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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외(號外)
이 기 영
1
종소리가 땅! 땅! 울리자 C제철소(製鐵所)에서는 홍수같이 노동자 떼가 몰려나온다. 해는 벌써 졌다. 찬 바람은 우 하고 너른 벌판을 횝쓴다.
“야, 박군! 내일 만나세.”
“어, 오늘 밤에 저기는 꼭 가주게.”
키 큰 노동자는 몰아치는 눈보라에 숨이 턱턱 막히는 바람에 몸이 한 번 빙그르 돌았다.
“아, 그럼 자네들은 그리로……응? 아니 나는 저기를 좀 가봐야겠어.”
“그래. 자.”
그들은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패패로 갈라섰다. 앞에 선 몇 패는 줄달음질을 친다.
“야, 춥다!”
하고 아우성을 치는 축 그 경황에도 담배를 피우며 무슨 이야기를 신나게 하는 축에 가지각색으로 그들은 큰 거리에 흩어졌다.
이때 키 큰 노동자를 중심으로 왼편 길을 뚫고 나오는 한 패는 무슨 일인지 흥분되어서 두런거린다. 얼굴에는 모두 긴장된 빛을 띠었다.
“아니 그 자식이 앙심을 먹지나 않을까?”
구레나룻 난 노동자가 묻는다.
“앙심은 무슨 앙심.”
“고런 망할 자식! 다시 또 그랬단 봐라. 모가지를 돌려 앉히잖나.”
키 큰 노동자가 벼르는 말이었다. 그는 분이 나서 식식하며 무서운 눈방울을 이리저리 굴린다.
“아니 그 자식이 요새는 꽤 꺼떡거리려 들던데. 아마 감독한테 기대는 모양인지?”
“참말로 그런지도 모르지 .”
맨 앞서 선 노동자도 맞장구를 친다.
“망할 자식. 그런 자식은 버르장머리를 좀 가르쳐놓아야지. 놈들 앞에 가서는 고개를 굽실굽실하며 개 노릇을 하는 자식이 게다가 누구를 깔보려 드느냐 말이야. 그까짓 자식보다는 차라리 숙맥 구실하는 성득이 편이 낫지.”
“암, 그렇지. 우리의 적은 부르조아뿐이 아니야. 그런 놈이 더 가증하단 말이지.”
키 작은 노동자는 키 큰 노동자를 쳐다보고 말한다.
“처음에 조합에 들라고 하니까 감독이 들지 말랬다고 못 들겠다 하던가.”
“시러배 자식 같으니. 그러면 개놈들이 누구는 조합에 들라고 권할 터인 데.”
“허! 허! 허!”
그들은 모두 일제히 웃었다.
“그게 벌써 스파이질을 하자는 수작이야.”
키 조그만 노동자가 다시 말끝을 잇대었다.
“그런대야 제까짓 자식 이 우리를 어쩌지는 못하겠지. 우리끼리 단합만 잘되면 제까짓 자식이 무슨 수가 있나.”
“암, 그렇고말고.”
하고 이번에는 늙은 노동자가 앞에 선 노동자의 말을 받는다.
“그런데 이즈막은 원성이가 좀 수상하던데.”
“응, 원성이가?”
키 큰 노동자는 깜짝 놀라서 지금 말한 키 조그만 노동자를 쳐다본다.
“어젯밤에도 빠지잖었나. 나중에 알고 본즉 간밤에 그 자식이 찾어 와서 같이 나갔었대.”
“아니 그러면 그 자식이 정말로 스파이질을 하지 않는가?”
그들은 무의식한 중에 서로 가까이 붙어서고 얼굴도 더욱 긴장되었다. 그러나 발은 역시 무의식 한 중에도 걸음을 떼어놓는다.
“자, 그러면 우리는 더욱 조심합시다. ……그러나 그리 걱정할 것은 없소. 간번의 스트라익에도 우리 조합원 때문에 승리를 얻었고 차차 조합원도 늘어가는 형편이니까 제까짓 자식 몇 개쯤으로는 결코 우리를 내쫓지는 못할 터이니까.”
“아니 고놈의 자식이 정히 그럴 것 같으면 누구 하나 감옥소 구경할 셈 치고 다리를 하나 분질러놓지. 그까짓 놈의 자식 공장에도 못 다녀먹게. 만일 그럴 사람이 없다 하면 내가 하지. 내가 해!”
하고 늙은 노동자는 팔을 걷어붙이고 열에 띠어 부르짖는다. 이 바람에 여러 노동자들은 일제히 미소를 띠며 그를 달래었다.
