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한 길 꿈꾸는 행복

[청향(鄭貞淑)]

선택한 길 꿈꾸는 행복 /  - 좋은 글을 읽고-


그래요,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골목을 지나도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은 햇빛이 가득 차 눈이 부시고 어느 날엔 비가 내려 흐려도 투명하거나 어느 날엔 
바람에 눈이 내려 바람 속을 걷는 것인지 눈길을 걷는 것인지 모를 것 같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골목 어귀 한그루 나무조차 어느 날은 꽃을 피우고 어느 날은 잎을 틔우고 무성한 
나뭇잎에 바람을 달고 빗물을 담고 단풍으로 옷을 갈아 입더니 낙엽 되어 떨어지고 그렇게
계절을 지나고 빛이 바래고 자꾸 비워가는 빈 가지가 되고 늘 같은 모습의 나무는 아니었습니다.

문밖의 세상도 그랬습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고 또 오늘 같은 내일의 연속이 아니고... 분명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슬프고 고달픈 날 뒤에는 비 온 뒤 비 개인 하늘처럼 웃을 날이 있었고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더려는 조금씩 비켜갈 수 없는 아픔의 통증도 왕왕 있었습니다.

느려지면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생기고 주저앉고 싶어지면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하루하루 삶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꽃의 색깔들이 햇빛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니, 자신이 선택한 길인줄 알았는데 초심으로 의지하던 십자가의 사랑이 지켜준 모양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꿈에 다다르는 길은 알지 못하고, 가진것도 내세울 것도 없기에 오로지 참고 
또 참고 기다리며 내 삶을 겉 돌만큼 먼 길을 돌아 왔어도 꿈을 이루어 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직도 가끔씩 다른 문 밖의 세상이 유혹을 합니다. 왜 그렇게 외롭게 어렵게 사느냐고 말 합니다
조금 더 쉬운 길도 있다고, 조금 더 즐기며 갈 수 있는 길도 있다고, 조금 더 다른 세상도 있다고, 
어쩌면 나는 지혜롭지 못 어리석어서 앙금처럼 힘들고 험한 홀로서기 길을 걷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시행착오는 있었어도 잘못된 길을 왔다고 후회한 적 없으니 그것으로 자위하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젠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과 내가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하여 욕심처럼 꿈꾸지 않기로 합니다. 
더 가져야 할 것보다 지키고 가꾸어야할 것들이 많습니다. 한 가지를 더 가지려다보면 두 가지를
마음에서 손에서 놓아야 하는 그런 하얀 나이가 되어 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렵니다

내가 행복이라 여기는 것들, 마디마디 고독으로 채색된 작은 꿈들을 소중히 지키는 일이 남았습니다. 
아직도 세상의 뒤안길에서 군중속을 내다보는 하루하루가 어딘가 엉뚱한 길로 이끄는 지류가 마귀할멈
처럼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삶도 소망하는 행복도 남아 
있어서 세상 속으로 문을 나서는 일이 낯설고 위험하고 상처 받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 - 청향 정정숙 -

   


 Love Never Fails(사랑은 실망하지 않습니다) - Amy sky 
                   

[불정산(김형수)]

언제나 초심 그길을 가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