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7월 4일 오전 8시 30분까지 부산 감천1동엘 가야할 일이 생겼다.
내가 부산지리를 잘 몰라 대구에서 부산으로 가는 세벽열차를 찾아보니 없고 억수같이 내리는 비도 새벽3시 경이면 대구와 부산 모두가 개일 것이라 하니 새벽 5시에 승용차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가는 길에 청도 쯤부터 부산까지 사이에 거센 비가 오다가다 하여 걱정되었으나 다행히 서부산IC에 도착할 때는 비가 그쳤다.
그런데 서부산 IC를 지나 목적지 부근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했을 즈음에 네비게이션이 고가도로 옆길로 가라고 지시하는 것을 한 순간 놓치는 바람에 고가도로를 오르고 말았다. 곧이어 목적지를 재탐색한다는 안내를 하는데 무려 9키로를 갔다가 U턴을 하란다. 아마도 그 도로는 자동차전용도로인데 9키로를 가기 전에는 그 도로를 빠져나올 길이 없었던 모양이다.
가면서 도로상황을 살피니 반대차선에는 아침 출근차량들인지 엄청 밀리고 있어서 9키로를 갔다가 돌아오면 약속시간을 지킬지가 걱정되었지만 시간이 워낙 넉넉하였으므로 8시경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은 금방 끝났으나 나머지는 오후 6시 경이라야 한다는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후 6시까지 낯선 이 곳에서 무었을 하고 지낸다?
우선 아침이나 먹고 생각하기로 하고 아침먹을 곳을 찾는데 어제 인터넷지도에서 이 곳을 찾던 중에 해운대 태종대와 더불어 부산의 3대 경관지란 몰운대가 이 곳 부근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관광지라면 먹거리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구경도 겸할 겸 몰운대로 가기로 했다.
네비게이션으로 찾아가니 과연 멀지 안은 곳에 있기는 했는데 그 유명한 다대포해수욕장 옆이었다. 다대포해수욕장인들 내가 와 보았어야지........
그나저나 다대포해수욕장도 지금은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해 있었고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해수욕객은 한 사람 없고 더욱이 음식점과 주점들이 많았으나 무슨 까닭인지 매월 첫째 월요일은 휴점이란 간판을 내걸고 모두 문을 닫아놓았다.
참 이상한 날에 이상한 동내에 오게 되었으므로 겨우 동내슈퍼를 찾아 아침요기를 위하여 우유 한통과 카스테라 두개를 사들고 몰운대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눈 앞에 낮은 산을 가르키며 저산 전체가 몰운대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드시 낯선 곳을 찾아갈 경우 미리 공부 좀 하고 가야하는데 이번에는 전혀 예상에 없었던 일이라 그 벌로 아침도 굶게 생겼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옛날 신라시대는 沒雲島란 섬(島)이었는데 낙동강에서 흘러내린 모래로 육지와 섬이 연결되자 沒雲臺라 불리우게 되었단다. 어떻던 카스테라 두쪽으로 아침을 떼우고 몰운댄지 몰운돈지를 오르기 시작했다.
몰운대 안내도
안내도 중 어디에도 몰운대란 표시는 없는데 그 것은 섬 전체가 몰운대이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2번 花孫臺란 곳이 있는데 花孫이란 이름이 까닭도 있을 법 하고 현장에는 정자 하나 쯤은 있을 법 한데 현장에는 아무런 설명도 구조물도 없고 단지 산상일 뿐이다.
5번 다대포객사는 원래 다대포첨사영이 있던 자리(지금의 다대포초등학교 자리)에 있던 것을 옮겨온 것이라며,
7번 정운공순의비는 현재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이다.
그리고 지도상에는 표시 되어 있지 않지만 1번 안내소 옆 주차장에서 해안선을 따라 落照臺 올레길을 만들어 두었는데 아마 안내도는 그 길을 만들기 전에 제작했던 모양이다.
