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진우(22)의 몸무게는 비밀에 부쳐진 지 오래다. 2002년 기아에 입단할 무렵 90㎏ 후반대였지만 어림짐작으로 이미 110㎏을 넘어섰다는 게 중론이다. 운동을 조금 쉬어도 금세 살이 오르는 편이라 겨울 비시즌이 되면 체중을 조절하느라 애면글면한다. 겨울만 되면 통통하다 못해 뚱뚱해진 모습을 보기 일쑤다. 그래서 시즌에 들어가기 앞서 다이어트 특급작전이 선행되곤 했다.
지난 10일 기아의 합동훈련이 시작됐고 이번 겨울에도 김진우에게 어김없는 다이어트 불호령이 떨어졌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비밀 각서’라는 특별책이 마련됐다. 김진우는 15일 미국 하와이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앞서 조계현 투수코치와 다이어트 비밀 각서를 썼다. 조 코치가 컴퓨터로 깔끔하게 작성한 서약서는 문서양식으로 그럴싸하게 명문화한 것도 그렇지만 세부조건을 보면 뜨끔할 정도다. 다이어트의 세가지 진행 조건과 함께 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벌금까지 물도록 했다. 서약서에 따르면,김진우는 1월까지 113㎏, 2월까지 110㎏, 4월 2일 개막일전까지 108㎏ 대로 체중을 낮춰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1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조 코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약서를 여러장 작성해 다른 코치들에게도 나눠주며 나름대로 공증(?)까지 받는 재치를 발휘했다. 다이어트를 위한 조 코치의 철저한 준비속에 김진우도 말없이 서약서에 사인을 해야만 했다.
김진우는 올해는 너클볼로 승부수를 띄워야겠다고 의욕이 넘쳐 있다. 이에 앞서 다이어트를 놓고 하와이에서 진행될 김진우와 조계현 코치의 독특한 밀월관계가 흥미를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