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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원 원주 치악산 상원사의 이모저모 ①
-일주문에서 아미타타전, 영산전, 휴휴당까지-
2월 12일 오전10시 13분에 상원사에 도착했는데 이처럼 날씨가 좋기는 드문 일이었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거나 비가 오거나 했는데 이 날은 모처럼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상원사는 보은의 종으로 유명한 절입니다. 이곳에 오게 되면 은혜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무량한 은혜 속에 살고 있습니다. 무량한 은혜 속에 살면서도 그 은혜를 잊고 살기
쉽지만 축생들도 은혜에 보은할 줄 아는 데 이르러서는 몸과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게 됩니
다.
상원사 전경
상원사 일주문(一柱門)
이 일주문은 눈이 쌓인 채 그대로 있었는데 왕래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후에 알고 보니 이
일대 정비공사로 나중에 이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치악산 상원사(雉岳山 上院寺) 일주문 편액 -구당 여원구(丘堂 呂元九) 선생 글씨-
구당 여원구(丘堂 呂元九) 선생은 1932년 경기도 양평에서 출생한 서예가이며 전각자로서
전국전각학회 명예회장이며 국새(國璽)를 전각했다고 합니다. 특히 사찰ㆍ고궁 등의 현판
을 많이 썼고, 반야심경, 천수경 금강경 등을 쓰고 돌에 새긴 불심 깊은 세예ㆍ전각가입니
다.
눈이 있었지만 일주문에 올라 일주문에 걸어 둔 종을 치고 경내로 들어섰습니다.
일주문에 들어섰으니 상원사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보은의 종으로 유명한 상원사는 치악산 남대봉(南臺峰. 해발 1,181m) 바로 밑 해발 1,084m
(혹은 1,050m) 지점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월정사 말사입니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義相大師 625 ~ 702)가 창건한 이 절은 치악산 전설의 주인공인
무착대사(無着大師)에 의해 신라말에 중창되었습니다. 일설에는 경순왕의 왕사(王師)였던
무착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오대산 상원사(上院寺)에서 수도하던 중, 문수보살(文殊菩
薩)께 기도하여 관법(觀法)으로 이 절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 뒤 고려말에는 나옹(懶翁)스님이 중창하였고, 이후 월봉(月峯)ㆍ위학(偉學)ㆍ정암(靜巖)ㆍ
해봉(海峯)ㆍ삼공(三空)ㆍ축념(竺念) 등 많은 선사들이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합니다.
또 조선조 역대 왕들은 이 절을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한 기도처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6.25 때 전소되어 폐허화되었던 것을, 1968년 주지 송문영(宋文永)스님과 의성보살
이 중건하였으며, 1988년 경덕(敬悳) 스님이 대웅전을 다시 짓고 범종각과 일주문을 신축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주지 고공(古空) 스님께서 상원사를 일신시키기 위하여 불철주야 구슬땀을
흘리시면서 맨 위의 사진 <상원사 전경>에서 보듯이 축대를 쌓는 일부터 공양간과 종무소,
석조 아미타불좌상 조성, 영산전신축, 휴휴당신축 등 대대적인 불사를 일으켜 전통사찰의
면모를 일신시켜 신행과 수행의 쾌적한 도량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계십니다.
특히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것을 계기로 사세를 일신시켜 세
계인이 찾는 도량으로 만들 것이라 합니다.
삼존불께서 마치 흰 이불을 덮으신 듯...
종각과 어울어진 소나무가 상원사의 제1경이 아닌가 합니다.
가운데로 난 계단을 통해 경내로 들어갑니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심검당(尋劍堂)이고 그 앞은 고방이고 우측은 대웅전입니다.
보은의 종 유래비
상원사는 천 년도 넘은 유서 깊은 사찰로, '보은의 종' 전설이 있는 유명한 사찰입니다.
아주 옛날, 적악산(赤岳山) 산속에서 어떤 꿩들이 구렁이로부터 생명을 빼앗길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떤 은인으로부터 생명을 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엔 자신을 구한 은인이 도
리어 구렁이로부터 생명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때 생명을 구했던 꿩들이 은
인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몸을 날려 종을 쳐 은혜를 갚았다 이야깁니다.
이 일로 인해 적악산(赤岳山)은 꿩 치(雉) 자를 써서 치악산(雉岳山)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유명한 은인이 상원사를 중창하신 경순왕 때의 왕사였던 무착대사(無着大師)입
니다.
상원사 보은의 종에 얽힌 자세한 전설은 <불교이야기>방 32번과 33번을 열어 보세요.
예전에 상원사를 소개하면서 올린 바 있습니다. 이 전설에 대해서는 모두 잘 알고 계실 것
이고 또 이미 읽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치악산 상원사 사적비
산행 중에 만났던 웅이와 비니초님이 보화님을 기다리는 장면입니다.
길상님과 오랜만의 만남
웅이도 상봉을 즐겁게 바라보는 듯합니다. 비니초님과 저는 그래도 몇 번 올라온 바 있었
지만 보화님은 오랜만입니다.