“하긴 우리가 앞으로 일을 하여나가는 데는 그런 일을 하지 않으면 아니 될 때도 있기는 있겠지요. 우리 무산 계급―아니 온 인류 해방―에 공적(公敵)이 되는 놈은 어떤 놈이든지 사정 없이 박멸을 해야 되겠지요. 설령 이 공장에서 쫓겨난다 할지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으면 물론 해어만 되겠지요. 만일 그런 일 저런 일을 겁내서 주저한다면 세상에 할 일이 어디 있겠소. 전장에 나간 군사가 죽기를 겁내는 것과 마찬가지겠지. 그러나 값없는 희생은 하지 말도록 피차에 잘 조심해야 되겠지요.”
하고 키 큰 노동자도 흥분되어서 늙은 노동자의 말을 받는다.
“아니 그런데 감독도 그 자식을 그리 대단히 알지를 않거든. 그 자식이 참으로 일을 잘할 것 같으면 모르지마는 거기 가서도 역시 주둥이로만 까고 살살 발러맞추려 드니까 쥐새끼같이 약은 놈들이 왜 그것을 모르나.”
셋째로는 키 조그맣고 딱 바라진 노동자가 이렇게 말하며 빙그레 웃는 바람에
“하하 그렇지. 부르조아 놈들이란 제게 잇속이 없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 법이니까. 그 자식이 아무리 알랑거려도 그 자식보다 일을 잘하는 우리를 내쫓을 리가 없지.”
하고 키 큰 노동자도 그의 큰 입을 벌리며 쾌활하게 웃는다.
“참으로 세상일이란 묘하거든. 자, 우리 조합원은 그럴수록 더욱 일을 잘하자구.”
하는 것은 구레나룻 난 노동자가 신이 나서 하는 말이었다.
“암 그야말로 유물변증법 (唯物辨證法)이야. 놈들을 살찌게 하는 돈(財産)이 도리어 놈들의 무덤 (墓地)을 파거든!”
“하하하.”
“아, 춥다!”
그들은 참으로 추운 줄도 모르고 대화의 흥미에 끌렸다.
그들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충……충 걸어갔다. 노동복 포켓 속에서는 벤또 그릇의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키 큰 노동자는 마코³를 꺼내서 한 개씩 죽 돌렸다. 담배 연기는 풀썩……풀썩하고 마치 대포 터지듯 공중으로 올라갔다. 그들의 힘 있게 디디는 발자국, 억센 주먹, 또는 어둠 속에 빛나는 눈! 그것은 모두 힘의 상징이었다. 어느덧 바람은 자고 가루눈이 퐁! 퐁! 쏟아진다. 키 작은 노동자는 입속으로 × × ×를 부른다.
“그런데 성득이는 왜 그까짓 자식한테 조롱을 받느냐 말이야. 사람이 그렇게 무능하여서 어디다 쓴담!”
키 큰 노동자는 별안간 생각난 듯이 띄워놓고 하는 말을 이렇게 한다.
“사람이 너무 용해서 그렇지.”
“아니 그 사람 말을 들으면 말이 도무지 나오지를 않는대. 은제 그 사람 말하는 것 보았나.”
키 작은 노동자는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그렇기로 저쪽에서 하는 말을 대거리도 못 한담.”
“그러기에 말이지. 만일 말로 당하지 못하거든 주먹으로 해내지도 못한담.”
“아니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저편에서 무슨 부아 날 소리를 하면 분이 왈칵 나서 말문이 콱 막힌대. 그래 속으로만 분을 끓이다가 나중에 그때 일을 생각하면 그제서는 이렇게 대답했으면…… 이렇게 훌륭한 대답이 있는데…… 하고 고만 뒷골이 나서 제 대가리를 쥐어뜯으며 자기 저주를 한대.”
“허…… 세상에는 별 사람도 다 많군.”
그들은 무심코 또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아까 박군이―키 큰 노동자를 가리키는 말이다―그 자식의 따귀를 치며 몰아셀 제는 퍽 감격한 모양이던데. 얼굴이 새빨가니 두 주먹을 부르르 떨고 섰는 것이.”
키 작은 노동자의 하는 말이다.
“하여간 순진한 사람이야.”
“아! 벌써 여기를 왔나!”
“참!”
그들은 다시 정신이 난 듯이.
“자, 그럼…….”
“아니 그것은 얼마나 걷었나 어쨌나?”
“글쎄. 우리는 다 냈지마는 저기서 걷어 와야지.”
하는 키 작은 노동자의 하는 말에
“그럼 내일은 다 받도록 하자구. 그런 일은 좀 성의가 있게 해야지 원 사람들이 왜 그리 맥이 눅담!”
하고 키 큰 노동자는 눈썹을 찡그린다. 그 바람에 그들은 잠깐 걸음을 멈추고 웅기중기 섰다.