몰운대 시비
이조 선조조 동래부사 이춘원이 지은 것인데 오른쪽에 원문을 새기고 왼쪽에 번역해 놓았다.
浩蕩風濤千萬里
白雲天半沒孤台
扶桑曉日車輪赤
常見仙人駕鶴來
호탕한 바람과 파도는 천리요
만리 하늘가 물온대는 흰구름에 묻혔네
새벽 바다 돋는 해는 붉은 수레바퀴
언제나 학을 타고 신선이 온다
주로 소나무로 덮여있으며, 사진은 알기 쉽도록 밝게 처리하였지만 몰운대란 이름에 걸맞게 몇 시간 전까지도 비가 왔던 탓인지는 몰라도 안개에 침침하게 잠긴 원시림을 거니는 것 같아 나그내의 기분을 즐겁게 했다.
다대포객사 건물
이 객사를 둘러보며 한숨을 쉬자 안개도 서서히 걷히는 듯 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들
안내도를 자세히 보지 안은 탓에 정운공순의비는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 안에 있어서 철조망 경계선까지 갔다 못 보고 되돌아 왔으나 그래도 그 길을 가보길 잘 했다고 생각했고 되돌아 다대포객사 부근까지 온 다음 4번 전망대로 갔다.
어떦 이는 이 곳을 몰운대라고도 한다.
해는 이미 중천에 떳을 것이나 구름 속에 가려있고, 전망대에서 보는 섬들은 아직 해무를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
시원한 바다바람으로 땀을 식히며 햇빛이 나와주기를 기다리며 쉬는데 눈앞의 하늘은 항공로인지 비행기가 자주 지난다
화손대
전망대에서 어느정도 땀을 식히고 돌아나오는데 화손대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花孫臺라 그 이름의 유래 한번 궁금증을 부르지만 알길이 없다.
안내판의 지시대로 길을 따라 가는데 도중에 출렁다리도 있는 등 송림 속으로 만들어 진 즐거운 올레길이다.
사실 나는 올레란 말의 의미도 잘 모른 체 단지 오솔길, 산책길 쯤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어떤 이는 올레란 제주도 방언이라는데 맞는 말인지 모르겟다.
요즘 한창 선전하는 TV광고나 길거리의 광고판에는 alleh라고 쓰여있다 아니 olleh던가? 아무튼 어정쩡하게 쓰여 있는데 영어사전을 찾아보니 alleh나 olleh라는 단어는 없고 allee와 alley가 있는데 allee는 불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산책길, 가로수길이란 것이고, alley는 미국에서는 뒷골목, 영국에서는 좁은길, 샛길, 오솔길이란다.
그라마 alleh(olleh)는 뭐꼬 우리말 올레는 머꼬? 참 올레리 꼴레리하다.
아무런 구조물도 없는 화손대 정상에서 신부산항(?) 쪽으로 본 풍경
이제 날은 활짝 개였나보다.
다대포해수욕장
전망대와 화손대에서 남쪽과 동쪽의 바다는 보았으나 서쪽 다대포해수욕장은 보지 못하였으므로 몰운대를 내려 오면서 나무 사이로 다대포해수욕장을 엿보니 해수욕객 하나 없다.
진짜 다대포
우유 한통과 카스테라 두개로 아침을 떼우고 몰운대를 한 바퀴 돌고나니 점심때가 지났다.
점심을 해결해야 했으나 식당마다 문을 열지 안으니 몰운도 서쪽해변의 낙조대 올레길을 가볼 생각을 접고 돌아나오는데 10여분을 나오자 길가에 추어탕 집이 눈에 들어왔다.
불문곡직하고 주차를 하고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한 다음, 뒷창 밖을 내다보니 어디서 많이 본듯한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주인장에게 물었더니 이곳 다대포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라 전국에서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진짜 다대포구를 만나게 되다니.....참 기막히게 운이 좋은 날이라 해야 하나. 오늘 같은 경위로 진짜 다대포를 만나게 될 줄이야.
