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석 9단(왼쪽)이 '천적'이나 다름없던 박정환 9단의 대마를 잡고 제30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의 결승에 선착했다.
제30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
나현-판팅위 승자와
4일 오후 우승 다툼
랭킹 2위 김지석 9단이 랭킹 1위
박정환 9단을 꺾었다. 상대전적 6승22패를 극복한 승리였다. 김지석에게 있어 박정환은 '천적'이었다.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 마련된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30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김지석
9단이 박정환 9단에게 148수 만에 불계승했다.
대마 공방전이 압권이었다.
김지석이 실리로 앞서 나가면서 버티자 박정환이 대마를 잡으러 갔다. 자체로 살지 못하는 김지석은 거꾸로 포위해 왔던 박정환의 흑대마를 잡으러
가는 역습을 폈다. 그때부터의 몇십 수는 수상전이 얽힌 어렵고 복잡한 수읽기 대결. 결국 김지석이 박정환의 대마를 잡고 판을 끝냈다.
▲ 첫 출전에서 우승을 노리는 김지석 9단. 1989년 태어나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와
나이가 같다.
준결승전은 지난 3월의 KBS바둑왕전 결승전의 리벤지
매치이기도 했다. 당시 박정환 9단이 2-0으로 이기며 우승했다. 두 기사는 KBS바둑왕전 우승 및 준우승으로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해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던 박정환을 김지석이 잡았다.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1월), 하세배(2월), 크라운해태배(2월), 월드바둑챔피언십(3월), KBS바둑왕전(3월)을 차례로 우승했던 박정환이었다.
동료들의 활약으로 출전할 기회가 없었던 단체전 농심신라면배 우승컵도 함께 들어올렸다.
올 들어 지난 2월에 JTBC 챌린지매치를 우승했던 김지석은 프로 통산 7번째 우승에 다가섰다. 국제대회 우승은
2014년의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한 차례였다.
▲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는 박정환 9단은 두 차례
준우승(25ㆍ27회)과 통산 7승7패의 성적.
김지석의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가 탄생한 1989년에 태어난 김지석은 전야제 때 대진표의 반대편에 자리한
동갑 이야마 유타 9단을 가리키며 "89년생끼리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피력한 바 있다.
결승 상대는 내일 정해진다. 나현 9단과 판팅위 9단이 벌이는 준결승전의 승자이다. 나현은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의
전기 우승자로 4강에 직행했고 판팅위는 2일 오전에 열렸던 1회전에서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에게 승리했다.
▲ 오전에 열린 1회전에서 중국 CCTV배 결승 진출자 판팅위 9단(왼쪽)이 일본
NHK배 우승자 이야마 유타 9단에게 116수 만에 불계승했다.
김지석은
상대전적에서 나현에게는 6승4패로 앞서 있고, 판팅위에게는 1승5패로 뒤져 있다. 결승전은 4일 오후 2시에 시작한다. 제한시간은 따로 주지
않고 매수 30초, 도중 1분 생각시간 10회를 사용할 수 있는 초속기 대국이다.
전기 우승자를 비롯해 한중일 3국에서 개최되는 TV기전의 우승자와 준우승자가 자웅을 겨루는 제30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의 상금은 우승 2500만원, 준우승 500만원이다. 그동안 우승 횟수는 한국 11회, 일본 10회, 중국 8회.
▲ 준결승에서 나현 9단과 대결하는 판팅위 9단. 상대전적에서 나현이 3승1패를 기록
중이다.
▲ 일본 8관왕의 자존심이 꺾인 이야마 유타 9단(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