“글쎄 앓는 동무를…… 원 지금 한 푼이 새로울 터인데.”
“여보 김군! 그러면 오늘 밤에는 김이 좀 의사에게 다녀서 약을 좀 갖다 주고 오랴나. 그동안 동정도 보고.”
“응! 그라지.”
키 작은 노동자는 선뜻 대답하였다.
“그러면 나는 저기를 다녀올 터이니. 다른 일도 있고. 어…… 오늘 밤에 어디로 좀 모였으면 좋겠는데.”
하고 키 큰 노동자는 여러 사람을 둘러보며 말한다.
“그럼 우리 집으로 모입시다그려.”
하는 늙은 노동자의 말에
“그럼, 그랍시다.”
“자, 그러면 이따들…….”
하고 그들은 비로소 제각기 집으로 향하여 흩어졌다. 한결같이 가루눈은 내린다. 어둠 속에서 오히려 그들의 두런거리는 목소리가 쥐 죽은 듯한 거리를 울리었다.
2
오늘 밤에 모이기로 한 늙은 노동자―장수백이는 집에 들이다치는 길로 주린 배를 채우고 나서 마누라와 어린 새끼들은 이웃 집으로 마실을 보내놓고 동무들의 찾아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는 숯을 사다가 화롯불을 이글이글하게 피워놓았다.
그는 조무래기 아들딸 삼남매의 아귀떼를 한 몸에 싣고 거친 물결이 험악한 인간 고해를 기운차게 기운차게 헤엄쳐나간다. 그렇다! 가난한 사람은 평지에서 태평히 사는 것이 아니라 가없는 바다를 헤엄치는 셈이다. 자고로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이 바다에서 귀한 생명을 잃었을까?…… 그런데 그는 광명을 보았다. 멀리 등대를 보았다. 그는 이제는 그와 같이 한숨짓고 눈물지으며 자기의 갈 길을 찾지 못하는 방황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마치 신실한 새로 믿는 신자와 같이 열렬한 신념에 그의 혼이 탔다. 독사 제군! 과연 인간에는 종교 이상의 신앙을 갖게 할 것이 없을까? 다만 관념과 형식뿐으로 우상을 승배하는 위선적 미신(僞善的迷信)보다는 계급투쟁의 제일선에 서서 인류 해방을 목표로 삼는 싸움이야말로 진실한 신앙의 움직임이었다. 인간으로서 인간의 맨 틸층에서 동물 이상의 학대를 받고 노예의 철쇄에 얽매여서 모든 인간고(人間苦)에 강철같이 단련된 그의 심신은―그리하여 사십 년이나 오십 년 동안 오래도록 숨죽였던 그의 정열은 ―감격과 용맹에 불붙어서 활화산 터지듯이 그로 하여금 새 힘을 내뻗치게 하였다. 과연 노당익장 하는 그의 씩씩한 활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부시게 하였다. 그래서 그를 × × × ×목사라고 하지마는.
신생명은 이렇게 위대한 것이다.
봄을 맞는 나무에는 고목에도 신간(新幹)⁵이 돋지 않는가?
지금 그가 기다리는 동지들―안, 리, 김 ―은 하나 둘씩 찾아오기 시작하였다. 키 작은 노동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들은 더욱 반가이 맞아들인다.
“아, 김동무 벌써 다녀오시오!”
“대관절 최동무 증세가 좀 어떻습데까?”
하고 주인은 위선 안심찮은 듯이 병인의 소식부터 묻는다.
“그저 그만하더구먼요. 병중에도 조합일을 생각하기에 골똘한 모양이야. 앓는 때는 좀 머리를 쉬어도 좋을 터인데.”
“글쎄요. 어떻든 그 동무도 무척 열심이야.”
“암, 좌우간 어서 일어나야 할 터인데.”∴
“글쎄 원…….”
안동무 리동무도 근심 스러운 듯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그런데 박군이 웬일인가?”
하고 김윤수―키 작은 노동자―는 다시 좌중을 돌아보며 묻는다.
“어디를 또 다녀오느라고 그라나?”
“글쎄.”
하고 김윤수는 무릎을 동개어 앉는다. 안과 리는 화롯가에 앉아서 담배를 피운다.
“저…… 요 담에는 강연 날짜가 언제인가요?”
“돌아오는 토요일 밤이라지.”
하는 목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문밖에서 신발 터는 소리가 툭툭 들린다.
“아 박동무요!”
하고 주인은 반색을 하며 부르짖는다.
“네, 여러분! 늦어서 미안합니다.”
하고 성큼 들어서는 것은 과연 키 큰 노동자―박준철이었다.
“들어오시오!”
