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 수입차 시장은 디젤이 대세입니다. 판매량 면에서도 디젤차량이 전체 판매량의 9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디젤 판매량이 엄청납니다.
디젤 수입 자동차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좋은 연비.
2. 높은 토크. (초반 힘이 좋다.)
3. 탄탄한 주행성능.
4. 수입차의 프리미엄 이미지.
정도로 정리할 수가 있습니다. 더욱이 세단 형태의 디젤차들이 대세를 이루면서, 최근 들어 혼유 사고 소식이 종종 들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닥터돈까스의 지인은 신차를 출고한 직후 첫 번째 주유소 방문에서 혼유 사고를 경험하기도 했죠.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혼유 사고의 빈도는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9년 약 60건 정도에 불과했던 혼유 사고는 2012년 약 150건으로 증가했죠. 신고되지 않은 건수를 생각한다면 실제 발생빈도는 더더욱 높습니다. 혼유 사고는 대부분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나 세단 형태의 디젤 승용차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는 승용차 하면 당연히 휘발유! 라는 인식이 오랜 세월 뿌리 깊게 박혀있었기 때문이죠. 거기에 더해서 휘발유 주유기의 직경(1.91cm)이 경유차 연료 주입구(3.0~4.0cm)보다 작아서 주입할 때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해 더 자주 발생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혼유 사고가 나는 현장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10년간 국산 중형 세단을 운전해온 김OO 씨. 최근 말썽이 잦아진 차량에 스트레스도 받고, 그동안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주는 상으로 BOW 디젤세단을 구입하였습니다. 차량구입 후 딜러가 서비스로 넣어준 기름을 모두 소모하고, 새로 구입한 차량의 첫 번째 주유를 하기 위해 평소 애용하던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아저씨! 가득요~!"
자신 있게 외치고 주유 시 할인이 되는 신용카드를 뒤적여 찾고, 센터 콘솔에서 적립카드를 꺼내려는데, 뭔가 굉장히 찜찜한 느낌이 듭니다. '뭘까? 뭐가 이렇게 찜찜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일 아니겠거니 넘어갑니다.
이 순간, 이미 디젤과 가솔린이 만나고 있습니다. 주유소 직원 아저씨는 아무런 생각 없이 반가운 마음에 가솔린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것도 넘치기 직전까지 말이죠.
주유를 마치고 시동을 걸어줍니다. 시동이 잘 걸립니다. 넘치는 디젤의 초반 토크감에 만취된 김OO 씨. 그런데 주유소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평소와 다른 차량상태에 이상한 느낌을 받습니다. 가속페달을 아무리 가져가도 차량이 빨라지지 않습니다. 점점 엔진회전수 RPM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고 평소에 달달달 거리던 디젤 특유의 정차소음이 들리지 않습니다. 차가 조용해졌구나! 라고 좋아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게 되죠. 그렇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계속 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울컥울컥 말을 타기 시작하고 주유소를 빠져나온지 채 1분이 되지 않아 시동이 꺼져버립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망했습니다. 디젤차량에 가솔린이 들어갔으니 말이죠.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미리미리 혼유 사고를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죠.
1. 셀프 주유소 이용하기! or "아저씨! 경유 가득이요! 꼭 경유요!"
혼유 사고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셀프 주유소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최근 셀프 주유소가 늘어나는 추세는 이런 면에서는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죠. 가격도 저렴하고, 혼유 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적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셀프 주유소가 없다면, 주유하는 직원분께 꼭 경유를 주유해줄 것을 강조해야 합니다. "아저씨! 경유 0만원이요~ 꼭! 경유요~!"
2. 주유구 안쪽과 주유 캡에 '경유' 혹은 '디젤'이라고 표시하자!
최근에 혼유 사고를 방지하고자 하는 예쁜 디자인의 상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니 혼유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더욱이 추후 과실을 따지는 상황에서도 유리한 역할을 해주죠.
3. 주유 시에 시동은 반드시 끄자!
