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의 서울 나들이는 다른 때보다는 좀 길었습니다.
다른 안 좋은 집안일도 있었던 데다, 미국에서 '멍신부님'이 와서... 그에 따른 일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 '까페'일도 이렇게 며칠 공백이 생겼는데요,
간단하나마 보고라도 하려고 했는데, 작업 여건이 달라... 시도를 하다가도 관둘 수밖에 없었는데요,
특히, 서울에 급히 가느라 핸드폰 충전 잭을 빠트리고 가는 바람에, 서울에서는... 용이하게 핸드폰과 컴퓨터를 연결할 수 없어서(작업을 하기가 너무 복잡해져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근 일주일 만에 다시 원위치한 꼴인데요,
제가 서울에 있는 사이 날씨는 좋은 편이었는데, 봉화에 돌아오니 추워지고 있네요.
근데, 어느새 11월도 훌쩍 며칠이 지났네요......
오늘, 봉화로 돌아오면서 있었던 일입니다.
언뜻 핸드폰을 보니,
웬 낯선 이미지들 몇 개가 뜨드라구요.
그래서 보니,
'와삽'에 새로운 메시지가 있었고, 거기에 있던 사진들이었습니다.
열어 보니,
스페인 '마드릳'의 친구 '산티아고'의 처 '마야'가 보내온 것이었는데요,
여러분도 좀 놀라셨을 텐데요...
스페인에 웬 곶감?
그들 부부가 요즘에 만든, 한국의 '가을 음식'이었습니다.
메시지도 제법 길었는데,
문, 요즘 잘 지내?
여기 마드릳도 요즘은 나무들이 색깔을 바꿔 가을 모습이 완연해.(요즘 스페인이 '물난리'로 난리였는데, 그런 얘긴 하지 않았드라구요.)
이것들(사진) 좀 봐!
우리가 올해도 만든 건데....
(그들은 저에게 '곶감' 만드는 걸 배운 뒤, 최근 몇 년 동안은 꾸준히 이렇게 몇 개씩이라도 곶감을 만들곤 한답니다. 스페인은 건조한 나라라서 그런지 잘 마른답니다.)
게다가 우리는 김치도 만들었어.
물론 문, 한국의 당신네 집안의 김치와는 비교가 안 되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좋아.
(제가 그들에게 김치 만드는 법을 가르쳐준 적은 없는데, 그들 스스로가 유튜브를 보고 배운 것임. 그리고 마드릳에는 한국음식가게가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겁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한국의 가을', 많이 만끽하고 건강하길 빌어.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요즘 저는 스페인하고도 교류가 좀 뜸합니다.
하는 일이 많기도 하지만, 그것도 나이 탓인지... 문자 쓰는 것도 힘에 부쳐섭니다.
근데, 하도 뜸하자... 이렇게 그들이 먼저 저에게 안부 겸 문자를 보냈던 겁니다.
(갈리시아의 '꾸꼬'네나, 바르셀로나의 '마놀로' 부부, '누리아'... 와도 문자 교환한 게 제법 되는군요.)
근데요,
사실은 저도... 이번 서울 체류 기간 동안, '곶감'을 깎았거든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아니, 이번엔 누님 댁에 먼저 가야만 했고, 그 다음 날 '내 자리'에서), 장을 봐야만 해서 가 보니 감도 나왔기에...
'맛이나 제대로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봉화'에서는 곶감을 깎아봤자, 이제 곧 그 과정이 끝날 터라... 말리다 짐싸서 서울로 올라와야 할지도 몰라, 쉽게 그럴 엄두를 못 낼 것이기에...
'그래도, 올해도... 최소한 '시늉'이라도 해볼까?' 하고, 대봉시 열 개 정도를 사와,
깎아서 널어두었거든요.
그런데 감꼭지가 없는 것도 있어서, 그런 건... 바구니에 널어두었는데요,
이런 사진이나마 찍어두길 잘한 것 같구요,
저도 그들에게(마드릳) 이 사진이라도 보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그들도 사진을 보면서... 웃겠지요......
제가 그들이 만든 곶감을 보면서 웃듯이......
아차, 그들은... 제가 이렇게 만드는 것을 본 뒤(곶감 말리는 플라스틱),
'마야'가 저에게,
'우리에게도 그 걸 좀 보내줘.' 부탁을 했었는데,(제가 남미 여행 뒤에 들렀던 이후, 2022년 가을)
그 뒤론 제가 스페인에 가질 않아... 그걸 가져갈 수가 없었답니다......
(소포로라도 보내야 할까요? 그렇게까진 생각을 못했는데...... 그렇게 하려고 해도, 여기 봉화에선 쉽지가 않을 텐데......)
아마 그런 것도 그들은 생각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