나무 징검다리 입구에는 어민조합의 관리사무소가 있고 그 옆에는 선착장이므로 허락 없이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판이 있었으나 관리사무소의 문이 잠겨 있는데다 허락받을 곳도 사람도 없었으므로 그냥 잠시 쬐금 실례했다.
이런 다리 위에서 배를 타다니 그 실상이 몹씨 궁금했으나 배를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어서 알 길이 없었다.
다리 위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판을 읽었으나 결국 조금 실례를 하게 된 것은 기둥 위에 앉은 저 갈매기들 때문이었다.
좀 더 가깝게 오라고 나를 유혹을 했으니 갈매기들이 유죄다.
상당한 거리를 접근했으나 날아가지 않는다.
이 곳 갈매기들도 동해안 대왕암의 갈매기들 처럼 새우깡과 친숙해 진 것일까?
내가 새우깡을 주지 안아서 인지 여느 야생조처럼 날아가지 아니하고 일정한 거리 이상을 접근해야 비로소 날아가 자리를 옮길 정도다.
일출도 일몰도 아닌 시간에 사진기를 들고 얼쩡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저놈 미친 놈이라고 했을 터
어쨋거나 점심을 떼우고 나니 오후 6시까지 또 무었을 한다? 그래서 몰운도 서쪽 해안 일몰전망대 올레길을 가보기로 했다.
낙조대는 올래길 중간 쯤에 만들었는데 물이 많이 빠지는 날에는 바닷 속 바위 오른 쪽으로 모래톱이 들어난단다.
그러고 보니 그 부분의 바닷물 색갈이 약간 누렇다
올래길의 끝.
여기서 되돌아 가야 한다.
돌아오는 길에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한 사람이........
잠시 후 또 한 사람이 나타났다
또 잠시 후가 되자 여러 사람이 더 나타났다.
게중에는 여자들도 있었다.
참 좋은 세상이다.
우리가 언제 저런 때가 오리라고 알았으랴.
에고 허리야.....
나도 한 나이 젋었으면 저걸 한번 탓으련만.......
오늘 다대포해수욕장에는 해수욕객 하나 없고
윈드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귀향길에 들면서
대충대충 보고나니 흠 !. 그러고도 약속 시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참에 을숙도나 가볼까?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서 을숙도를 물으니 가깝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곳도 초행길이라 덮어놓고 큰 길을 따라 가는데 갑자기 요금소가 나타나더니만 만원을 내란다.
무슨 을숙도 통행요금이 만원씩이나 받느냐고 하니 왠 촌놈이냐는 듯 내려다 보다가 이 곳은 을숙도가 아니라 거제로 가는 가거대교란다.
어차피 내일 대구로 올라갈 때 이 다리를 건너보려고 했던 참이었으므로 만원을 내고 다리 위를 달려 보았는데 이런 다리는 처음 보는 터이라 볼만은 하였으나 운전중이었으므로 사진한장 찍을 수 없었고 더욱이 승용차 운전자로서는 바다를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중간에 휴게소가 있었으나 금방 만든 휴게소여서 산책길도 볼품 없고 전망도 볼것 없었다. 할일 없이 기름 태우며 거제도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또 만원을 지불했다.
원래는 감천동에서 일박하고 가거대교를 넘어 거제도를 거쳐 대구로 귀향하려 했으나 을숙도를 빼고는 볼 것 다 보았으므로 저녁을 먹은 후 곧장 되돌아오고 말았다.
첫댓글 70년대 부산에서 10년 가까이 살았지만 그곳 사람들로 부터 '몰운대' 란 곳 이야기 들은 기억도 없는데 처음 찾아간 청강의 사진과 글을 통해 비로소 다대포해수욕장과 몰운대 구경을 하게 되었네. 제주도 친구에게 들었는데, ' 올레길 '은 제주도 방언으로 시골 집에서 채전밭으로 통하는 샛길을 이른다고 하는 것 같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