그간 잘 지냈는가 아우님~
길상님은 벌써 육순, 보화님은 58세... 세월이 무상하네요. 오랜만에 만난 길상님과 반가
운 인사를 나눴습니다. 길상님은 상원사의 사무장으로 계시면서 탐방객을 반갑게 맞이하
는 상원사의 꽃같은 분입니다.
요, 황구는 이름이 치상원(雉上院)이라고 한다 합니다.
요, 새침한 치상원이가 지금은 몰랐지만 특식을 즐기는 반전의 견물(犬物)입니다. ^^
우선 정면에 보이는 심검당(尋劍堂)
검(劒)은 반야검(般若劒)을 말합니다. 검 중에 취모리검(吹毛利劒)이 있는데 이 검은 날에다
털을 올려놓고 불면 털이 잘릴 정도로 날카로운 검입니다. 반야검은 이 취모리검처럼 날카
로워 온갖 번뇌망상을 베는 검입니다. 그러므로 심검당은 반야를 찾는 집이니 스님들의 수
행처를 말합니다.
상원사 종무소와 공양간
마당에 눈이 수북하네요. 이상하게도 꼭대기에 올라왔는데도 추위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습니다. 상원사에는 세 마리의 개가 있는데 여기에 있는 개는 아금(我今)이라 합니다.
'아금일신중, 아금청정수, 아금지송대준제, 아금참회계수례'라 할 때의 아금이라 합니다.
공양간 글씨가 참 예쁩니다.
절에 왔으니 우선 대웅전에 들어 예불해야 하는데 마침 서울의 봉은사 신도들이 와서 예불
을 한다고 하니 분위기를 깰 것 같아 작년에 조성된 아미타불과 새로 신축했다는 영산전에
들어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자 하였습니다.
대웅전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자 작년에 조성 점안된 아미타불 좌상이 보입니다.
생각해 보니 주지 스님이 주석하셨던 심우당(尋牛堂)을 헐고 자리를 고른 다음 아미타전을
조성한 것 같습니다. ^^
눈 덮인 바위 위에는 이름 모를 석불과 석탑 등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아미타불은 심검당과 대웅전 사이에 모셔져 있습니다.
작년 불기 2560년(2016) 10월 22일에 점안식이 거행된 바 있었습니다. 이 때 점안식에 동
참하고 싶었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동참하지 못했는데 드디어 예배하게 되어 마음이 기
뻤습니다.
아미타불을 뵈옵니다. 나무아미타불 ()()()
살짝 하품중생인(下品中生印)을 하신 아미타부처님
이곳 상원사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신심을 증장시키고 자비심을 북돋우리라 생각합니다.
아미타불께 예를 올리고 대웅전 뒤를 돌아 영산전으로 향하던 중 대웅전 뒷편에 자리한 독
성각(獨聖閣)도 자취를 감추었네요.
아미타전 옆 하트모양의 바위 앞에 관세음보살상을 조성할 예정이라 합니다.
독성각이 있던 자리도 대변혁이 이루어져 새로운 신행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인 것 같
습니다.
비스듬히 누워 계신 듯한 관세음보살 부조상
영산전(靈山殿)과 휴휴당(休休堂) 모습
아, 이곳은 예전에 해우소가 있던 자리인데 칙칙하던 해우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산뜻
한 당우가 들어섰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에 신축된 영산전
영산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입니다. 안에는 석가삼존불과 16나한이 모
셔져 있습니다.
반대방향에서 바라본 영산전
우보처 보현보살 본존 석가모니불 좌보처 문수보살
불단을 중심으로 좌측의 8나한님
빈두로발라타사 존자 술박가 존자 인게타 존자
가리가 존자 아씨다 존자 가낙가발리타사 존자
가낙가발리타사 존자 주다반탁가 존자 나가서나 존자
불단을 중심으로 우측의 8나한님
낙거라 존자 벌나바사 존자 벌사라불다라 존자
가낙가벌차 존자 발타라존자 소빈다 존자
라호라 존자 반탁가 존자 가낙가벌차 존자
십육나한(十六羅漢)이란 지혜와 신통이 뛰어난 열여섯 분의 아라한(阿羅漢)을 말합니다.
아라한(阿羅漢)은 산스크리트 arhan을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으로, 줄여서 나한(羅漢)이라
고 합니다. 응공(應供), 무학(無學), 진인(眞人), 이악(離惡), 살적(殺敵), 불생(不生)이라고
도 번역합니다.
응공(應供)은 마땅히 공양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며, 무학(無學)은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
는 뜻이며, 진인(眞人)은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라는 뜻이며, 이악(離惡)은 악을 멀리 떠났
다는 의미이며, 살적(殺賊)은 도적같은 번뇌를 모두 죽였다는 뜻이며, 불생(不生)은 이제
미혹한 세계에 태어나지 않게 되므로 이렇게 표현합니다.
이 열여섯 분은 부처님의 제자로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기 전, 열반에 들지 말고 세상에 영
원히 머물면서 정법을 수호하고 중생을 구제하라고 부촉 받으신 분들입니다.
