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전국의회에서 선출된 대한성공회 제7대 교구장 유낙준(모세) 주교에 대한 성품식 및 승좌식이 6일 대전 침례신학대학교에서 거행된다. 1994년 성공회 대전교구에서 사제가 된 유낙준 주교는 20년간 ‘대한성공회 나눔의 집’ 등의 사목활동을 통해 대한성공회의 사회선교 모델을 새롭게 제시해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대전에서 푸드뱅크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해 정부 차원에서 푸드뱅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단초를제공했으며, 일하는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는 ‘청소년 드랍인 센터’와 대한학교 공동체 ‘룩스 문디’(세상의 빛) 등 다양한 빈민사목과 각종 사회활동에 힘써왔다. 유낙준 주교는 “성공회 신앙은 가난한 이들과 일하는 이들의 생명을 지켜내는 선교를 지켜왔다”며 “1960년대 대전교구 존 데일리 초대주교가 탄광노동자들을 돌보았던 모범을 잊지 말고, 생명을 살리는 선교활동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속의 정치가 교회 안에 들어오면 생명이 파괴되고, 새로움을 보지 못한 채 전통만 고집하는 교회는 생명을 잃는다는 것을 경험한다”며 “하느님을 놓치지 않는 신앙생활을 해 새로운 삶을 세워가야 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성품식 주집전은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김근상(바우로) 주교가 맡게 되며, 설교는 일본성공회 수좌주교인 우에마츠 마코토 훗카이도교구 주교가 담당한다. 또 주교 안수를 위해 최소 3명의 주교가 요구되는 성공회 교회 전례에 따라 김근상 의장주교, 부산교구장 박동신 주교, 일본성공회 토호쿠교구 카토 히로미치 주교가 공동안수자로 참여한다. 유낙준 주교는 서품식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화해운동에 강력한 영향을 준 영국성공회 코벤트리 대성당의 못 십자가를 교구 성직자들에 나눠주며 교회 내적화해와 사회의 화해사역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게 된다. 한편, 대전교구는 제6대 권희연 교구장 후임을 수년째 정하지 못했다. 보통 성공회 선거는 입후보자가 정해지지 않고 선거운동이나 지지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헌장이 정하고 있는 출석인원 3분의 2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 이후 후보자가 2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결국 헌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선출에 난항을 겪어왔다. 그 사이 김근상 주교가 대전교구 관리주교를 맡아 왔다. 개신교로 분류되는 성공회가 우리나라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한 것은 1890년으로, 서울과 대전 부산 3대 교구로 구성돼 있다. 또 세계 성공회는 전 세계 165개국에 분포돼 있으며, 전체 교인수는 1억 2천만명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