그는 다시 뒤를 돌아보며 하는 말에
“누구?”
하고 방 안 사람들은 일제히 문 앞을 내다보았다.
“저, 성득이……”
“아! 성득이가 웬일이오?”
그들은 다시 놀라며 부르짖었다. 과연 방 안으로 나타나는 것은 성득이었다.
“여러분! 진지들 잡쉈습니까?”
성득이는 들어와 앉으며 좌중에게 두루 인사를 하는데
“나 있는 곳을 몰라서 여기 오면 나를 만날 줄 알고 찾어오는 길에 문밖에서 서로 만났소.”
하고 성득이가 찾아오는 뜻은 우리 조합에 들고자 함이라는 말을 준철이가 대강 설명할 때 그들은 더욱 희한한 듯이 함성을 질렀다.
“일부러 찾어오기까지 하는 것은 대단히 고맙소.”
하고 주인은 기쁜 표정으로 말한다.
“정말 성득이는 의외인데.”
그러나 그들에게는 아까 낮 일이 머릿속으로 선뜻 지나가며 어떤 눈치를 채기는 채었다.
“네…… 저 ―.”
비로소 성득이는 입을 벌리어서 그의 더듬거리는 말을 뱉기 시작하였다.
“참 지금도…… 저 어른(박준철을 가리키며)과 말씀했지마는 나는 오늘 처음으로…….”
그는 무슨 의미인지 여기까지 말을 멈추고 고개를 숙인다.
“네! 편히 앉으시오.”
성득이를 권하는 준철이는 다시
“그러면 어떻습니까. 이 동무를 조합원으로 천거하는 것이……”
하고 좌중을 돌아보며 묻는다.
“물론 좋겠지요.”
여러 사람들은 일제히 찬성하는 뜻을 표하였다.
“네 나도 좋은 줄로 생각합니다.”
이 말을 들은 성득이는 두 무릎에 손을 얹고 감격한 듯이 얼굴에 상혈이 되었다. 그는 다시 입을 열어서
“참 여…… 여러분들도…… 아까 낮에 보셨지마는―저는 참으로 누구보다도 저를 멸시하는 사람보다도 못난 줄을 잘 알고 있지요. 원래 제가 못나서 그…… 그렇지요마는―(그의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다른 까닭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여요. 저는 그것이 더 원통합니다!…….”
하고 그는 잠깐 말을 끊었다. 여러 사람들은 그가 몹시 긴장된 바람에 자리를 고쳐 앉고 정숙히 그의 뒷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원래 천생으로 못생긴 데다가 다시 더욱 못나도록 맨드는 일이 이 세상에 없지 않은 줄을 저는 알어요. (그의 더듬거리는 말은 차차 유창하게 흐른다) 그렇다면 이런 일은 저 혼자만 당하는 것이 아니라 저 같은 많은 불행한 사람이 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세상에서는 천치를 보고 저런 것이 무엇 하러 사느냐고 비웃지요마는 천치는 천치인 줄을 모르는 까닭으로 오히려 행복한 듯이 사는 것입니다. 만일 천치가 자기의 천치인 줄을 알게 되면…… 그것은 죽기 이상의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
“그야 그렇겠지요.”
그중에도 더욱 그의 말하는 솜씨에 놀란 듯이 주인은 놀라운 표정으로 성득이를 쳐다본다. 아니 방 안 사람이 모두 그러한 표정으로.
“지금 이 자리에서 동지의 의(誼)를 맺은 이상 무슨 말을 못 하겠습니까? 저는 어려서부터 부끄럽고 못생긴 고백이올시다마는 남에게 늘려만 지냈습니다…… 저는 한 번도 누구에게 칭찬을 받어보지 못하고 한 번도 사람 같은 대우를 받어보지 못하였습니다. 어려서 부모한테도 노상 학대와 모욕과 윽박지름만으로 찌들려 커난 저는, 그것이 어떤 비겁한 성미(性格)를 이루어서 실상은 나만도 못한 자에게까지라도 그보다 낫다는 체를 못 하고 나 혼자만 속치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속을 누가 알겠습니까?”
“하하 그렇지요. 그야말로 뱃속에다 육조를 배판했기로니 누가 알겠소.”
“그러기에 사람이란 환경 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 이지요?”
하고 김윤수는 침통한 기색으로 말한다. 그의 눈썹은 가늘게 떨리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참으로 나는 평생 처음 당하는 나를 남과 같은 사람으로 동등하게 알어주는 이를 오늘 처음으로―저 어른을 찾어냈습니다. (박준철을 가리키며) 연민으로 동정하는 것은 거지에게 동냥 주는 것같이 양심 있는 자에게는 더욱 고통을 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 저는 오랫동안 나를 찍어눌르고 있던 악마를 떼어준 것 같은―동지 간의 동정―다시 말하면 나도 남과 같은 사람인 줄을 깨우친 것은 나로 하야금 전에 없던 새 힘을 내게 하였습니다. 저는 그때 어떻게 감격하였던지 왼몸에 쥐까지 났습니다.”
