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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蛇呑象현상"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蛇呑象(shetun xiang)이란 '뱀이 코끼리를 삼킨다' 라는 뜻으로, 작은 기업이 자사보다 더 큰 기업을 인수할 때 자주 쓰이는 용어이다. 이러한 蛇呑象 현상이 지난 2004년말 PC업계에 일어났다. 바로 중국의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보(lenovo 중국명: 聯想·롄샹)가 미국의 공룡 기업 IBM사의 PC부문을 인수 한 것이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이번 M&A는 레노보를 아시아 최대의 PC제조업체로 부상시킨 것은 물론,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사들이기가 더욱 가속화 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그 합병내역과 함께 국내외 PC업계에 끼칠 영향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레노보와 IBM
레노보는 1984년 중국과학원 컴퓨터연구소가 20만위안(약 2600만원)을 출자해 만든 전자업체로, 중국시장 점유율 1위(27%), 세계 PC판매량 9위의 중국최대의 PC제조업체이다. 우리에겐 조금 생소할지 모르나, 1997년 이래 매년 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선도적인 PC 브랜드로 자리 잡은 기업이다. 지난 2002년에는 세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PC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를 시작한 상태로, PDA 휴대전화 등 통신단말기는 물론 부동산개발회사와 벤처투자회사도 설립하였으며 현재 자동차부품회사 인수도 추진 중이다. 레노보는 현재 뉴욕에 PC사업 본사를 두고 있으며, 베이징과 칭다오, 상하이, 선젼 그리고 일본의 도쿄 등에 연구개발센터를 두고 있다.
IBM은 우리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세계 PC판매량 3위의 PC업체로, 지난 1981년 처음PC사업에 뛰어든 이래 ‘IBM PC’라는 고유명사까지 만들어 내며 세계PC시장을 호령해왔다. 하지만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과의 경쟁에서 계속되는 완패 등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 부문 모두 지난 10년간 거의 성장을 하지 못했고 3년 전부터는 제조업무의 대부분을 외주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있었으며, 급기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를 통해 '지난 3년 6개월간 PC사업이 적자상태를 면치 못했다'고 밝히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 합병내역과 영향
레노보의 이번 IBM인수는 일본 기업에 이어 중국까지 미국의 간판기업을 사들이기 시작한 신호로 받아들여져 미국에게 있어서는 위기의식과 함께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때문에 자국의 대표적인 컴퓨터 업체를 중국에 넘기고 싶지 않았던 미 정부가 국가안보 저촉 여부 등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정부의 비난을 사는 등 레노보의 IBM PC부문 인수는 처음부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우여곡절과 각 업계들의 긴장 속에 결국 한국시각 2004년 12월8일, IBM PC사업부문을 12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2천5백억)에 인수하면서 향후 5년간 IBM브랜드 사용권과 함께 세계 160개국에 걸친 공급 및 판매망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세계 PC판매량 9위에 머물고 있던 레노보는 자사의 규모보다 4배나 큰 사업조직을 인수하면서 현재 시장 점유율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델(16.4%)과 휴렛패커드-HP(13.9%)에 이어 단숨에 세계 PC판매량 3위의 PC업체로 부상하게 되었다.
레노보에 PC사업을 넘기는 대가로 IBM은 최소 6억5천만 달러의 현금과 6억 달러 상당의 레노보 그룹 보통주를 받게 되며(이로 인해 3년간의 권리행사 보류 기간 후에는 레노보 지분 18.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자리 잡게 된다.) 여기에 자사의 부채 5억 달러까지 레노보가 맡게 된다. - 따라서 이번 M&A의 총 규모는 17억5천만 달러에 해당한다.
레노보는 IBM의 PC 우선 공급자가 되어 IBM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 고객에게 광범위한 개인용 컴퓨팅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IBM이 비록 2대주주로 올랐지만, 레노보가 신설업체의 지배적 지분을 차지할 것"이고, 또한 "IBM의 지분은 미미해 이 업체의 매출이나 손실이 IBM의 운영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정도일 것이며, 연간 매출액이 100억 달러가 넘는 IBM으로서는 이 거래가 그리 대단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으나 PC 부속품 서비스와 파이낸싱 등 수익성이 좋은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 이라 전망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레노보라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시장에서는 인수 후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리고 레노보가 해외 시장 경험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IBM의 고객 및 직원들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PC업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레노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신뢰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현재 업계 선두를 다투고 있는 델이나 HP 등의 경쟁업체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IBM이 향후 수년간은 판매와 서비스, 파이낸싱 분야에서 신설업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 레노보의 한국전초기지-레노보 코리아.
지난 2004년 말 IBM사의 PC부문 인수 후 국내외 PC업계를 바짝 긴장하게 했던 중국 최대 컴퓨터업체인 레노보 그룹이 레노보코리아라는 브랜드로 한국 내 법인 설립절차를 모두 완료하고 2005년 5월 1일 공식 출범했다.
