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 별점 테러에 뿔난 소아과 의사들 “진상 환자 막을 진료거부권을 달라”

[누구도]

지난 5월 서울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악성 민원, 별점 테러에 뿔난 소아과 의사들 “진상 환자 막을 진료거부권을 달라”

[아무튼, 주말]
진상 손님도 못 내쫓는다
줄잇는 폐과 원인은

배준용 기자
입력 2023.07.15. 03:00

지난 5월 서울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의사들에게 진상 환자를 거부할 권리를 줘야 합니다. 이대로면 소아과는 더 줄어들 겁니다.”

최근 광주광역시 한 소아과가 악성·허위 민원을 제기한 환자의 보호자로 인해 폐과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더는 못 참겠다. 현행법상 불법인 의사의 진상 환자 진료 거부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말들이 터져 나왔다.

부산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는 전문의는 “진상 부모를 상대하는 고통은 당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며 “가격 결정권도 없고 환자를 거부할 권한도 없는 의사들을 ‘돈만 밝히는 특권층’으로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도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부 의사는 왜 격하게 ‘진료 거부’를 요구하는 것일까.

◇'진상 손님’ 내쫓지 못하는 병원들
폐과 선언으로 화제가 된 소아과 원장은 지난 6일 “꽃같은 아이들과 함께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아온 지난 20여 년, 제겐 행운이자 기쁨이었다”면서 한 어린이 환자의 보호자 A씨가 악성·허위 민원을 제기해 다음 달 5일부터 폐과한다고 알렸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5월 A씨의 딸(4)이 피부가 붓고 고름이 나오는 증상으로 해당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드레싱을 했다. 그런데 A씨는 비급여로 청구된 드레싱 비용 2000원 등을 간호사가 설명하지 않았다며 문제 삼았다고 한다. 이후 포털 사이트에 나쁜 후기를 적고 보건소 등에 민원을 제기한 것.

의사회 측은 “진료 당시 의사가 비급여 부분을 설명했고, A씨의 항의로 환불 조치했다”고 했다. 하지만 관할 보건소가 비급여 사안을 제대로 고지했는지 확인차 그 병원에 방문했고, 이후 병원 측은 “환자가 아닌 이런 보호자를 위한 의료행위는 더 이상 하기 힘들다”며 향후 만성 통증과 내과 관련 질환을 다루는 의사로 전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A씨 측은 언론을 통해 “허위 악성 민원이 아니다. 진료 후 아이 상태가 악화됐고 병원에 요구해 받은 세부 진료내역서에 중복 진료나 동의하지 않은 비급여 부분에 대한 진료비가 청구돼 있어 사실 확인을 위해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소아과 폐과 원인을 일부 진상 부모와 맘카페 탓으로 모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어느 가게나 진상 손님이 있기 마련인데, 특정한 환자 보호자를 사회적으로 비난받게 하며 폐과 원인으로 돌리는 건 과도하다는 것.

