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투 블루(시드니 근교. 고스포드)-40
시드니의 북쪽 관광 도시 넬슨베이, 넬슨베이 시티에 위치한 한국인이 경영하는 ‘Monents’라는 이름의 관광 레스토랑이 있다.
옛날 원주민들이 부르던 지명을 본따서 이름 붙인 ‘Monents’는 호주를 찿는 외국 관광객들로 붐비는 유명한 장소이기도 헀다.
관광객들 휴식을 위해 식당, 바, 오락실, 수영장 등 제반 시설들이 모두 한 건물안에 배치되어 있었다. 더운 날씨이지만 이 건물 안은 항상 시원했다.
강철이 마지막 주에 예정된 응웬과 만남의 장소로 알려 준 곳이 바로 이 레스토랑이었다.
강철은 같은 한인교회 친구 한명을 식사에 초대하면서 그의 이름으로 미리 테이블 예약을 했다. 이렇게 하므로써 예약 기록대장에 ‘강철 제임스’라 기록되는 것을 피했던 것이다.
철은 교회 친구와 조금 일찍 식사를 즐긴 다음 우연히 응웬을 만난 것처럼 일을 꾸몄다.
이렇게 우연히 응웬을 만난 강철이 그녀의 폭스바겐에 올랐다.
응웬은 초조한듯이 두손을 마주 비볐다. 강철의 오랜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에이전트(주: 첩자)들은 정보 를 넘겨주기 시작한 2~3주쯤 에서부터 그들의 긴장과 스트레스가 최고로 심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철은 이런 응웬이 안쓰러웠다.
이윽고 응웬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말했다.
“찬스가 좋았어요. 이번에도…… 그러나.”
‘그러나 라니?’ 철이 그녀의 대답을 재촉했다.
“그러나 어떻게 된건데?
“사람이 들어왔어요. 노크도 없이, 경비원이 제가 서류 복사기 스위치를 끄고 막 돌아설 때, 무엇을 알아챘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무서웠어요.”
응웬은 자동차 콘솔박스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강철에게 건내며 말했다.
“철씨, 이것이 제가 말했던 그 북한 폭격계획서 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겠다라는”
“그래요? 정말 고마워”
강철은 습관적으로 차창밖을 경계했다. 만약 지금….
만약 지금, 그녀를 미행한 CIA 요원이 있었다면 바로 이 순간을 기다렸을 것이다. 그들은 이순간을 덥쳐서, CIA신분증을 제시하고 응웬이 건내준 봉투를 압수할 것 이었다. 그리고 응웬을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강철은 봉투를 가슴속 깊이 간직하며 응웬에게 말했다.
“우리 함께 스위스로 가자.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지 않아? 당신도 이젠 돌이킬 수 없고 나 역시 사랑하는 당신을 계속해서 위험속에다 방치해 둘 수가 없어, 다음달까지 꼭 결심을 해요.”
“네”
응웬이 짧게 동의 했다.
이런 짧은 대답 또한, 이제는 메마른 그녀의 신경이, 그녀의 스트레스가 최고치에 올라 있을 뿐만이 아니라 위험수위까지 도달했다라는 징후였다.
강철은 다시금 가슴이 미어졌다.
강철이 집으로 돌아와 ‘미국의 북한 폭격 계획서’를 읽은 것은 그날밤 자정이었다. 철은 서재에서 발렌타인 술잔을 손에 들고 책상에 앉아 백악관 비밀 문서를 곰곰히 읽어 내렸다.
‘미 합중국을 지키기 위하여’ 라는 말이 문서의 제목이었다.
Hussein Cuber Baen
/미 합중국을 지키기 위하여/
나는 북한의 대규모 핵폭탄 제조 프로그램을 더 이상 방치만 하고 있지 않겠다. 북한이 매년 10개 가량의 핵폭탄을 재조한다면 이것은 지금, 우리가 북한을 폭격하는 위험보다도 훨씬 더 큰 장래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을 폭격한다면 이라크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라크에는 지상군이 투입 되었지만, 북한을 폭격하는데는 공군과 해군 힘으로도 충분하다. 따라서 북한을 폭격하여 김정은과 북한 핵시설을 모두 제거 하기로 나는 결정 했다.
나의 이 결심은 미 합중국 대통령으로서 나는, 우리국민의 생명과 영토를 지킬 책임이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시간 이후부터 태평양 지역 전 미군 사령관들은 대통령인 나의 명령에 대기하라. 이상.
미 합중국 대통령 Hussein Cuber Baen
문서 말미에 미국 대통령 친필 서명이 휘갈겨 져 있었다.
강철은 일어나 창가로 다가섰다. 저 멀리 아보카해안 수평선 동녘하늘에 새벽을 알리는 여명의 빛이 서서히 퍼져 오르고 있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주말 아침이 시드니에 살고 있는 우리한인 교민 모두에게 찾아 들고 있었다. 강철은 고민으로 이렇게 날 밤을 꼬박 지새웠다.
그러나 11시간 이후 무렵쯤에는 철은 이서류를 휴대하고 서울에 도착해 있을터이다.
한국과 미국이 유지하고 있는 /미묘한 밸런스/
강철은 생각했다 이 미묘한 밸런스를, 이것은 상대편의 힘과 의사를 존중하는 쌍방의 인식이며 신뢰를 기초로 하는 밸런스였다. 그러나 늘 미심적어 했던 밸런스이기도 하다.
강철은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그 오랜 세월동안 지켜져 왔던 한국과 미국간에 서로 신뢰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신뢰의 밸런스가 이제부터 서서히 무너지려 하는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강철의 몸서리 쳐짐은 아침의 냉기 때문 만은 아니었다.
신뢰가 무너지려 하는 징표로 강철이 휴대한 이 문서가 그것을 잘 증명해 주고 있었다.
강철은 으스스한 생각을 떨쳐내려 공항으로 향하는 차창 밖으로 눈길을 돌렸다.
사실/ Fact/
대북 선제공격 준비마친 美… 위기의 한반도…
[서 [서울신문 뉴스]
F-35B스텔스전투기(출처=주일 미 해병대 페이스 북)
지난달 31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북한 핵 문제…… 밥 코커(Bob Corker)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은 북한의 핵무기를 미국 안보의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하고 대북 선제공격 등 체제전복적(subversive)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에드워드 마키 ( Edward J. Markey) 상원의원(민주당)은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는 김정은 암살이라는 매우 강경한 단어를 꺼내 들기도 했다. ………최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준비를 사실상 마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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