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미국 콜비대학교 행정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아시아 정치, 비교 지역주의 및 지역화, 국제 안보 등이다. 동아시아의 국제 관계, 지역 무역 협정, 일본의 정부-기업 네트워크, 일본과 한국의 미군기지, 중국의 시민사회 등에 대해 가르치고 연구하며 글을 쓰고 있다.
저자는 독일이 프랑스 및 폴란드와 성공적인 화해를 이루는 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는 몇 가지 요인들, 그리고 그것들의 상관관계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그는 사과 담론과 행동, 경제적 상호의존성, 공식적인 협력관계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추적하며 이 요인들이 상호 화해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이 설명 모델을 일본과 중국 및 한국의 관계에 적용해서 앞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시도한다.
1. 일본은 과거에 자국이 중국과 한국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를 표명했지만, 상호 화해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반면 독일은 '어떤' 공식적인 사과를 표명하지 않은 시점에서 프랑스와 화해할 수 있었고, 폴란드와도 반성을 표현하는 어떤 구체적 행동 없이 제한적인 화해를 이룰 수 있었다
2. 아시아와 유럽의 유사한 사례를 비요 연구한 결과, 실질적인 화해 증진에 중요한 것은 사과를 표현하는 말이나 쌍방 무역 관계의 증진보다 상호 신뢰를 제도적으로 확립해주는 지역주의의 강화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3. 유럽에서는 다자주의가 독일이 이웃 국가들과 화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아시아에서는 미국이 지배하는 양자주의가 일본이 이웃 국가들에 대해 독일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약화시켰다.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에서 다르게 행동한 것은 제국주의와 인종주의 탓이다.
독일과 프랑스 : 프랑스와 독일의 대표자들은 이제 기대감을 갖고 미래를 바라본다. 그들은 더 이상 과거 역사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리고 적대적이었던 과거라는 유령들이 더 이상 양국 관계를 괴롭히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과 한국 : 유령과 같은 과거의 존재가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한일관계를 괴롭히고 있다. 그것은 일본의 사죄나 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으로 지워지지 않았다. 독일과 프랑스의 관계를 변화시킨 방식, 즉 지역적 또는 심지어 양자 간 협력이 이루어질 때 과거 기억도 수그러져 유령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질 것이다.
독일과 폴란드 ; 양국 화해는 주로 지역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협력이 작용하면서 초래한 성과다. 점점 더 분명해지는 것은 폴란드인들이 더 이상 독일을 오직 역사의 어두운 렌즈를 통해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 : 일본은 중국과의 접촉에서 여전히 과거라는 유령에 발목이 잡혀 있다. 최근까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존재하는 외교적 거리감은 양국 간 협력을 촉진하는 지역 기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통해 가장 잘 설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