여기에 좌우에 배치된 16나한의 위치를 보니 두서없이 그냥 안치해 놓은 모양입니다.
16나한의 순서는 통상 다음과 같습니다.
제1 빈두로발라타사 존자, 제2 가낙가벌차 존자, 제3 가낙가발리타사 존자,
제4 소빈타 존자, 제5 낙거라 존자, 제6 발타라 존자, 제7 가리가 존자,
제8 벌사라불다라 존자, 제9 술박가 존자, 제10 반탁가 존자, 제11 라호라 존자,
제12 나가서나 존자, 제13 인게타 존자, 제14 벌나바사존자, 제15 아시다 존자,
제16 주다반탁가 존자입니다.
영산전(靈山殿)의 아라한의 배열은 본존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제1, 제3, 제5, 제7, 제9, 제11, 제13, 제15의 존자가 배열되고,
오른쪽에는 본존을 중심으로, 제2, 제4, 제6, 제8, 제10, 제12, 제14, 제16의 존자가 배열
됩니다. 여기에는 이런 배열이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무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바르게 가르쳐 달라고 해서 봉안 순서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영산전은 임시이고 장차 지금의 산식각 자리에 영산전
을 신축할 예정이라 합니다. 지금의 산신각은 그 위로 이전하고 지금의 영산전은 관음전
으로 바뀌게 된다고 합니다.^^
스님의 주석처 휴휴당(休休堂)
휴휴당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건물로 불기 2559년(2015)에 신축된 건물입니다.
이곳은 스님의 수행공간으로 외인금지입니다.
휴휴당(休休堂) 편액 -이병렬(李秉烈) 예비역 소장 글씨-
장군의 글체라 그런지 힘찬 기상이 느껴집니다.
고공(古空) 주지 스님께서 휴휴당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새로 지은 건물을 휴휴당이라 하였습니다.
휴휴당이라 이름하게 된 것은
우리가 수행한다는 것은 놓고 놓는 것입니다.
놓고 놓았기에 번뇌 망상이 사라집니다.
번뇌 망상이 없기에 쉬고 쉴 수 있는 것입니다."
이곳에 잠시 머물며 '놓고 놓아 버리자. 쉬고 쉬어 버리자.' 쉰다는 그 생각까지...
놓는다고 놓아지나 쉬고 쉰다고 쉬어질까마는... ^^ _(())_
다음은 대웅전과 종각, 산신각과 풍광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우 _()_
첫댓글 상원사를 둘러보면서 공부도 같이 겸했습니다.
16나한님의 앉으시는 순서가 있다는 것도 첨 알았습니다.
그런데 상원사의 16나한님의 조성모습이 경북 군위군 법주사의 영산전 나한님과 흡사해서
혹 같은 분이 조성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잼있게 공부한 상원사 소개 고맙습니다_()_
이왕이면 전통적으로 봉안한 방식으로 봉안하면 사람들이 헷갈려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_()_ _(())_
우리나라는 16나한을 모시고 있지만 중국의 경우는 18나한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군위에도 법주사가 있군요. 같은 분이 조성했다면 그 풍기는 이미지가 같겠지요.
감사합니다.
상원사와 갔다오고 나면 자꾸만 가고 싶은 곳입니다._()_
거기에 도반이 있어서 그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_()_ _(())_
짐승도 '보은'을 아는데 배신의 칼로 들이대는 인간들이라니...
그래서 법을 배우는 불자들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_()_ _(())_
짐승만도 못하다면 그것이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하트모양안에 비스듬히 누워 계신 듯한 관세음보살 부조상이 특이해 보이네요._()_
예, 그곳에 관세음보살 입상에 세워질 예정이라서 임시로 관세음보살 부조상을 모셔 둔 것이 아닌가 합니다. _()_ _(())_
감사합니다.
몇 해 전 순례글에서 주지스님께서 석축을 쌓는 모습을 뵜는데, 불사를 많이 하셨네요. _()_
석축은 완성되었지만 앞으로 남은 불사공사가 아직도 많습니다. _()_ _(())_
관세음보살 입상 조성, 영산전 건립 산신각 이건 등....
완성된 모습을 보려면 앞으로 더 많은 세월이 흘러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무척오래간만에 길상님 뵈니 이산가족 상봉한 느낌이였습니다 특별히 길상님은 제마음을 쓰리게 하는분입니다... 그전에 건강이좋지 않아서요 지금도 건강회복 중이시지만 지금 넘 건강해보여서 즐거웠습니다 이모두 부처님 가피라 여깁니다 그리고 백우님덕분에 길상님 얼굴볼수 있어서 행복하였습니다 백우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지난주에 바빠서 대구 못가서 지금 대구행 고속버스 안입니다 날씨 넘 쾌창하여 여행하는 기분 짱입니다
예, 버스 안에서 이 글을... 우리가 상원사에 가게 되는 이유가 길상님이 계시기 때문이죠. _()_ _(())_
생사의 갈림길에서 서 계시면서도 믿음 하나로 잘 계시고 계심에 감사할 따름이지요.
늘 건강이 회복되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늘 불보살님께 기원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