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찬씨 글을 읽을때마다 느끼는것이지만 미국에 오셨을때 제가 작은 도움이라도 주지못한것이 참 안타깝게 느낍니다. 성공을 못하셨다고 생각해도 참 소중한 경험이고 이렇게 공유하시는것은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같은 슬픈 경험을 안했으면 하시는 마음에 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후회할것이 전혀없는 완전한 삶을 사는사람들이 있을까요? 강성찬씨 글에 대해서 어떤한 반박을 할려고 쓰는 글은 아니고 혹시라도 한사람이라도 도움이 될까해서 제 나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1. 강성찬씨 말대로 절대로 한국에서 공부를 소화 못하는 사람들은 유학오면 저절로 잘 풀리리라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영어가 참 문제가 됩니다. 영어대화를 잘한다고 해도 문화를 모르면 우선 대화가 안되고, 또 주입식 공부 방법 (지금은 많이 달라 졌겠지만)에 익숙한 사람들은 미국에 와서 공부를 하다보면 적응하기가 힘듭니다. 어느 방법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다릅니다.
2. 혹시라도 유학주선하는 단체에서 부추기더라도 확실히 자료를 확인하기 전에는 섣부른 결론을 내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저야 돈을 벌기 위해서 PR용으로 많은 글들을 이 카페에 올린것이 아니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의 말은 그냥 참고로 하는것이 좋습니다.
3. 매번 말하지만 미국 50주는 그야말로 50국가입니다. 한국이 아무리 요즘 잘 산다고 해도 참 작은 나라인데 전체 50개주를 한꺼번에 묶어서 "미국은 이렇다" 라고 할수있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저만해서 미국에서 47년째 살지만 아직도 정말 모르는것이 많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해서 마치 google search로 모든것을 다 아는것같이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어떻게 보면 경험해보지 않은 이론에 불과합니다.
4. Top 5, Top 10, Top 100, Ivy league, etc. 제 생각에는 명문대학 간판으로 성공하는 시절은 지나갔다고 봅니다. 물론 MBA, Law, Medicine등등 특별한 직업은 아직도 명문대학이 중요하겠지만 통계학을 공부하는 우리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직도 Biostatistician 들은 중국계가 꽉 잡고있는데 중국사람들도 한국사람 못지않게 명문대학을 참 중요시 하다보니 박사학위를 받고 Biostat으로 일을 할려면 중요할수도 있겠죠. 하지만 Data scientist 나 Statistical Programmer같이 tech쪽의 일을 할려고 하면 박사학위도 전혀 중요하지않고 명문대, 졸업하면 좋겠지만 거의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어쨋든 통계박사는 필요한 직종에서는 참 부족합니다, 명문대가 아니더라도.
5. 첫 직장 구하기 힘든것은 유학생들뿐이 아닙니다. 물론 비자까지 겹쳐서 더 힘들겠지만 요즘은 초보자들을 회사에서 더 이상 채용할려고 하지 않습니다. 많은것들이 자동화해서 간단한것들은 굳이 초보자들을 채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것 같은데, 우리 통계학 분야도 예외가 아닌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지금 미국에서 대학 졸업후 학생보조금을 못내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정부에서 탕감해주냐 마냐로 난리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미국에서 자주 쓰는말이 If you can't beat them, join them. 입니다. 첫직장을 못 구한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것인가요? 유학오는 목적이 정말로 공부를 미국에서 하고 한국으로 다시 갈거면 한국에서 필요한것이 뭔지 알아야겠죠? 그럼 유학을 와서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할려면 미국회사에서 어떤 skill들을 필요로 하는가 잘 알아야겠죠.
어떻게 알수있냐고요? 제가 이 카페에 오래전에 썼지만 reverse engineering같은 계념을 써야 합니다. 우선 어떤일을 하고 싶은가를 대충이라도 결정하고 Linkedin이나 Indeed같은 곳에서 구직 광고를 찾아서 뭘 필요로 하는지 알고 그런것들을 준비하면 도움이 되겠죠. 간단한 예로 Statistical Programmer가 되고 싶으면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R이 SAS보다 훨씬 좋다고 선전을 해도 거의 제약회사의 임상시험에서는 99%가 아직도 SAS를 쓰는데 SAS를 모르면서 SP가 될수있을까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제가 자주 언급하지만 SP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졸업하기 쉽고 등록금이 싼곳에서 석사학위만 받으면 됩니다. 석사학위는 그저 H1 비자 받는데 작은 도움이 되고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결국 진급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주로 석사는 2년제인데 말이 2년이지 1년후에 인턴을 해야 졸업하면서 첫 직장을 잡기 쉬운데, 석사 1년후에 (사실 신청은 6개월만 되면 해야하죠) 과연 인턴으로 일을 할수있을정도인가를 생각해봐야죠. 말이 인턴이지 이제는 회사에서 교육목적으로 인턴을 더 이상 채용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인턴자체도 경쟁이 심하다 보니 그나마 준비가 많이 된 사람들을 채용하는것 같습니다.
