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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 비법 좀 알려주세요. |
[답변]
1,
제가 담는 방법을 대충 말하자면,
금방 먹을 김치에는 양념도 많이 넣고 젓갈은 새우젓을 써요.
절이기는 푹 절인다는 느낌으로 하죠.
어떨땐 고기육수 또는 황태육수 가끔은 배즙이나 양파즙등을 넣기도 하구요,
오징어나 생태를 썰어 넣기도 합니다.
그때그때 담을때마다 입맛에 땡기는 것으로 넣어요.
보통 담고 1월 중순까지 먹을 양을 만들죠.
익혀 먹을 김치는 멸치젓을 쓰고, 무나 미나리, 갓 같은건 많이 안넣어요.
절이기는 살짝 절이는 편이예요.. 그래야 먹을때 김치는 익었지만 아작거리는 맛이 살아있죠.
설날을 보내고 햇배추가 나와서 새김치를 담아먹기 전까지 먹을 양입니다.
마지막으로 묵혀두고 먹을 김치에는
고춧가루, 마늘, 파, 소금*젓갈(7:3정도의 비율)로 간을 맞춘 양념물(물을 풀어 좀 걸죽하게 만들죠)에
중간정도로 절인 배추를 담궈서 골고루 양념물이 배이도록 해서 건져내
양념물은 짜내지 않고 흥건한 상태로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은 후에
남은 양념물을 붓고 스며들면 절여놓은 배추우거지를 한뼘정도로 두껍게 덮고
그 위에 천일염을 우거지가 보이지 않게 덮고 항아리뚜껑을 덮고
시골에선 이 항아리를 거의 밀봉하다시피 땅에 묻죠.
이 항아리는 봄김치들이 좀 물리고 곰삭은 김치가 땡기는 다음해 초여름이나 되어서 개봉하죠..
근데 이건 제가 새우젓과 멸치젓을 좋아하니까 이렇게 넣지요.
새우젓보다 까나리액젓을 좋아하거나 멸치젓보다 황석어젓을 좋아하면 그렇게 넣고
섞어 쓰는게 좋으면 섞어 쓰기도 하구요..
젓갈을 많이 쓰거나 무, 미나리, 갓, 배즙, 양파즙등 재료를 많이 쓰면
오래되면 배추가 물러져요.. 아삭한 맛도 없어지고 흐물거리죠.
그리고 배추를 절이거나 하는건 배추의 상태에 따라 소금농도나 시간도 틀려요..
제가 사는 강원도 산속의 고냉지 배추들은 남쪽의 물많은 배추보다 단단하기 때문에
겨울에 절이려면 하루를 꼬박 넘긴답니다.
하루 반나절 절여놔도 씻어 건져두면 물기 빠질때즘 파릇파릇 되살아나곤 하지요.
그래도 김장을 담으면 오랫동안 아삭하고 고소한 맛을 유지해서 김장엔 최고입니다.
제가 그냥 김장을 하루 반나절 절이라면 남쪽 배추는 배추장아찌가 될껄요..
또, 고춧가루도 저는 제가 직접 키우고 손질해서 말린 태양초를 써요.
그래서 고추가루 맛이 어떻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양념의 양이 달라지지요.
제가 키워먹는 고추는 단맛이 많고 색이 좋기 때문에 다른 고춧가루의 2/3만 넣어도 충분해요.
설탕도, 배즙같은거나 양파즙 같은거 넣지 않아도 단맛이 충분해지지요..
그래서 김장레시피는 많아도 막상 담그면 맛이 달라지는 거예요.
차라리 소금, 간장, 설탕, 참기름, 마늘, 파,, 몇스푼.. 몇컵으로 맛이 결정된다면 다행이지만
김치 맛의 가장 큰 조건이
배추와 고춧가루, 소금, 젓갈에 따라 달라지니
아무리 훌륭한 레시피를 가지고도 내 입맛에 맞는 김치 맛을 내기 힘든게 그 이유예요.
내용이 허접하니 별 도움이 못되었을거 같네요.
다른 고수님들의 좋은 레시피 찾아서 맛나게 김치 담그시길 바래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