레노보코리아는 현재 초도물량 수천 대를 발주해 일부 제품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상태며 나머지 제품이 들어오는 시점부터는 전국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리점·영업점과 애프터서비스(AS) 등 유통 채널과 서비스망은 공공·행망, 컨슈머, 대기업군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올해 국내에서만 약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한편 레노보는 일본에 IBM의 노트북PC 설계를 전담하는 야마토현 연구소를 포함해 일본IBM PC사업 부문 600여명 직원을 중심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에서 IBM 노트북PC의 점유율은 델과 HP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북미나 유럽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때문에 레노보는 IBM의 PC사업 부문이 위치한 한국과 일본 등의 국가에 우선적으로 지사를 설립해 확고부동한 시장우위를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1. 출범형태
레노보코리아의 기본 형태는 한국IBM의 PC사업 부문만 떼어내 레노보와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형태이지만 거대 PC공룡의 직접 진출이라는 면에서 적지 않은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 출범하는 한국 법인은 레노보가 40∼45%, IBM이 20%, 나머지는 레노보 측의 개인 대주주가 갖게 된다. 조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IBM 체제를 유지하며 인력은 한국IBM의 PC사업부 소속 직원을 그대로 승계하게 된다. 또한 한국 IBM ‘PC디비전’의 기존 인력 30여명에 10여명을 보강해 40명 정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일부 기술개발 부문을 담당하는 중국·일본 법인과 달리 순수 마케팅 회사로 구상중이다.
2. 제품과 마케팅 전략
가장 관심이 높은 제품 라인업과 관련해서는 기업용 제품과 고성능 노트북PC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IBM의 ‘싱크패드’와‘싱크센터’브랜드를 정착시키는 게 레노보의 당면 과제이기 때문에, IBM 브랜드를 앞으로 수개월 사용한 후에 본격적으로 레노보 브랜드가 장착된 제품을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레노보 그룹 양 위안칭 회장과 스티븐 와드 CEO가 직접 나서‘싱크패드는 변함없습니다.’라며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선 것도 이런 일환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IBM의 제품군에 일반인을 겨냥한 보급형 제품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노보는 이미 타이완과 홍콩 등지에서 중저가 노트북PC를 팔고 있기 때문에 최대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십분 발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국IBM 측은 추가 라인업이 되는 시점을 내년께로 예측하고 있다.
3. 업계의 반응과 시장 전망
레노보는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아시아 지역에서 제일 먼저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 주도권을 벼르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 있는 주요 PC업체들은 레노보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올해 국내 노트북PC 시장에서 IBM의 `싱크패드'는 기업시장을 위주로 4만여 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레노보가 국내에 진출해 IBM의 기업용PC에 제품을 납품하고 일반사용자 시장까지 판매망을 확대할 경우 시장점유율 10%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싱크패드는 그동안 동급 다른 제품에 비해 30만∼40만 원가량 비싼 가격에 판매됐지만, 레노보가 중국 업체 특유의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다. 레노보코리아가 그동안 ‘싱크패드’ 및 ‘싱크센터' 시리즈등 최고급 브랜드만 고집해 온 IBM의 인지도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면 ‘높은 브랜드 가치’가 ‘싼값’이라는 날개를 단 셈이니, 겉모양으로는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PC시장의 맏형급인 삼성전자도 내심 긴장하는 눈치다. 삼성전자는 현재 겉으로는 “고급형 제품위주의 기존 제품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며 가격경쟁에서 한발 물러서겠다는 종전입장에 변화가 없는 상태이지만,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국내의 반응에 대해 한국IBM측은 “IBM이 PC부문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는 형태이므로, 기존 고객은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함에 있어서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것” 이라며 매각의 영향을 최소화해보려는 입장이지만 국내 PC업계는 2005년 한해 ‘출혈경쟁’바람이 불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반면 레노보코리아가 당분간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선 국내 PC시장은 총판 체제라는 독특한 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고, 중국이라는 브랜드가 PC시장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미 ‘가격 마지노 선’이 허물어진 상황에서 가격상의 이점으로는 더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시장조사 전문 업체의 관계자는“국내에서 IBM에 납품하는 기업시장에서는 충분히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반사용자 시장에서는 유통망을 어떻게 얼마나 확보하느냐와 중국 업체라는‘인지도’의 벽을 어떻게 넘느냐가 관건이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한국시장에 공식 출범한 레노보코리아가 한국 시장을 발판으로 아태 지역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공할지, 아니면 중국의 내수 브랜드에 머물지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글을 마치며
또 하나의 거대 PC업체 레노보의 탄생으로 국내 PC시장은 물론 세계 PC시장은 이미 큰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지금 해외 IT관련 사이트들마다 중국 레노보에 관한 광고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니 레노보는 이미 본격적으로 온/오프라인 상을 통해 ‘레노보 알리기’에 돌입한 듯 보인다. 또한 지난 3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파트너 프로그램에 합류해 중국 기업 최초로 2005년과 2008년 IOC의 컴퓨터 기술 장비 파트너로 지정되는 등 계속해서 ‘PC공룡’그룹으로써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레노보에 비해 국내 PC업계는 현주컴퓨터의 부도와 삼보컴퓨터의 법정관리 신청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이 각 PC업계들의 가격파괴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만큼, 거대 해외 PC업계들의 파도 속에 난항을 겪고 있을 국내PC업계에 있어 레노보의 국내시장 진출이 어떠한 요소로 등장할지 주목되는 바이다.
자료출처: 제이알맥센터/다음뉴스
첫댓글 제목 빨리 정해라. 그리고 출처 라고하지말고 자료출처.. .라고 쓰고... 수고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