하는 그의 눈은 어떤 불같은 정열이 빛난다.
“아, 참으로 그런 일이오.”
좌중은 모두 동감한 모양이었다.
“아 그것은 노형뿐 아니라 나도 그런 경우를 당해보았소!”
잠자코 있던 박준철은 그의 말을 받아서
“아니 그것은 여기 있는 여러분들도 경험해보았겠지요. 다 같은 사람으로서 어찌해서 누구는 편하게 놀면서도 부자로 잘살고 누구는 밤낮 일만 하여도 입에 풀칠하기가 어려워서 굶어 죽게 되는가. 이런 이상한 일을 이상하게 생각조차 못 하고서 이것은 과연 부귀는 하늘이 내고 가난은 전생의 죄악이라고나 하던 그전에 팔자 한탄만 하던 때에는 참으로 저들 부하고 귀한 이들을 하늘같이 쳐다보지 않었겠습니까? 그러나 한번 계급의식 에 눈을 뜨고 볼 때 그때는 과연 어떻겠습니까? 지금 동무가 말한 것같이 나도 사람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놈들이나 내나 사람 되기는 피차일반이지마는 그들은 우연한 기회로 돈과 세력을 잡은 고로 그런 생활을 하게 되고 나는 그것이 없는 까닭으로 놈들에게 문서 없는 종질을 하는 것이지 놈들이 결코 사람으로서 나보다 잘나지 못한 것을―아니 도리어 놈들은 악독한 죄악을 지으며 선량한 민중의 피를 빨어먹고 사는 마귀 같은 놈들인 줄을 알게 될 때―그때 나의 피는 끓었습니다. 살은 뛰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정의의 칼을 들고 일어서지 않을 수 없고 적수공권⁶인 우리에게 도리어 큰 힘이 생기는 까닭입니다. 동무! 자, 앞으로 분투합시다!”
하는 박준철도 흥분되어서 주먹을 쥐었다. 여러 사람들은 모두 감격하였다. 그들은 새로 얻은 동지를 번갈아 가며 뜨거운 악수를 교환하였다. 모두 기뻤다. 과연 진실한 동지 하나를 얻는 것은 얼마나 힘을 주는 것인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제군!
3
“자, 인제는 다른 일을 의논합시다.”
김윤수의 이 같은 발언에 그들은 비로소 화제를 돌리고 냉정하게 되었다.
“요담 강연회는 돌아오는 토요일이라구요?”
구레나룻 난 리석준이는 박준철을 보고 묻는다.
“네! 참 그날 밤에 빠지지 말고 참례하시지요.”
하고 박준철은 생각 내킨 듯이 성득에게 말하였다.
“네!”
“강사는 누구로 정했나요?”
“네! × × 에서 오기로 했답니다.”
“참! 어제 저녁에 그분은 말 잘하던데요. 우리같이 무식한 자에게도 알어듣기 쉬웁도록.”
주인은 참으로 감심⁷한 듯이 입을 벌린다.
“잘하지요? 그이가 S당 집행위원으로 있는 권택이란 이올시다.”
김윤수가 대답하였다.
“네? 그이가 바로……응.”
“김군! 오늘 신문 보았나? × × 전기회사에 파업이 생길 것 같다고.”
“응! 파업이야. 그럼 우리 초합에서도 응원을 해야 되지 않나.”
“글쎄 !”
“제길할…… 한 군데에서 파업 이 나거든 예서 제서 동맹 파업이 벌떼같이 일어나야 할 터인데.”
김윤수는 안타까운 듯이 주먹으로 방바닥을 치며 부르짖는다.
“차차 그렇게 될 것이 아닌가. 나날이 늘어가는 노동자는 그러지 말래도 말 수가 없을 터인데 무얼. 왜 그런고 하니 무산자의 살길은 단결밖에 없는 까닭으로.”
“간밤에 그이 말마따나 참으로 소탐대실 (小貪大失) 이야. 같은 무산자끼리라 단결이 얼핏 될 것 같지마는 고놈의 조고만 잇속에 눈이 가리어서 큰 것을 잃어버린단 말이지요.”
“그렇지요. 개중에는 무지해서 그런 사람도 많겠지마는 조고만 이해타산에 빠져서 저와 남을 망치는 자도 많겠지요.”
“지금 우리 조합원 중에도 그런 사람이 디러 있겠구먼. 위선 원성이부터.”
