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전 총리의 재등장의 파장
지난 9월 26일 아베 신조(安倍晉三:58) 전총리가 일본 자민당 새 총재로 선출되었다. 중의원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이지만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지난 8월29일 참의원 문책결의 통과로 사실상 식물 총리가 되었고, 자민당과 소비세 인상법안 통과 협조 조건으로 가까운 시일에 의회해산을 공언했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중의원 선거가 실시될 것이다. 그러면 제 1당이 확실시되는 자민당 아베 총재가 제 96대 새 총리로 유력하다. 이로서 앞으로 동북아 및 한일관계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아베총재는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정치인이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미일 안보조약을 관철시킨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와 초대조선통감 히로부미(伊藤博文), 메이지 유신의 주도세력을 길러낸 혁명사상가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다.
그는 2006년 9월 자민당총재로 선출되어 전후세대 첫 번째이자 52세의 최연소로 제 90대 일본총리가 되었다. 그러나 집권 후 참의원선거 참패, 미 하원의 일본군위안부 비난결의안 채택, 각료들의 추문 등으로 임기 5년 중 1년 만에 사퇴했다. 그러나 이번 총재선거 에서 다시 총재로 선출되었다.
그는 외조부로부터 애국심을, 요시다로부터 실천적 혁명사상가의 싸우는 정치가 상을 배웠다. 그는 일본 네오콘의 선두주자로 일본정치의 우경화를 이끌어왔으며 이번 총재선거에서도 ‘일본의 재기’를 목표로 헌법 개정과 집단자위권 추진, 애국심교육 강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고노담화 페기, 야스쿠니 신자참배 강행, 소형원자탄 보유허용, 한일, 한중관계 강력입장 등을 주장했다. 그리고 총재 당선 기자회견에서도 ‘지금 일본은 영토와 영해가 위협받고 있다. 강한 일본을 만들기 위해 정권을 되찾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저서‘ 아름다운 나라’를 보면 야스쿠니 신사참배. 집단자위권 행사, 헌법개정 등이 많이 기술되어있다. 2006년 총리 취임 후 ‘아름다운 나라’를 국정 슬로건으로 내걸고 ‘강한 일본, 보통국가 일본‘을 주창하였다. 그가 재집권하면 지난 총리시절에 못 이룬 ’강한 일본건설‘의 꿈을 다시 펼칠 것이다.
그는 벌써 총재선거에서 결승전을 치룬 극우파인 전 방위상 이시바를 간사장으로 지명하고 제 2당으로 유력시되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3) 일본 유신회 회장과 연대를 구상하고 있다. 이시바는 일본의 ‘군사 매니어, 방위오타쿠’로 불리며,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해병대창설 등을 주장하는 극우파다. 하시모토는 신세대 우익 아이콘으로 부상한 극우성향. ‘히틀러를 연상케 하고 파시즘이 아닌 하시즘(요미우리 산문그룹 회장 및 주필)으로 불릴 정도로 일본교육의 혁신을 주창하고 있으며 최근 ’독도 공동 관리론‘을 내걸고 있다.
최근 일본 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되고 있으며, 독도, 센카쿠 열도 분쟁의 원인도 일본이 제공하고 있다. 아베의 재등장은 동북아 및 한일관계에 더 큰 파고가 예상된다. 그의 외교정책은 원교근공(遠交近攻)으로 ‘아시아의 리더는 중국이 아니고 일본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그가 새 총리로 등장하면 미일동맹의 강화와 호주, 인도와 연대를 강조할 것이며, 한중과의 관계는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아베의 등장은 한일관계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로 볼 수 있다. 일본의 한국, 중국관계가 불편하면 미국도 부담이 될 것이며 현실적 문제를 고려한 새로운 대안이 새워질 것이다. 그리고 그의 개인적 배경으로 보면 한국과 중국에 강경론자이지만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관을 중시하고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위해서는 한중일의 우호협력이 필수적임을 알아야 한다. 그가 재등장하면 현명한 사고와 판단으로 새로운 미래지향적인 ‘아름다운 한일 관계’로 성숙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