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나쁜 사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가를 때, 나는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눈다.
가해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거나,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꾸는 조작질을 한다거나, 작고 하찮은 이유로 크고 중대한 이유를 희석시켜 물타기를 한다거나, 가해 사실을 은폐 부정하려는 행위들을 나는 배척한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는 역지사지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인지상정이요 상식이다.
가해의 정도와 이유에 따라, 처벌과 응징도 그에 비례해서 행해져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처벌과 응징이 없거나 미약하면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피해자가 가까스로 참고 견디다가 모든 것을 다 잃었다는 자각과 죽을만큼 괴롭다는 생각이 들 때, 조진웅의 영화 대사인 "내가 살 순 없지만 전부 다 죽일 순 있어"라는 식의 복수의 무한궤도에 오르게 된다.
빵 몇개를 빼앗겼다는 하찮은 이유로 보복하진 않는다. 내 삶 전체를 망가뜨렸다는 중대한 이유가 있어 보복하는 것이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피해자가 누군지를 감정이입으로 즉시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의 행동에 관객들이 환호하는 이유가 된다.
이유가 없거나 작고 하찮은 이유로 가해자가 되면 나쁜 사람이요, 그 피해자가 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요,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사람들은 그저 이기적 방관자일 뿐이다.
kjm _ 202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