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겨울은 일이 없어 종일 음악과 함께하는 계절입니다.
춥고 황량한 겨울철에는 역시 러시아나 북구의 작곡가들의 음악이 좋습니다.
우선 차이코프스키는 교향곡 1번 '겨울날의 몽상'부터 6번 '비창'까지 조국 러시아의 삭막하고 음울한 겨울 느낌을, 핀란드 출신인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는 북구의 음울함과 애수를 전해줍니다.
그리그(Edvard Grieg)의 '피아노협주곡 A단조'는 침엽수림 사이로 얼음덩이가 떠내려오는 강물의 차갑게 반짝이는 느낌을 전해 주고, 북구 출신의 작곡가는 아니지만 말러(Gustav Mahler)의 교향곡 5번(Symponie No.5 C# Minor) 4악장 Adagietto에서는 간밤에 내린 눈이 온 세상을 순은(純銀)으로 치장한 겨울 아침의 평화로움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슈베르트의 『Winterreise』..
'겨울나그네' 혹은 '겨울여행'으로 번역되는 이 음악은 1828년 11월 19일, 31살의 나이로 세상을 뜬 슈베르트가 생애 최악의 기간이었던 마지막 2년 동안에 작곡한 연가곡집입니다.
이 음악에는 끔찍한 절망감과 죽음의 예감이 관류(貫流)합니다.
베토벤을 능가하고자 했지만 끝내 그 거대한 벽 앞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평론가들에게 그렇고 그런 통속 음악가로밖에 평가받지 못해 가난과 외로움의 생애를 살다가 매독이라는 수치스러운 병까지 얻은 실패한 작곡가(당시 슈베르트의 자신의 생각은 그랬을 것입니다.)...
그 흐릿한 슬픔이 실연을 당한 청년의 '겨울여행(죽음여행)'이라는 외피를 빌어 펼쳐지지요.
이 음악을 들으면 수십년 전, 제가 끔찍한 상황에 절망하여 헤매던 그때의 눈 덮인 들판과 섬진강의 구비들이 떠오릅니다.
첫댓글 슈베르트가 세상을뜬 11월19일, 돌아가신 친정 아빠는 음악과 아무럼 싱관없이 태어나셨다는...^^
겨울 여행을 돈 안들이고도 고급지게 다니시는군요. 러시아로 북구?로 휙휙~~시공간이동을 하시면서요.
저는 일단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와야만 여행인디.^^;;
아, 여리미님의 선친께서 슈베르트가 타계한 날에 돌아가셨군요.
이야기 샘터방에 글이 안 올라와서 후닥닥 올린 글이
여리미님께 슬픈 기억을 떠올리시게 하다니.. ;;
부모님 연배의 어르신들은 서양음악 접할 기회가 많지 않으셨겠지요.
오후시간 잘 보내세요~ ^^
@트리스탄 ㅋㅎㅎㅎㅎ웬?
울 아빠 탄생일이라구용~큰일이다 .어째 내글에서만 요리 똑똑하신 오빠야가 난독일꼬~~내 글이 쫌 난해한가?
@여리미 아이고, 큰 실수를.. ;;
죄송합니다. ㅋㅋ
@트리스탄 웃자거 해본 소리입니다.
@여리미 이제 여리미님 글은 선정독 후댓글(답글)로 이런 실수 되풀이 하지 않겠습니다. ^^
@트리스탄 ㅎㅎ진짜 웃자고 해본 소리라는요. 무심 그리 정색을~ㅎㅎ
@여리미 여리미님, 글 올리세요.
정독하고 댓글 달게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북구 아니면 어떻습니까?
전 방금 꿈나라에 다녀왔는데요. ㅎㅎ
북극의 추위가 전해오네요 후덜덜
많이 추우시죠? 우랄블로킹인지 뭔지..
공짜로 북극여행 하시는겁니다. ㅎㅎ
음악으로 겨울을 맛보는군요.
음악에 대하여선 워낙 문외한인지라 이제 와서 그 맛을 쫓기에는 턱없이 부칠 것 같아
지레 겁부터 집어먹게 되지만, 언제 꼭 한번은 써먹을 때가 있을 것 같아 시험공부 하듯이
올려진 글만은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ㅎㅎ
그러다보니 품격도 한 차원쯤은 높아진 것 같고요.
아쉬운 점은 좀 일찍 알았더라면 십여년 전 음악에 엄청 조예가 깊은 여자와 연애할 때
음악만 나오면 딴 짓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란, 차이지는 않았을 거란,, ㅎㅎ
겨울의 맛을 직접 피부로 느끼기 위하여 마당에 텐트 쳐놓고 생활하고 있었는데
어제부터 너무 추워 거실로 옮겨놓았지요. ㅎㅎ
파림님께선 진정 풍류를 즐기시는 멋진 분이십니다.
겨울을 직접 몸으로 느끼시려고 이 엄동에 텐트를 치고 생활을 하시다니요.
저로서는 그러실 수 있는 파림님의 여건도 부럽기만 합니다.
어제, 오늘 날씨가 워낙 춥지요. 건강 해치지 않게 들어가시길 잘 하셨습니다. ^^
제가 바둑, 당구, 음주가무 등 장기가 없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를 못 합니다.
그래서 혼자서도 듣고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을 가까이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한 때는 다른 데 눈길도 돌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렇게 카페 활동도 하는 걸 보면 조금은 음악에서 놓여난 모양입니다. ㅎㅎ
그래도 여전히 제 생활의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
음악 들을 때 즐겁기도 하구요.
국외 음악방에서 트리스탄님의 좋은음악 잘 감상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아, 네.. 어짐님..
고맙습니다, 힘내서 좋은 음악 많이 올리도록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