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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이 모자란 사람은 평균적으로 심장질환이나 뇌졸증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하루 날밤은 혈중 알콜농도 0.1 정도의 환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수면과 관련된 전문의의 무서운 이야기들이 지방 오가는 경부고속도로에
넘치도록 쏟아진다.
전문의의 연구결과가 아니더라도 며칠새 계속되고 있는 불면(不眠)!
집중력 뿐만 아니라 의욕 저하된 춘곤증처럼 나무늘보가 되어 버린 듯하다.
싸우다보면 좋아지겠지!
오시지 않는 잠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캘리작업-
미완성 조명등 서너개와 씨름하다보니 족두리봉이 금세 여명(黎明)일세.
기가 막힌 듯 한숨이 없지 않은 아침이지만 그래! 싸우다보면 좋아지겠지~
지방 출장이 예정되어 있어 출근을 서두른다.
스탠업계의 큰 손으로 통하는 중견기업인데도 불확실한 경기전망 가운데에서
힘겨움이 묻어나지만 '위기가 곧 기회이니' 구조조정 없이 투자를 확대하려는
대표님의 포부가 가히 존경스럽다.
"기술로 승부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야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데
그동안 판매영업에만 집중했어요.
더 늦기 전에 지금이 적기라 생각해요. 기술영업 쪽으로 밀어붙일려고..,"
당연한 말씀-말씀`
업무상담 외 경제학 강의를 듣는 것처럼 도로 위 낭비되는 시간들이 아깝지
아니하였다.
상경길!
하행선과 마찬가지로 온통 주차장인 고속도로가 짜증스럽진 않다.
완연한 봄날의 불금이니 지금 이대로 섬진강변 하동마을 매화를 보러 갈꺼나?
아님 해운대로~
오히려 불금날 선약이 안타깝다.
막힌 도로 위, 오며가며 운전을 도맡아준 직원 배려로 꿀맛과도 같은 단잠을
차 안에서 만끽하였다.
보약이 따로 없으니 이토록 머리가 가벼웁다.
강변북로 동부이촌동 쯤일거야~
아파트 담장 너머로 새하얀 무리들이 나뭇잎인줄 알았는데 세상에나~
동부이촌동 아파트 담장엔 벌써 매화꽃이 만발하였다.
곁에 늘어선 단풍나무는 매연을 뒤집어쓴 체 아직 앙상한 가지 뿐인데..,
설중매(雪中梅) 매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네" 저홀로 곱다.
그런줄 알았더니 성산대교 양지바른 언덕엔 무리로 개나리가 많은데 이놈들도
질세라 새싹 돋기 전 노오란 꽃잎들을 맘껏 토해내고 있었다.
바야흐로 봄이니 시끌벅적한 세상이 내일 모레이다~
행사 참여차 지방 손님들이 오셨다.
분들도 불금의 서울 밤풍경을 예상치 못하여 1시간여 늦은 약속시간을 연신
미안해 한다.
1시간 정도야 도시생활 속에 묻어놓은 여유 아닌가?
괜찮다 말하지만 시골 분들의 시간관념을 어찌할 수 없어 차(茶) 값으로
대신한다.
쌓여만가는 양곡재고를 두고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어 발품에 의존하는 시골
지인들에게 '불금'은 이미 사치이다.
옷깃이 구겨지고, 순대국 한 그릇에도 비 오듯이 땀을 흘리는 생산지 벗님들은
그리하여도 포기를 모르는 새주의 절친들로 둔갑된지 오래이다.
묵을 숙소를 배려하지만-
주말 아침부터 진행되는 판촉행사를 위하여 부랴부랴 인천으로 달리는 그들!
매화향기는 만져보았으며 활짝 핀 개나리는 꺾어보았는지..,
그들에게 봄은 봄일까?
신신당부 건강(健康)을 염려하였다.
동부이촌동엔 꽃이 피었다.
필 줄 모르고 잔뜩 웅크리던 매화인데
며칠 전
물 한모금 겨우겨우 넘기시더니
새싹보다 앞서 새하얀 꽃을
촘촘히도 매달았다
질투 많은 개나리도 성급히 피를 토해내는데
이놈은 늘 병아리를 닮았다
변하는 세상물정이라
설중매 매화마저도 군데군데
빨강색 개꽃으로 세상을 품는데
바람 한 점,
비 한방울에도 저를 떨구어버리고마는
요놈은
늘 노란색만을 고집하는 참꽃.
서울 달려오신 님들인데
달고 다니는 것이 계절 돌아 쌀이니
개나리인가 싶었는데
비바람 세차여도
꺾을 줄을 모르니 옹기장수인가
붉은 매화 가득하거라
동부이촌동에 핀 매화나무여
그 길 지나쳐가실 때
두른 옹기 깨트려버리게...
첫댓글 세상사는 시같아 묘하게 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