6. 그러면 대충 짐작하겠지만 준비는 미국와서 한다고 생각하면 늦었다고 볼수있죠. 제가 2년간 (주로 6 Q 아니면 4 Semesters) 할일에 대해서 쓴글도 있습니다. 2년, 정말로 아주 빨리 지나갑니다. 그러다보면 아무리 GPA 4.0으로 명문대 졸업을 했다해도 전혀 준비가 안된 상태가 되는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에서 준비하는것이 아주 중요해 집니다. 첫째로 영어준비를 철저히 하는것이 좋고 (공부할때도 그렇고 취직후에도 그렇고), 둘째로 유학하는 개인적인 이유가 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합니다. 유학후 미국에서 취업이 목적이라면, 학위는 GPA와 상관없이 겨우 받더라도 원하는 직종에서 필요로 하는 skill들을 준비하는것이 훨씬 좋다고 봅니다. 이것은 유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학교를 찾아볼때 될수있으면 작지만 대학원생들이 꼭 필요한 대학을 가면서 보조금을 받고 가는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사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사는곳이 오히려 독이 될수있는데, 한국음식, 한국사람들과 한국말을 하는것도 좋지만 까짓거 2년인데 동양인 한명도 없는 대학에 가면 어떠나요? 오히려 영어 연습도 하기 좋죠. 미국에서 대학원중에 박사학위 제도가 없는 대학들이 꽤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석사학위 학생들이 TA도 해야 하는경우가 있고 그러다보니 TA로 일하면서 학비보조도 받을수있죠. 마지막으로 2년동안 사실 전공공부준비도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매학기마다 취업준비를 해야 합니다. Resume에 쓸 것들을 계속 생각해보고 좀더 적극적으로 network을 쌓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사실 졸업후 취직할 찬스가 많은것은 아니죠.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비자문제가 없으니 몇년걸리더라도 계속 타진하겠지만 유학생들은 입장이 다르니 더욱 준비를 해야하겠죠.
우리가 잘 쓰는 명언들이 많죠? 인생은 언제나 준비된 사람이 승리한다. 세상일은 모든것이 확률적인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려면 확률을 높이는 방법만 없겠죠. 유학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지금 2월이니까 이번 9월에 입학하는것은 좀 늦었고 2025년 9월을 목표로 준비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결과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진행과정도 훨씬 중요하겠죠.
첫댓글 답변 글 감사합니다. 단지 한국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그냥 나가기에 해외 유학과 취업은 정말 어렵고 그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상처를 입고 나머지 인생을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저까지 포함해서 상당히 많을 겁니다. 내가 유학을 가야만 한다고 스스로 확신하고 가더라도, 막상 해외에서 생활하면 내가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는지 여러 번 후회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생활이 SNS 같은 곳에서 보는 것처럼 절대 낭만적인 삶만 있지 않습니다.
ㅎㅎㅎ, 낭만적인 삶이요? 세상에... 저는 거의 매주 권총강도가 들어오는 아주 험한 세븐일레븐같은 곳에서 뒷춤에 권총차고 옆에는 German Shepard 큰 개가 지키고 있고, 아래있는 단추눌르면 경찰이 2-3분만에 출동해서 오는곳에서 일을 했었죠. 학교를 졸업한것도 아니고 돈이 많았던것도 아니고... 하기야 한국 드라마보고 K-Pop 만 듣던 해외 10대 20대들이 한국에 가면 실지 생활은 다르다는것을 실감하겠죠. ㅎㅎ
요즘은 아내하고 한국드라마를 같이 안봐서 어느 드라마였던지 생각도 안나지만 아직도 생각나는 대사가 "에이, 그냥 유학이나 갈까?" 였는데 속으로 한참 웃었습니다. 모든일에 100% 보장되는것은 없지만 한번쯤 하고싶은것을 준비해서 실지로 해보는것은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