“아니 그 사람은 아즉 주의가 굳지 못해서 그렇지 않을까?”
“여적 굳지 못한 것이 어느 해가에 굳는단 말인가? 그 사람 하는 일이 매사에 성의가 없겠다. 이건 무슨 일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않는 것 같기도 하게.”
“아니 그러면 한번 진심을 캐보아서 여차즉하거든 제명을 해버리세그려. 참으로 동지가 되든지 그렇지 않으면 적이 되든지 해야지. 거기중⁸이란 것은 아주 나쁜 것이야.”
“그렇지.”
하고 준철이의 말을 주인은 힘차게 대답한다.
“이제는 정말로 수효만 채우려 드는 지상운동 할 때가 아니야. 진용을 정리하여 알토란 같은 정예분자(精銳分子)만 골라 세워야지. 그까짓 허재비⁹ 같은 수효만 많으면 무엇 하는 것인가?”
“그러기에 조합원을 천거할 때부터 신중히 할 필요가 있겠지마는 입회한 후에도 교양부(敎養部)에서 시혐 해보아서 실제 운동에 투사가 되지 못할 위인은 탁탁 제명해버릴 일이지.”
“그래 권위 있는 각 조합이 서로 연락을 취하여 대외적으로 맹렬한 운동을 지속하고 대내적으로 그런 투사를 많이 양성할 일이야.”
“그럼. 어제 저녁에 그이도 말하데마는 각 단체의 단독 힘으로야 무슨 승리를 얻겠나. 각 단체가 합력하여 싸우지 않으면 안 되겠지. 그런데 나는 지금 들은 이야깃거리가 생각나네. 나도 그 신문 제목은 보았네마는.”
“응! 무슨 이야기?”
다른 사람들은 두 사람―준철이와 윤수―의 대화를 잠작히 듣고 앉았다가 윤수의 이렇게 묻는 바람에 일제히 준철이에게로 시선이 몰려 왔다.
“은지게와 등짐장사라는.”
“은지게와 등짐장사? 은지게라니?”
“글쎄 들어 봐요.”
하고 준철이는 이 문제의 이야기를 꺼냈다.
“은지게란 은으로 만든 지게란 말이야. 이야기는 간단하지. 삼십 년 동안 어깨에 지게를 떼지 못하고 등짐장사 하는 어떤 총각이 올에는 생강 금이 비싸다는 말을 듣고 이번에 김장 대목을 보러 왔다가 본전도 못 건지는 헛장사를 하고 난 담에 홧김에 선술집에 가서 몇 잔을 마시고는 빈 지게를 지고 진고개 구경을 갔더라네.”
“그래서!”
하는 윤수뿐 아니라 좌중이 모두 호기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였다.
“어느 골동상점 (骨董商店) 앞을 지나다 보니까 유리창 안으로 늘어논 물건 중에 간드러지게 은으로 만든 지게를 생강 장사에 판난¹⁰ 쥐꼬리 같은 머리 딴 총각(사기로 만든 사람)이 지고 섰는 것을 볼 때 그것은 영락없는 자기와 같다는 생각이 났더라네. 그대 고만 자기도 모르게 작대기로 그놈을 후려쳤더니 유리창이 산산이 깨지고 그는 순사에게 붙들려서 지금 × × 경찰서에 갇혔다는 것이야.”
“허 허 원! 세상에는 별일도 다 생기는군.”
구레나룻의 웃는 바람에
“아니 그럴 듯도 한 일인데.”
주인은 일 없이 준철이를 쳐다본다.
“그렇지요, 부르조아 놈들이란 그렇게 노동자를 이중 삼중으로 작취를 하지요. 직접으로는 노동자의 ×를 × × ×고 간접으로는 골동품을 만들어서 그것을 향락하잔 말이지요. 다시 말하면 물질과 정신으로 × ×하게 × ×하잔 말이외다. 그것은 노동자는 이렇게 천하고 사람 같지 않은 것이란 것을 널리 선전하여 기생충 같은 저희들이 도리어 진정한 인간이라고 대중으로 하여금 저희들을 쳐다보게 하고 따라서 저희들의 지위를 영원히 누리자는 그들의 수작으로는 마땅히 그럴 게지요.”
“그들의 당연한 것과 마찬가지로 무산자의 반역 운동도 당연 이상의 당연한 일이겠지. 그들은 우리 무산 계급이 있어야 살겠지마는 무산 계급은 또 그들이 없어야 살어날 것이니까. 결국은 투쟁이다! 그러나 지금 이야기한 생강 장사 주인공은 비록 그의 행동이 한때의 통쾌한 맛은 있다 하겠지마는 그런 반역은 가치없는 희생뿐으로 하나도 소용이 없는 것이야. 이로 보아서 푸로레타리아의 최후의 승리는 정치적 투쟁이라야 얻는 것이란 말이겠지.”
