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이경훈 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사진)이 내년 4·11총선에서 ‘남구 갑’의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로 출마하기로 결심을 굳히고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의 변을 밝히기로 했다. (본보 12월27일자 3면 보도)
그가 출마하려는 ‘남구 갑’은 같은 당에 소속 조승수 의원이 먼저 출마를 선언한 지역구인데, 이 전 지부장은 지역구를 바꿔 출마한 조 의원을 비판하면서 “당내 경선을 거쳐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이로써 원래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의 텃밭이었던 ‘남구 갑’은 조승수·이경훈 두 통합진보당 후보와 심규명 민주통합당 후보 등 3명의 야권 후보가 경쟁하는 최대 승부처로 급부상하게 됐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이루겠다=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총선 출마는 깊게 고민한 바도 없고, 혼자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며 말을 아끼던 이 전 지부장은 27일 출마를 선언하는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그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노동자·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회·복지정책을 펴기 위해 내년 총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과거 2년간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의 수장으로서 조합원 권익과 대기업 노사의 사회적 책무를 우선으로 여기며 상생의 노사관계를 펴왔다”며 “그런 경험을 살려 이제는 공장 담 안에서가 아닌,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산현장에서 기름때 묻혀가며 일해 본 노동자가 정치에 입문해야 진정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이루는 것 아니겠느냐”고도 반문했다.
◆왜 남구 갑인가=이 전 지부장은 남구 갑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노동계 인사들과의 내부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통합진보당 이전에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던 만큼, 함께 활동해 온 김창현 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위원장(북구)-김진석 전 민노당 남구지역위원장(남구을)-이은주 민노당 출신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동구) 등 ‘동지’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남구 갑을 택했다는 것.
◆지역구 바꾼 조 의원 비판=조 의원에 이어 이 전 지부장까지 출마를 선언하면서 심규명 변호사의 단독 출마가 유력했던 ‘남구 갑’ 지역구에서는 야권 후보들의 동선이 꼬이게 됐다.
이에 대해 이 전 지부장은 “진보 확장을 위해 기득권(북구)을 버리고 남구 갑에 출마한다”고 밝힌 조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울산 안에서 지역구를 바꾼 건 선례도 없을 뿐더러, 도의적으로도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조 의원과는 당내 경선을 통해 대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이어 “야권단일화를 위해 민주통합당 심규명 후보와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노조의 역할론은=현대차지부 안에서 이 전 지부장이 소속된 현장노동조직인 ‘전진하는현장노동자회(전현노)’는 지난 26일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조직 내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고, 조만간 선거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대차지부도 이번 주 안에 정치위원회 구성이 마무리 되는대로 최상급노동단체인 민주노총의 지침을 받아 후보단일화 및 단일후보 지지를 위한 역할을 할 계획이다.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당내 경선이나 조율을 거쳐 후보단일화가 이뤄지면 적극 지지할 것”이라며 “만약 그 과정에서 진통이 생긴다면 (누구의 편을 들어주지는 못하지만)중재역할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