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린북이 새롭게 펴내는 초등 저학년 동화책
그린이네 동화책장, 첫 번째 책
도서출판 그린북은 십대들의 문학 시리즈 ‘그린이네 문학책장’에 이어 초등 저학년 독자를 위한 동화책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그린이네 문학책장’이 초등 고학년과 청소년의 현실과 고민을 담았다면 이번 ‘그린이네 동화책장’은 저학년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문해력을 키우는 이야기들로 채울 예정입니다.
새로운 시리즈의 첫 동화책은 오시은 작가의 동화 《우리 집 화장실에 고양이가 살아요》입니다. 화장실 타일 위에서 발견한 상상 속의 친구, 고양이 짝짝이를 통해 자기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초등학교 1학년 민재의 이야기입니다. 서로에게 세심한 관심이 부족했던 평범한 가족이 민재의 변화와 엉뚱한 행동을 통해 관계를 회복해 가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목차
대단한 발견 7
똥이나 싸! 16
화장실이 좋아 24
알 거 없잖아! 33
사라진 친구 38
내 마음은 아무도 몰라 44
고양이를 찾습니다 52
위로가 필요해 69
두 번째 대단한 발견 76
지은이의 말 86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오시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단편동화 「컴맹 엄마」가 제1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추천 우수작으로 뽑히면서 본격적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한살림 생명학교' 교사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 『귀신새 우는 밤』, 『훈이 석이』, 『예쁘기보다 멋지게』, 『동수야 어디 가니?』, 『내가 너에게』, 『나는 김이박 현후』, 『애벌레 너, 딱 걸렸어!』가 있으며, 『고리의 비밀』은 인천문화재단 지역협력형사업에 선정되었다.
출판사 리뷰
어느 날 화장실에 고양이가 나타났어요!
민재는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유치원과 다르게 학교에서 볼일 보기가 불편해졌고 어느덧 심각한 변비에 걸린 거예요. 민재의 말 못할 고민을 가족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유산균을 먹으라는 엄마, 물을 많이 마시라는 할아버지, 학교 가더니 이상해졌다고 나무라는 아빠, 화장실 앞에서 발만 쾅쾅 구르는 누나까지, 민재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화장실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족들은 남처럼 느껴졌죠.
그런 민재에게 어느 날 고양이가 나타난 거예요. 고양이는 화장실 바닥 타일 위에 갑자기 나타났어요. 가족들은 그저 타일 위의 무늬일 뿐이라고 했지만, 민재의 눈에는 분명 혓바닥으로 제 발등을 핥고 있는 파란색 고양이가 보였어요. 두 귀의 크기가 다른 그 고양이를 민재는 짝짝이라 불렀어요. 짝짝이는 민재의 이야기를 뭐든지 들어 주고 민재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유일한 친구가 되었죠.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가 사라졌어요. 타일 무늬를 뚫어져라 바라봐도 파란색 고양이 짝짝이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어요. 마음을 기댔던 유일한 친구가 사라지자 민재는 점점 삐뚤어졌고, 결국 엄마의 큰 소리에 울음을 터뜨렸어요. 그제야 가족들은 민재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되었죠. 누나는 고양이를 찾는 전단지를 만들어 붙이자고 했어요. 어른들은 황당했지만, 민재를 위해서 뭐라도 해야만 했습니다.
민재의 파란색 고양이 짝짝이를 찾는 전단지가 동네 곳곳에 붙여졌고, 학교 친구들은 물론 이웃 아주머니까지 사라진 고양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고양이에 대한 관심은 곧 민재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었죠. 민재는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이 좋기도 하고 껄끄럽기도 했어요.
가족과 친구들, 이웃들의 무심한 듯 따뜻한 관심 속에서 민재의 마음은 안정을 찾았습니다. 화장실 고양이 짝짝이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돌아왔어요. 게다가 화장실에는 고양이뿐 아니라 공룡도, 악어도, 유니콘도, 그리고 천국에 있는 할머니까지 나타났어요. 그건 가족들이 저마다 민재의 마음으로 주변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뜻이었죠.
화장실에서 발견한 진짜 내 마음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가 갑자기 멀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 때로는 마음을 살필 여유도 필요도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럴 때 누군가는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어린아이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이 이야기는 잘 보여 줍니다. 주인공 민재는 혼자만의 공간, 화장실에서 상상 친구를 발견하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마음을 털어놓게 됩니다. 그리고 그제야 자신의 진짜 마음을 살필 수 있게 되지요.
달라진 민재를 이해하고 세심하게 도우려는 가족들의 노력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민재네 가족들은 각자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아이의 시선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또 기다려 주었습니다. 가족이 서로를 믿고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모습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시사점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