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기라성’은 일본어에서 온 말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르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언론에서는 “‘기생충’이 기라성처럼
반짝이는 할리우드 톱스타와 대감독들을 물리치고
아카데미 4개 부문을 휩쓸었다”
“기라성 같은 감독들의 작품을 제치고 ‘기생충’이
작품상으로 호명되자 객석에서는
잠시 웅성거림이 퍼졌다” 등과 같은 기사를 쏟아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 “기라성 같은 전문가들~”
등과 같이 어떤 분야에서 능력이 뛰어나거나
위세 있는 사람을 나타낼 때 ‘기라성’을 쓰곤 한다.
‘기라성’을 우리말로 알고 쓰는 사람이 많지만
일본어에서 온 표현이므로
되도록 다른 말로 바꿔 쓰는 게 좋다.
‘기라성(綺羅星)’은 ‘반짝반짝’이라는 뜻을 지닌
‘きらきら’의 ‘기라(きら)’와 별을 뜻하는
‘호시(ほし, 星)’의 합성어인 ‘きらぼし
’라는 일본어에서 차용된 말이다.
신분이 높거나 권력·명예 등이 있는 사람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별들이 모여 있는 것
같다고 비유한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
대체하기 힘든 일본어식 표현도 있지만,
‘기라성’은 우리말로 바꿔 쓰기 어렵지 않다.
“쟁쟁한 선배들~” “내로라하는 전문가들~”
“뛰어난 감독들~” 등과 같이
‘쟁쟁하다’ ‘내로라하다’ ‘뛰어나다’ 등으로
바꾸어 써도 충분히 뜻이 통한다.
“‘기생충’이 별처럼 반짝이는 할리우드 톱스타와
대감독들을 물리치고 아카데미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에서처럼 ‘별’을 이용한 표현으로 바꿔 써도 무방하다.
[출처] 중앙일보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