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의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자>
저자는 1974년 농협 금릉군조합 (현 김천시지부)에 입사한 이래 중앙회 신용보증부, 심사부. 금융부. 여신부. 상호금융부 등 여신 관련 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오다가 1994년부터는 농협안성교육원 부교수로 진출(?)하였다.
이후 본부 여신팀장. 정부 과천청사지점. 사당동지점. 신용산지점 차장을 거쳐 2003년에는 서울의 A급 지점인 남영동지점장을 역임하였고, 그 후 농협대학교에서 교수, 사무처장. 기획실장. 경영연구소장을 지냈다.
저자와 나와의 인연도 짧지는 않다. 고등학교는 다르지만 같은 부산에 비슷한 시기에 공부했다. 나는 1970년도에 그는 1974년도에 농협에 입사하였다. 당시 고졸 입행은 동네에서는 큰 경사로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심지어 지방의 경우는 농협이나 은행에 취직이 되면 <카프레이드>를 벌린 정도로 환호하였다.
입사 후에는 서로 제 갈 길을 걸었다. 저자와 나는 다른 점이 너무 많다. 저자는 일찍 중앙 본부에 입성(入城)하였지만 나는 산청지부장을 한 이후에 본부 감사실에 입성하였다. 당시 일선 영업점에서 본부로 발령되면 입성이란 말을 하였다. 그만큼 본부에서 근무하기란 어렵다는 뜻이다.
그 이후 2000년도 중반부에 골프로 인연을 맺었다. 마침 같은 골프장(이포CC)의 회원권을 산 것을 계기가 되어 직장 동호회를 구성하고, 회원들은 주말에 필드에서 골프를 치곤 하였다. 운동에 젬병이긴 하지만, 나는 그와의 골프에서 단 한 번도 이긴 역사가 없다. 그는 골프의 천재다.
그런 저자가 2005년 초에 수필집을 발간하였다는 연락을 받았다. <절망 속의 희망>이란 책이다. 농협대학 교수로서 학생들을 위한 책이었다. 당시 나는 성남시지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 시절에 나도 저자와 같이 매월 생일을 맞이한 직원들에게 책 한 권씩을 선물하고 있었다. <절망 속의 희망>을 읽고 보니, 제목처럼 좋은 책이고, 내용도 알차서 선물로도 제격이라는 생각에서 몇 권을 사서 활용하였다.
그런 인연이 은퇴 후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저자는 왜 공부를 계속했으며 오늘이 있기까지의 경과를 설명한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절망 속의 희망> 190쪽의 기술이다. 동병상린(同病相燐)이 있어 옮겨 본다.
<1974년 상고 졸업자로서 농협에 들어와 2년간의 일선 군조합 근무를 거쳐서 명문대학 출신자들로 가득 찬 농협중앙회 본부로 발령을 받아 와 보니 학력에 대한 열등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그러던 차에 여자 친구가 생겼고 한 번은 그녀의 집에 찾아가 부모님을 뵐 일이 생겨서 정중하게 인사를 드렸다.
한데 그녀의 아버님이 내 가슴에 비수를 꼽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우리 딸의 상대는 대학 나오지 않으면 안 되네” 이 말씀은 학력 콤플렉스에 빠진 내게 큰 상처를 주었다. 그날 이후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대학을 졸업함은 물론 내친김에 경영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고 보니 박사학위 취득의 공은 그녀의 아버님이 크게 기여한 것이다.>
고졸자들이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저자도 농협 입사 후 대학 진학의 꿈을 버리지 못하다가 야간 대학인 경기대학교에 입학하여 경영학을 전공한 이후 고려대학교에서 석사. 모교인 경기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은퇴 후에는 (2018년-2019) 일본의 국립 <동경 학예대학>에 초청을 받아 외국인 연구자로 유학을 다녀온 매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후 저자는 2021년 4월에 도서 출판 <범한>에서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자>를 출간하여 나에게 공짜로 보내 주었다. 기쁜 마음으로 받고, 읽었다. 읽으니 감흥이 새롭다. 그래서 글이라도 써서 그를 격려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였다.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자>는 <절망 속의 희망>에 이어 그의 두 번째 수필집이다.
그리고 <고물고물>이란 단어가 나에게는 생소하면서도 정겹다. 고물고물은 <몸을 좀스럽고 느리게 자꾸 움직이는 모양>이라는데 너무 멋진 말이 아닌가. 이런 단어를 어떻게 찾아내어 제목으로 갖다 붙였는지 저자의 재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저자의 노후 인생을 어떻게 살면 좋을까를 고민한 책이다. 책에는 건강 편, 공부 편, 취미 편, 노인의 지혜 편으로 네 개의 큰 단락으로 구성되어있다. 나이 들어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고, 취미생활이고, 지혜고, 죽을 때까지 공부하면서 살아가자는 뜻 아닐까?
사실 저자는 취미가 다양하고 전문적이다. 말 그대로 다재다능하고 신출귀몰(神出鬼沒)하다. 초등학교 시절엔 야구 선수였고, 기타. 색소폰. 오카리나. 민요. 판소리 등 음악과 악기는 물론이고 등산. 골프. 사교댄스. 자전거 라이딩도 수시로 즐기며 사는 사람이다. 특히, 테니스는 지금도 매일 아침 치고 있고, 가수의 꿈은 지금도 유효하다니, 사람의 능력의 한계가 어디쯤인지 가름키 어렵다.
또한, 저자는 “항상 웃자. 모두에게 감사하자. 바보가 되자”가 좌우명이라는데, 웃자. 감사하자는 좋은데 바보가 되자는 뭔가 좌우명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에 그 연유를 읽고 나니 저절로 고개가 상하 운동을 한다.