하지만 몇몇 소아과 의사는 “일반 사업장과 병원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경남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운영하는 전문의 B씨는 “일반 사업장은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할 권리가 있고, 진상 손님을 거부할 권리가 있지 않냐”며 “병원은 공익성을 가지고 있어 더 많은 규제를 받는다. 의료 가격은 국가에서 정하고,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하면 처벌받는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5월 경북 포항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24개월 미만 영아의 귀지를 제거해달라는 부모에게 이비인후과 진료를 권유했다가 진료 거부 혐의로 보건소 조사를 받기도 했다. 진료 중 움직여 다칠 위험이 있고, 혹시 다쳐서 피가 나면 상태가 위험해질 수 있어 이비인후과 진료를 권했는데, 부모가 진료 거부로 몰아 문제 삼은 것. 해당 전문의는 의사회 익명 게시판에 “아기가 어리고 협조가 어려워 ENT(이비인후과) 진료를 권유했는데 부모들이 ‘다른 방 원장한테라도 받겠다’며 끝까지 진료를 고집했다”며 “열이 많이 나고 중이염일 수도 있으니 이비인후과에서 귀지를 빼고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지만 막무가내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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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거나 진료하지 않는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환자가 의사의 치료 방침을 거부하거나 의사에게 모욕, 명예훼손 등을 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로 인정해 진료 거부를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정당한 진료 거부’로 인정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의사들 말이다. 서울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운영하는 전문의 C씨는 “병원에 대한 민원 조사와 평가가 환자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의사들 입장에선 억울할 때가 많다”며 “의사 판단과 상관 없이 부모가 항생제를 처방하라느니, 기관지 확장제를 더 처방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난동을 부리거나 맘카페에 악성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병원 공격하는 별점 후기도 없애야”
일부 의사가 진료 거부권에 더 열을 올리는 건 최근 소아응급 문제 등이 불거지자 보건 당국이 ‘진료 거부 처벌’을 앞세워 의료기관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보건복지부는 각 시·도에 ‘응급의료기관 24시간 진료체계 운영 철저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재 등을 이유로 24시간 응급환자 진료 의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 재정지원 중단, 수가(진료비) 차감 등의 대상이 된다고 공지했다. 복지부는 “응급실에서 소아 환자를 제한적으로 수용하지 말라고 응급의료기관에 요청한 취지”라고 했지만, 의사들은 “소아 응급환자를 안 받는 게 아니라 못 받는 상황인데 진료 거부로 이렇게 겁박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소아과 의사는 “네이버 등에 있는 별점 후기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의 B씨는 “별점 후기가 사실상 맘카페의 공격 수단이 되고 있는데 일반 상점과 달리 의사들은 이런 고객들에게 대항할 최소한의 수단(진료 거부)도 없지 않은가”라며 “의사들을 기득권 집단으로 몰아만 갈 게 아니라, 보호해 줄 부분은 충분히 보호해야 필수 의료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의사에게 진료 거부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건 국민 정서상 더 큰 반감을 일으킬 것”이라며 “그럼에도 의사들이 진료 거부까지 운운하며 분노하는 이유를 살펴야 한다. 환자들과 의사들이 각자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균형 있는 중재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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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논객
2023.07.15 06:40:29
이상한 여자들 많은 세상이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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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0
1song
2023.07.15 07:54:08
한명의 진상으로 다수의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없는법. 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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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
Boracaynau****
2023.07.15 08:20:32
진상은 가지가지다. 의사진상, 환자진상, 부모진상등 누가 정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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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3
키마스터
2023.07.15 09:15:24
소아과 재진은 아직도 900원 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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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
Joke
2023.07.15 09:17:51
2천원 짜리 인생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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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
정재훈
2023.07.15 07:37:01
불친절한 의사. 진상환자. 누가 먼저고 누가 나중인지. 공도동망. 그래 다같이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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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8
제규어
2023.07.15 10:04:03
문재인 정부때 부터 정신상태가 이상한 젊은엄마들이 많이 발생함 특히 맘카페내에서 활동하는 무리들중 정신 이상자들이 많고 비상식적인 무리들도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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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small
