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이면 여섯 번째 성지순례를 떠납니다. 그동안 다녀온 성지순례 나라는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튀르키예, 일본입니다. 여기에 경유지로 잠시 머무른 카타르와 목회자 수양회로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21년 전에 저 혼자 그리스와 튀르키예를 다녀왔는데 이번엔 집사람과 힘께 갑니다. 만일 제가 감리사가 아니었다면 저희는 안 갈 확률이 높았습니다. 한 지역만 빼고 제가 갔던 곳인데 그 한 곳도 그다지 가야만 할 곳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21년 전에 제가 가고 싶었던 곳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가려고 합니다. 바로 사도 바울이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자와 토론하고 복음을 전했던 ‘아레오바고’입니다. 그때 저는 가고 싶었는데 이미 여러 번 가신 모 목사님이 볼 것 없다며 그냥 지나친 곳입니다. 그래서 단단히 벼르고 있습니다.
특히 21년 전에 갔을 때는 제 생애에 있어서 첫 번째로 해외로 나간 순례였기 때문에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준비 없이 갔었습니다. 순례 가는 성경의 지명은 말할 것도 없고 거기에서 있었던 성서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로 갔습니다. 하물며 일반 역사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성경도 그렇고 일반 역사도 조금은 알기에 이번엔 사뭇 다르지 싶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제가 감리사로 책임을 지고 가는 순례이기에 거의 막내 급으로 갔던 21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지 싶습니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주일을 맞이하는데 설교 준비도 해야 하고 사논 책도 마저 읽어야 하고 분주하기만 한데 어느덧 내일이 출발입니다. 10여 일간 예배당을 비우고, 밭도 마무리 못한 것이 있어서 홀가분한 마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준비된 순례이기에 떠나려고 합니다. 이번 순례의 초점은 ‘다툼에서 격려로’입니다. 바울이 1차 선교여행 때 함께 간 사람 중 마가가 도중에 예루살렘에 돌아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차 선교 여행을 떠날 때 마가의 동행여부 때문에 바울과 바나바가 갈라서고 각자 선교를 떠납니다. 마가는 왜 도중에 포기하고 떠났을까를 중심으로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순례를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