<혼자서 고물고물 잘 놀자>의 143쪽이다. <세 번째로 “바보가 되자”이다. 이 말은 경봉 대선사께서 정진 중인 선방의 수좌들에게 하신 말씀이라고 한다. “바보가 되어라. 사람 노릇 하자면 일이 많다. 바보가 되는 데에서 참사람이 나온다” 즉, 돈과 명예와 권력과 본능을 척도로 삼는 세속적인 계산법을 버릴 수 있을 때, 올바른 사람 노릇을 할 수 있고 사람 노릇을 잘해야 참사람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그렇다. 하지만 바보가 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도 저자의 좌우명을 참고하여 <바보>가 되려고 노력할까 한다.
한편, 저자의 부인도 저자를 본받아 공부를 계속하여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목사로 재직 중이고 1여 1남을 둔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니, 내가 고맙다. 저자는 현재 <태임윤리경영연구원> 원장과 농협대학의 명예교수로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면서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다음 카페와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오늘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 저자의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면서, 아직도 청춘이라고 생각하고 100세 시대의 꿈을 꾸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나도 스스로 감사한다. 저자보다는 직장생활과 인생에 있어서 몇 년 선배가 되지만 그를 존경하면서 저자의 노력과 결실을 높이 평가한다.
첫댓글 신선배님
새벽에 일어나 올리신 글을 읽었습니다.
감사, 감사드립니다.
어제 시작한 요양원 운전봉사가 이제 끝나 답변이 늦었습니다.
수년전 이곳 일산지역 은퇴자들의 모임에서 선배님이 우환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고향 산청에 내려가셔서 요양중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다음 블로그 '웅석 사랑채'를 보니 이제 99.9% 정상으로 돌아왔다고요. 고생하셨습니다. 이것을 기화로 앞으로 더 건강해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산청 웅석봉(熊石峰)에서 지리산 천황봉이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또다른 웅석(雄晳)은 밝은 수컷 우두머리라는 뜻이니 별도 호로 만드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선배님의 다음 블로그를 읽는 중입니다.
제주도 여행이나 여러분들의 책 서평에 이르기까지 늘 글을 가까이 해 왔더군요.
정말 꼼꼼하게 지난 과거를 정리해 두셨습니다.
저도 많이 배우겠습니다.
요즘도 오전 오후로 각 1만보 이상 걸어신다니 대단하십니다. 노후에 건강보다 더 큰 재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곁에서 모시던 이건호 학장께서 뇌출혈로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인생무상을 느꼈습니다. 가내 두루 평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요양원 운전봉사도 하시니 이 또한 대단합니다.
언제 그런 수많은 일들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요즘 날씨가 더워지니 걷기도 힘들군요. 그래도 건강을 위해서 걷고 있습니다.
옛날에 몸을 너무 혹사시켜 그 벌충으로 생각합니다.
이건호 학장님은 저도 잘 아는 분으로 아주 건강하셨는데
어쩌다 그런 몹쓸병이 달려 들었는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요즘 산청과 세종을 오가며 생활합니다. 코로나로 주로 세종에 있지요. 은퇴후에 세종에 작은 아파트 한 채를 마련했습니다.
시골에서는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싫어 합니다. 코로나가 삶을 너무 힘들게 합니다. 지금 한창 농번기라 할 일도 많은데 걱정입니다.
제 블로그는 주로 정신이 맑을때 쓴 글들 입니다. 옛날 아프기 전의 글이 대부분이지요.
아무튼 박교수님의 수필집이 제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코로나 끝나면 만날 날이 있기를 고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가 현직 시절 이포cc회원들의 주말 골프가 생각납니다. 꿈에도 가끔 보여요.
구봉현 사장님과 구자목 선배님.
반규정 선배님. 또 여직원. 지금은 이름도 가물가물하네요. 그 여직원이 테니스 선수였지요.아마,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구자목 사장님, 심재종 전무님, 이재관 부회장님은 지금도 스크린골프나 필드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그 예쁜 여자가 안미동입니다. 지금은 원주 고향으로 내려가 혼자서 지내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바로 그 안프로가 저와 아주 친했는데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 아버지가 대졸 상대를 원했고 당시 나이가 좀 어리기도 했습니다. 저와 순수한 사랑을 나누었지요. 이포cc 회원권을 사고 같이 라운딩을 즐겼지요. 박사학위 취득은 네 덕분이라고 하면서 늘 밥은 제가 산 기억이 납니다.
야구선수와 약혼했다가 파혼하고 혼자 살았다고 하네요.
정년을 못채우고 중간에 몸이 안좋아 명퇴를 했다고 합니다.
참 키도 크고 골프도 잘 치는 멋쟁이였는데 지금도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아~~맞아요. 안미동씨. 예쁘고 골프도 잘 치고 상냥하고 그랬는데. 끝이 좀 그렇네. 아무튼 세월이 너무 빨라요.
그리고 구봉현 사장님도 목동에 사시는데 같이 어울리면 좋을듯하네요.
박교수는 지금처럼만 사시면 그게 바로 행복이지요.
아참, 내가 올린 글을 동인회지에 올릴까 하는데 방법이 아득해요. 옛날에는 척척했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
nong1108@hanmail.net
농협동인회지 원고제출 메일주소입니다.
그냥 보내도 되지만
동인회(02-734-1108)로 전화하시면 게재 일정을 알려줄 겁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구봉현 사장님이 초대 농이회 회장이셨지요. 술도 잘 하시고 유머도 많았지요. 챙겨보겠습니다.
동인회에 올려 놓았는데 게재는 다음에 알려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감사해요. 박교수.
과분한 관심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여름철 잘 이겨내시고 늘 건강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