님의 재산이 아닌가. 법을 보시한 공덕은 이와 같이 존경과 찬탄은 물론이려니와 물질까지도 불러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공양이 모든 공양 중에 제일이라고 한 것이다.
天帝여 時에 王子月蓋가 見法淸淨하고 聞佛授記하며 以信出家하야 修習善法하며 精進不久에 得五神通하며 具菩薩道하고 得陀羅尼하야 無斷辯才하며 於佛滅後에 以其所得神通總持辯才之力으로 滿十小劫토록 藥王如來所轉法輪에 隨順分布하니라 月蓋比丘가 以守護法하야 勤行精進하고 卽於此身에 化百萬億人하야 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에 立不退轉하며 十四那由他人이 深發聲聞․辟支佛心하고 無量衆生이 得生天上하니라
천제석이여, 그때에 왕자 월개가 법의 청정함을 보며 부처님의 수기를 듣고, 믿음으로 출가하며, 선한 법을 닦으며, 정진이 오래지 않아 5신통을 얻었느니라. 보살도를 갖추고 다라니를 얻어 변재가 끊어지지 아니하였느니라.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후에 그가 얻은 신통과 총지와 변재의 힘으로 10소겁이 차도록 약왕여래가 굴리신 법륜을 수순하여 널리 펼쳤느니라. 월개 비구가 법을 수호해서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고 이 몸으로 백 만억 사람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물러서지 않게 하였느니라. 또 14나유타 인이 성문과 벽지불의 마음을 깊이 발하고 한량없는 중생은 천상에 태어났느니라.
강설 ; 월개 왕자가 법공양에 대한 법문을 듣고 나서 얻은 결과를 밝힌 내용이다.
법이 청정함을 보았으며 수기를 얻고 출가하고 선법을 닦고 5신통을 얻고 보살도를 구족하고 다라니를 얻고 변재가 끊어지지 아니하였다.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에 얻은 이익도 한량이 없었다. 법공양의 공덕은 이와 같은데 사람들은 이와 같이 훌륭한 법공양에는 마음을 쓰지 않고 엉뚱한 가시적인 불사(佛事)만을 일삼는다. 진정한 불사도 실은 부처님의 법을 널리 펴서 사람들에게 진리의 눈을 뜨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법공양이야말로 참다운 불사인데도 아직도 어리석은 불자가 많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찰이란 왜 존재하는가. 오직 부처님의 법을 배우고 법을 널리 전파하기 위한 전법의 장소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