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예인 공옥진 여사
우리가 잊고 있었던 공옥진 여사는 어떤 사람인가?
행적을 보면 대단한 예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광대로 사는 것이 꿈이었다.
네발로 기다가 두발로 기고, 뺨을 긁기도 하고, 영락없는 원숭이다.
전라남도 지방문화재 공대일의 4남매 중 둘째로 태났다,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밑에서 창을 배웠다.
아버지가 징용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열 살 딸을 천 원에 팔았다.
일본에 팔려 간 공옥진은, 무용가 최승희의 하녀가 되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자 귀국한 그녀는, 영광의 다리 밑에서 살았다.
거지왕 김춘삼이 동랑치들을 모아놓고, “한 여름 짬밥통에서 조기 대가리를 빨아먹고, 그 맛을 아는 놈이 진짜 거지다.”
그 말에 공옥진은 불갑산 포수에게 ‘고기가 어질병에 특효이니, 좀 잡아주소!’ 이래서 맷돼지 고기를 얻어먹었다고 한다.
1928년 불갑산에서 잡은 호랑이를 마지막으로,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사라졌다.
6.25 전쟁의 상흔
한 아낙이 태어난 지 사흘밖에 안 된 딸을 업고 피난을 떠났다.
그때 누군가가 "저 여편네가 경찰 마누라다!“ 하고 소리쳤다.
인민군에게 붙잡혀 말뚝에 묶인 아낙은, 소리나 한 가락 뽑게 해 주오! 하면서 처연하게 창을 불렀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그 가지에 앉지 마라.
만고 효녀 옥진이가
아버지를 두고 간다.
나는 가오. 나는 가오.
부디 부디 잘 계시오.
다음에도 애끓는 노랫가락이 이어졌다.
아낙에게 총구를 겨누는 군인은 아무도 없었다, 구경하는 사람들 눈에도 이슬방울이 맺혔다.
당신 재주가 아깝소!
서슬 퍼런 인민군은 아낙을 풀어주었다. 이렇게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공옥진의 춤은 익살과 청승 맞는 몸짓, 천연덕스러운 표정, 거지 생활에서 몸에 밴 흉내가 빚어낸 종합 예술이다.
창무극과 병신춤(곱사춤)의 일인자인 공옥진의 작품은, 개인이 창작한 무용이라고, 무형문화재 지정에서 제외되자, 유인촌 장관이 직접 공옥진 여사에게, 예능보유자 자격증을 수여했다.
조카 공명규는 아르헨티나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탱고 마에스트로 호칭도 밭았다.
그녀의 동생은 벙어리이고 조카는 곱사등이다. 그래서 장애인을 위해 곱사춤을 만들었다.
공옥진의 업적
곱사춤· 문둥이춤· 앉은뱅이춤· 외발춤· 덩치춤· 동서남북춤· 오리발춤, 허튼춤· 턱붙은 곱사춤·
엉덩이 빠진 곱사춤· 절름발이 곱사춤· 오리 발 병신춤 등 57 가지나 창작을 했다.
공옥진 어록
곱사춤은 곱사가 추는 춤이 아니다. 곱사를 비아냥거리는 춤도 아니다. 만인에게 웃음을 주는 춤이다.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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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jOG2Mjxav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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