“그렇지. 우리의 급무는 조직과 전선의 통일에 있다.”
하고 윤수도 열렬하게 부르짖었다.
“아 밤이 어떻게 되었나?”
하는 준철이는 비로소 정신이 난 듯이 고개를 번쩍 쳐든다.
“아즉 초저녁이오.”
하고 주인은 대답하였다.
“자, 심심하니 무엇 좀 사서 먹을까?”
“글쎄. 모처럼 이 동무도 왔으니. 그러나 돈들 있나. 나는 오 전 밖에……”
“응! 모다 주머니를 털어보자구.”
“아니 여기 있소. 내가 사 오지요.”
하고 주인이 주머니를 뒤진다. 이때 마침 문밖에서
“야끼 이모 ―.”¹¹
하고 외치며 구루마 바퀴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자 있는 대로들 냅시다그려.”
그들은 야끼이모를 사서 벗겨 먹어가며 밤이 깊도록 이야기를 하였다. 어떻게 했으면 회원 모집을 잘하고 회비를 잘 거두고 또는 야학에 관한 일 실직한 조합원을 구제할 일 누구누구의 행동을 감시할 일 요다음 총회에 관한 일 그 밖에 여러 가지 문답과 토론을 하며.
독자도 거의 짐작하겠다마는 그들 중에서는 준철이와 윤수가 그중 사상이 성숙하였다. × 조합에는 회원 사이의 연락을 취하기 위하여 동, 서, 남, 북, 중앙의 다섯 반으로 반을 나누었는데 윤수와 준철이는 동반의 위원으로 일을 보는 터이었다.
4
그들이 이렇게 재미있는 회합을 하고 있는 이때 한편에서는 그들의 꿈도 안 꾼 음모를 꾸미는 줄을 누가 알까 보냐? 이튿날 아침에 그들은 평시와 같이 공장으로 달려갔더니 뜻밖에 큰일이 생기었다.
어제 성득이를 조롱하다가 중목환시¹² 중에 봉변을 톡톡히 당한 원식이는 머리끝까지 복수심이 탱중¹³하여 어제 밤새도록 동분서주하였다. 그들은 그까짓 자식 (원식) 따위는 별짓을 다 해야 소용없다고 어제 돌아오는 길에도 안심하고 말하였지마는 그들의 생각한 바와 같이 그렇게 만만히 볼 위인은 아니었다.
그는 어떻든지 공장 감독이 그를 그리 대단히 알지 않았다마는 조합원패―그중에도 준철이와 윤수의 축―를 내쫓을 수가 없어 그렇지 그대로 두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간 여름의 파업이 그들의 주모로 일어났었고 뜻밖에 그들의 인기가 커서 부득이 회사 측에서 양보하고 말았지마는 그때의 굴욕은 지금까지 기억이 새로웠다. 그래 그러지 않아도 은근히 그들의 내쫓을 틈을 엿보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을 내보낸대야 다른 직공들이 저희들에게는 이해가 없는 일에 파업을 일으킬 리도 없고 구실도 없다. 도리어 이편에서는 그들을 내쫓을 만한 트집거리가 없지마는―게다가 원식이의 대적을 선동하는 바람에 감독은 이때가 기회로구나! 하고 마침내 원식이의 말을 디디어서 효수(梟首)¹⁴를 단행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래 그들은 공장에 들어가는 길로 사무실에서 부른다는 말에 어인 영문인지도 모르고 따라 들어갔다. 거기에는 표독스러운 독의 눈이 독수리 눈같이 노리고 앉았고 지배인은 위엄을 갖추버티어 앉았다.
그들이 차례로 들어서자 지배인은 엄숙한 목소리로 지금부터 해고한다는 것을 단언한 후에 해고하는 이유는 신성한 공장에 설령 불쾌한 일이 좀 있다더래도 말로 온순히 할 것이지 난폭한 행동을 하는 것은 직공의 행위로는 불온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우리들은 무슨 까닭으로 해고를 하느냐?”
고 윤수 이하의 사람들이 절문할 때 그의 대답은 그대들도 준철이와 뇌화부동하는 한패로서 같은 불온분자로다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무엇이야? 그런 일이 어디 있는가?”
“그러면 감독이 직공을 때리는 것은 불온하지 않은가?”
“그렇지. 그건 무슨 일이야?”
하고 장수백이는 주먹으로 테이블을 치며 지배인 앞으로 달려들었다. 그들의 살은 떨리었다.
