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照(낙조)
박문수(朴文秀:1691~1756)
본관은 고령(高靈). 자는 성보(成甫), 호는 기은(耆隱).
조선 문신이자, 마지막 공신으로 성격이 올곧고 직선적이면서 하고 싶은 말은 하는 편이었다
백성 편에서 바른말을 잘했기에 1년 남짓 어사직을 수행하면서도 많은 설화를 남겼다.
저서로는 『탁지정레(度支定例) ·『국혼정례(國婚定例)』가 있다.
시호는 충헌(忠憲)이다.
지는 해는 푸른 산에 걸려 붉은 빛을 쏟아내고
落照吐紅掛碧山 낙조토홍괘벽산
까마귀는 흰 구름 사이로 사라지네
寒鴉尺盡白雲間 한아척진백운문
나루룰 묻는 나그네의 채찍질은 급하고
問津行客鞭應急 문진행객편응급
절을 찾아가는 스님의 지팡이도 한가롭지 않네
尋寺歸僧杖不閒 심사귀승장불한
산에 풀어놓은 소그림자가 늘어져 있고
放牧園中牛帶影 방목원중우대영
누각 위에서 지아비를 기다리는 여인의 쪽진 머리가 낮게 드리어져 있네
望夫臺上妾低鬟 망부대상첩저환
푸른 연기는 남녘 시냇가 고목에 서려있고
蒼煙古木溪南路 창연고목계남로
단발머리 아이는 땔감을 지고 피리를 불며 돌아오네
短髮樵童弄笛還 단발초동롱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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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몇 해 전에 안성에 있는 칠장사에 다녀왔다
칠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화성 용주사(龍珠寺)의 말사다.
이곳에 가면 어사 박문수(朴文秀)에 관한 설화가 전해온다.
그곳에는 어사 박문수 합격 다리가 있다
이 시는 일명 '몽중등광시'(夢中登科詩)라고 한다
하룻밤 칠장사에 묵었는데
칠장사 오백나한이 가르쳐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마지막 구절은 박문수가 썼다고 한다
短髮樵童弄笛還 단발초동롱적환
나머지는 신의 솜씨인데
마지막 구절은 사람이 지은 것 같다며
이 시를 장원으로 뽑았다.
혜소국사비(慧炤國師碑)는
사람 탓일까, 세월 탓일까?
비각 속에 삼등분으로 나뉘어 모셔져 있었다.
비각 뒤편에 스님의 요사채가 있다
이곳은 2023년 11월에 자승스님이 소신공양(燒身供養) 하셨던 곳이다.
나 자신은 무교지만
그분에 대한 말들이 많다
다만 종교를 떠나서
돌아가신 분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 사람이다.
사람들 중에는
갯과 동물들이 많다
모든 죽음은 위로와 존경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