간혹 터보 차량의 후열을 문제 삼아 주유 시 시동을 끄지 않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경유 차종은 특히나 휘발점이 높아서 시동을 끄지 않으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안정적인 측면도 고려해야겠지만, 시동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혼유 사고가 발생될 경우에는 수리범위가 커지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시동이 꺼져있는 상태라면 연료주입 파이프와 연료탱크 세척 혹은 교환으로 마무리되지만, 시동이 커져 있을 경우에는 연료탱크를 지나 연료펌프, 연료 라인 그리고 엔진 인젝터까지 망가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죠. 거기에 더해서 시동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혼유 사고에 대해서 소비자 과실을 30% 인정한다는 판례도 있었습니다. 혼유 사고가 일어난 것도 화나는데 수리비의 30%를 부담해야 한다면 속 터지는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4. 주유비는 가급적 카드로 계산하고 영수증에 "경유"라고 찍혔는지 곧바로 확인하자!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주유는 가급적 카드로 해서 영수증을 꼭 발부받아야 합니다. 주유 영수증은 코를 풀라고 주는 휴지가 아닙니다. 영수증은 받는 즉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경유'라고 쓰여있는지, 아니면 '휘발유'라고 적혀있는지 즉시 확인하지 않으면 추후 책임공방에서 20%의 과실이 소비자에게 부여됩니다.
또한, 현장에서 혼유 사고를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사후 해당 주유소와 분쟁발생 시 중요한 입증자료가 되므로 보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5. 주유 직후에 차량에 이상 소견이 있다면 즉시 운행을 중지하고 시동을 끄자!
혼유가 일어나서 경유 차량에 휘발유가 주입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 속 변화 없음
#차량이 느리게 진행함
# RPM이 낮아짐
# 엔진 소리가 작아짐
# 차량이 승마할 때처럼 울컥거림
기존 차량에 남아 있던 연료의 양과 새로 주유한 연료의 양에 따라 주행 중 차량 이상이 나타나는 시기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주유 후 바로 차량 이상이 느껴진다면 바로 시동을 정지하고
먼저 주유 영수증을 통해 혼유 여부를 1차 확인해야 더 큰 피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6. 혼유 사고 차량은 가급적 정식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하자!
연료탱크, 연료펌프, 연료 라인 그리고 인젝터를 포함한 엔진까지. 혼유 사고가 나면 최소 수십만원에서 최대 수백만원까지의 수리비가 발생합니다. 순간의 실수가 부른 엄청난 실수죠.
혼유 사고로 수리를 진행할 경우, 대부분의 주유소에서는 본인들이 지정하는 일반정비 업체에서 수리할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수리 범위에 대한 명확한 판단과 사후 서비스 문제로 인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는 가급적 자동차 제작사 서비스센터를 이용하여 수리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제작사 서비스센터 수리 이력이 있어야 추후 그 부분에 대하여 보증이 가능합니다.
7. 수리비와 렌트비는 사전에 주유소에 통보하고 서면으로 확인해두자!
혼유 사고로 인해서 소비자가 수리를 모두 마친 후에 주유소 측에 수리비와 그동안 사용한 렌트 차량 비용을 청구했는데 주유소 측에서 그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분쟁이 발생하는 셈이죠. 피곤해지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는 혼유 사고가 일어난 시점에서 서면확인을 받아두어야 합니다.
8. 혼유 사고보험 가입이 된 주유소를 다니자!
평소에 자주 가는 주유소라면 혼유 사고 발생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 존재하는지 꼭 확인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현실적으로 이렇게까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지만, 막상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은 든든하게 작용합니다.
디젤 모델의 보급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수입 디젤차의 큰 인기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속속들이 디젤자동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죠! 최근 아반떼도 디젤 엔진을 탑재한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었고요, 곧 2014년형 K3 디젤차가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렇듯 디젤차 소비자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주유 시 더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셈이죠.
마지막으로, 혼유 사고가 발생해서 수리과정에서 자동차 엔진 교체를 할 경우 중고차 시세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됨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