“응! 그것은 무슨 일이야!”
“어서 나가라 무슨 일이 있나?”
하고 감독은 일어나서 그 사이를 막아선다. 장내의 공기는 각일가…… 노동자들의 입에서는 예서 제서 함성이 일어났다.
떠밀고 버티고 쿵쾅쿵쾅 야단이 났다. 사무원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모두 이층으로 뛰어오른다. 공장 안의 공기는 각일각 긴장된다. 직공들은 수군수군하였다. 이 눈치를 챈 감독은 두 손을 흔들며
“섰지 말고 일을 해라! 일을 해라!”
하고 웅기중기 선 직공들을 동독한다. 이층에서는 예서 제서 퉁탕거리고 전화는 따르르! 따르르 연방 운다. 이때 늙은 노동자는 팔을 걷고 내달으며
“우리는 지금 애매하게 해고를 당하였다. 여러 동무들! 그래 어제 원식이란 놈에게 한 일이 준철이가 무엇이 잘못이냐. 그것으로 우리를 해고할 일이 무엇이냐. 이것은 원식이란 놈의 농간이다! 이 죽일 놈! 어디로 갔느냐? 응!”
하고 장내가 진동하게 소리를 질렀다. 그는 무섭게 두 주먹을 쥐고 눈에는 불덩이가 왔다 갔다 한다.
“아, 그것은 무리한 일이다.”
직공들 틈에서 함성이 일어났다. :
“그렇다! 횡포다!”
예서 불끈 제서 불끈. 장내의 질서는 문란하였다. 벌써 기계는 돌아가지 않는다.
“이때이다.”
“여러분 박준철은 간번 파업에 우리가 승리를 얻게 해준 제일 공로가 있는 줄 아십니까? 우리는 그를 다시 채용하고 채원식이란 놈을 내쫓지 않는 이상 파업하기로 합시다! 이것은 회사의 포학이다. 만일 이것을 우리가 묵과(默過)한다 하면 차차 우리 앞에도 그런 일이 당할 것입니다. 한번 실패는 영원한 실패로 돌아갑니다. 여러분! 우리는 간번의 승리를 기억합시다!”
별안간 성득이가 튀어나와서 열렬한 목소리로 이렇게 부르짖는데 평시에는 말 한마디를 잘 못하는 숙맥 같은 사람이 병에서 물쏟듯 힘 있게 부르짖는 바람에 그들은 모두 황홀하여서 기적같이 쳐다보았다.
“자, 옳다!”
와하고 함성을 올렸다.
“와― 와―.”
소요는 점점 더 요란하였다. 회사원들은 성이 난 군중을 어쩌지는 못하고 갈팡질광하였다.
“따르르! 따르르!”
전화는 연방 운다.
이때 마침 어디 가 숨었던 원식이가 샛문으로 달아나는 것을 별안간 발견한 군중은
“저놈 저기 간다! 저놈 밟어라!”
하고 군중은
“와―.”
그리로 몰려갔다. 뭇 발길 밑에 원식이는 땅 위에 엎뎌졌다.
“와― 와―.”
“기계는 다치지 마라! 기계는!”
하고 준철이는 군중을 지휘하였다.
“후당탕! 뚝! 딱.”
온다! 저기서 순사의 떼가 몰려온다.
“절그럭 절그럭 호로록! 호로록!”
순사와 군중 사이에는 격투가 일어났다. 어느덧 구경꾼이 성을 싼 것을 기마 순사는 말을 달리어 군중을 헤친다.
한바탕 이 야단 통에 원식이 이외에 부상자는 병원으로 떠메어가고 폭행한 직공들은 경찰서로 붙들려 갔다. 그중에는 해고를 당한 여섯 사람은 물론이요 성득이 이외로도 수십 명이 묶여 갔다
⁕
이날 성내에서는 방울 소리가 요란하며 호외를 헤치는 신문 배달부가 사방으로 펄!펄! 뛴다.
거기에는
‘C제철소 파업 발발’ 이란 큰 제목 아래에
‘중경상자 수십 명과 팔십 명의 폭행자 검거’
라는 근래 초유의 대사건이라고 오고 가는 사람의 이목을 경동케 하였다.
C제철소 공장 문은 굳게 잠기고 회사 중역들은 머리를 맞붙이고 구수응의¹⁷를 하는데 이날 저녁때 전기회사에도 파업이 일어났다.
북같이 드나들던 전차가 일시에 뚝 끊기고 큰 길거리는 별안간 적막하다! 시내의 인심은 더욱 흉흉한데 호외를 돌리는 배달부의 방울 소리는 다시 시내를 요란히 울리고 갔다.
“호외 ! 호외 !”
-끝-
2016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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