2023.07.15 09:55:42
1회 방문 시 평균 진료비가 반려견 6만 7천 원, 반려묘 8만 7천 원이래요. 고양이가 강아지보다 조금 비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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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Robert Lee
2023.07.15 09:30:04
99% 의사분들은 좋은 분들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1% 의해 자의적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진료 거부가 일어난다면 그 환자는 사망하게 됩니다. 지금 별점 테러나 다른 문제들이 발생한다면 그러한 일들을 개별적으로 시스템과 제도적으로 해결하고 개선해야합니다. 하지만 진료 거부권은 단 한번만이라도 악용된다면 사람의 생명이 위험하게 됩니다. 의료진도 인간이기 때문에 감정이 있습니다. 일주일 전에 주차장에서 크게 다툰 사람이 다음주에 진료를 보러 온다면 진료 거부권 사용할 수도 있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의료진들이 위독 환자들 죽어가는데도 자신의 이익과 정치적인 이유로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하는 상황에서 의료진에 대신 현재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것은 스스로 자초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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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
SPC
2023.07.15 08:59:12
국가에서 범죄 저질렀다고 감방을 보내지 해외추방하지는 않는다. 국가나 정권이 국민 선택권을 행사하면? 오버하지는 말자. 지나친 영업 방해 행위는 그에.따라 처벌하면 되고 상습범은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 된다. 블랙리스트에 있다고 해도 진료거부는 안되고 (교통사고로 들어오면 치료 거부할 텐가?)민원에서 신뢰성 낮추고 별점 테러 불가하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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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쑥떡내
2023.07.15 07:28:19
의사들이 별의별 장난칠하네 요런 심보니 폐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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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2
SPC
2023.07.15 08:53:40
진상 환자의 구체적 정의가 필요하다. 비급여 문의가 진상 환자일 수는 없다. 확인 여부 다시 묻는거도 진상까지는 아니다. 다만 고지했는데 안 했었다고 허위사실로 민원 공격하는거는 영업방해 범죄다. 그렇다고 일반적 환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그 자체 권리 보유만으로도 의사가 신이되는 것이다. 엣날에 의사 절대 부족시절 의사는 신 이였다. 의사들은 가끔 작은 정의를 앞세워 커다란 권력을 요구하더라. 그러니까 순수성을 의심 받는거다. 진상 행위 자체를 처벌할 수 있게 신고 제도를 도입하면 되지, 지덜이 환자를 고르겠다? 조금만 방심하면 지덜이 신이되려고 한다. 별점 제도는 공식 인증 사이트에 한해서 객관적 정황으로 하게 하든가 이것도 허위비방은 범죄다. 일일이 개인 병원에서 대응하기가 시간낭비 인력부족 등으로 힘든 걸 악용하는 환자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마련할 수 는 있겠다. 사소한 걸로 지나치게 따지는 등 사실상 업무 방해 고의가 있는 경우, 상습인 경우 블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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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유니
2023.07.15 08:33:40
의술은 인술이라는 허황된 말에 의사들은 진료 행위를 신성시 해야 한다고 생각 하는거 같다. 돈 받고 하는 진료를 마치 무료봉사 한것 처럼 생색을 낸다.돈만 보고 의대간 사람들이 돈만 쫓는 것은 당연한거다. 환자들은 돈내고 진료 받고 불평도 못하는가. 과인진료 불필요한 검사로 환자들 등쳐먹으면서 항의도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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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Robert Lee
2023.07.15 07:22:57
진상 환자에 대한 기준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주관적이기 때문에 환자 거부권은 허용되서는 안됩니다. 많은 의사들이 마약류 처방전도 돈 만된다면 청소년들에게도 마음대로 대량으로 처방하는 한국 의사들 수준에서 객관적인 인품도 부족하고 그러한 환자를 자의적으로 구별 하게 되면 실제 문제가 많거나 의료과실 및 마취 수술중 성추행등으로 별점을 낮게 받은 의사들은 그 환자들에게 보복하기 위한 용도로 진료 거부권이 사용될 수도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진료거부권을 허용하게 되면, 자의적이고 개인적인 악감정으로 죽어가는 환자를 치료하지 않고 죽게 내버려 둘 확률이 발생합니다. 자신에게 피해를 준 환자 가려 받고, 싫어하는 환자 가려 받고, 자신에게 이익과 보상을 주는 환자만을 치료하게 된다면 공익에 위배됩니다. 소방서에서도 악질 국민들 집에 불이 나면 출동 안하나요? 악질 전과자가 강도로 경찰에 신고하면 선별해서 출동 안하나요? 본인 자녀가 죽어가며 병원갔는데 의사가 거부권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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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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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W
2023.07.15 08:20:58
한국 의사들에 대한 심한 적대적 시각이 보입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까 의사집단의 성찰이 필요하고, 불량 의사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직업군 중 의사집단만 그런가요? 거의 대부분의 의사들은 선하고 아픈 분들이 좋아지는 것을 위하여 노력합니다. 근본 원인은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국력이 감당하지 못할 시기에 군사정권에서 강제적으로 시작한, 세계에 유래가 없는 강제지정제와 저수가, 그로 인한 불가피한 박리다매로 인한 상호불신이 누적되어 왔습니다. 한국의료, 특히 사람 살리는 의료는 점차 몰락 중입니다. 본 기사는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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