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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난추(駟馬難追)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로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뜻으로, 소문은 빨리 퍼지므로 말조심하라. 한번 내뱉은 말은 되돌릴 수 없다.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駟 : 사마 사(馬/5)
馬 : 말 마(馬/0)
難 : 어려울 난(隹/11)
追 : 쫓을 추(辶/6)
(유의어)
복수난수(覆水難水)
사불급설(駟不及舌)
삼함(三緘)
악사천리(惡事千里)
언비천리(言飛千里)
윤언여한(綸言如汗)
이속우원(耳屬于垣)
장유이(牆有耳)
호령여한(號令如汗)
한번 내뱉은 말은 네 마리가 끄는 빠른 마차로도 따라잡지 못한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는 뜻으로 말을 삼가야 한다는 말이다.
사마(駟馬)는 말 네 필이 끄는 수레로써 엄청나게 빠른 것을 비유한다. 사마난추 (駟馬難追)는 이런 사마(駟馬)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것이니, 입조심을 하라는 뜻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千里) 간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말이다. 또 우리 속담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여, 말조심, 입조심을 경계하고 있다. 잘못 쓴 글은 지우면 그만이지만 말이란 한 번 내뱉으면 주어 담을 수 없으니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원문은 일언기출 사마난추(一言旣出 駟馬難追)로 입에서 나온 말은 사두(四頭) 마차(馬車)도 따르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와 동일한 뜻의 고사성어로 사불급설(駟不及舌)이 있다. 이는 사(駟)도 인간의 혓바닥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意味)로, 마찬가지로 말조심을 하라는 뜻이다.
유사한 뜻으로는 한번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복수난수(覆水難水),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뜻의 언비천리(言飛千里), 땀이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없듯이 임금의 조칙은 한번 반포되면 취소할 수 없으니 신중을 기하라는 것을 비유한 말의 윤언여한(綸言如汗), 땀이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없듯이 한 번 내린 명령은 취소할 수 없음을 비유한 말의 호령여한(號令如汗),
담에도 귀가 달려 있으니 말을 삼가라는 뜻의 이속우원(耳屬于垣), 담장에 귀가 있다는 말로, 말을 조심하라는 뜻의 장유이(牆有耳), 나쁜 소문은 세상에 빨리 퍼진다는 뜻의 악사천리(惡事千里), 입을 세 번 꿰매라는 뜻으로 곧 말을 삼가라는 교훈의 삼함(三緘) 등이 있다.
또 이런 비슷한 표현에 평원치마, 이방난수(平原馳馬, 易放難收)라는 말이 있는데 '평원을 치달리는 말은 풀어놓기는 쉬워도 불러 거두어 들이기는 어렵다'고 하여 한번 내뱉은 말은 취소할 수가 없음을 경계하고 있다.
또한 말조심과 관련해서 말이 많으면 자주 곤궁에 빠진다는 다언삭궁(多言數窮), 입은 재앙의 문이라는 구화지문(口禍之門), 남자의 말 한 마디는 천 금의 무게를 가진다는 남아일언 중천금(男兒一言 重千金), 오는 말이 곱지 않으면 가는 말도 곱지 않다는 내어불미 거어하미(來語不美 去語何美),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는 화종구출(禍從口出), 세 치의 혀가 백만 명의 군대보다 더 강하다는 뜻의 삼촌지설 강어백만지사(三寸之舌 彊於百萬之師),
혀가 칼보다 날카롭다는 설망어검(舌芒於劍), 남자가 한번 말한 것은 천년이 가도 변하지 않는다는 장부일언 천년불개(丈夫一言 千年不改), 여러 사람의 말은 무쇠라도 녹인다는 중구삭금( 衆口削金), 한치의 칼날로도 사람을 죽인다는 뜻의 촌철살인( 寸鐵殺人 ),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는 화종구출( 禍從口出 ) 등 많은 글들이 있듯이 그 만큼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말이 많은 것을 천언만어(千言萬語), 그 반대를 일언반구(一言半句)라고 하며, 여러 말을 한 마디로 잘라 말할 때는 일언이지하(一言以 蔽之)라고 말한다.
공자(孔子)는 시경(詩經)에 실린 시(詩) 3백편에 대해 일언이폐지 왈사무사(一言以蔽之 曰思無邪)라 즉 한마디로 나쁜 내용이 없다고 하였다. 이 말의 출전은 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이다. 사마난추(駟馬難追)는 위(衛)나라 대부 극자성(棘子成)과 공자 제자 자공(子貢)의 대화에서 유래한다.
棘子成曰: 君子質而已矣 何以文爲?
위나라 대부 극자성이 말하였다. '군자는 바탕을 갖출 뿐이니, 어찌 문채를 꾸미리오?'
子貢曰: 惜乎. 夫子之說君子也 駟不及舌. 文猶質也 質猶文也. 虎豹之鞹 猶犬羊之鞹.
공자의 제자 자공이 말하였다. '가석하오! 선생이 군자를 논하였으나,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도 혀는 따르지 못하는 거요. 문채도 바탕이나 같이 중요하고, 바탕도 문채나 같이 중요합니다. 호랑이와 표범의 털 뽑아낸 가죽은 개와 양의 털 뽑은 가죽이나 같은 것입니다.'
극자성이 자공에게 군자는 그 바탕만 세우면 그만이지 무슨 까닭으로 문채가 필요하냐고 묻자, 자공이 '당신의 말은 군자답지만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 미치지 못합니다. 당신말대로 하면 마치 호랑이 가죽과 표범 가죽을 개 가죽이나 양 가죽과 같다고 보는 이치가 됩니다'고 하면서 극자성의 실언을 경계한 것이다.
송(宋)나라 구양수(歐陽修)의 글에도 '한 마디의 말이라도 한번 입을 떠나면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로도 쫓기 어렵다(一言旣出, 駟馬難追)'는 대목이 있다.
중국의 위대한 작가 위화(余華)가 1995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는 허삼관, 허옥란, 그리고 그의 아들 삼형제 이렇게 한 가족의 이야기로서, 피를 팔면 죽어라 땀 흘리는 노동으로는 만질 수 없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허삼관이 자신의 가족들에게 큰 역경이 닥칠 때마다 자신의 피를 팔아 위기를 넘기곤 한다는 그런 내용 중에서 군자일언(君子一言) 사마난추(駟馬難追)라는 말이 나온다.
또한 사마난추는 오등회원(五燈會元),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비파기(琵琶記), 성세항언(醒世恒言), 증광현문(增廣賢文) 등에 인용되어 널리 회자하는 성어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역시 늘 말조심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입과 혀는 화와 근심을 불러들이는 문이고, 몸을 망치는 도끼와 같다(口舌者禍患之門 滅身之斧也).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 될 것이니, 입을 다물고 혀를 감추면, 몸이 편안하고 어디에 있든지 안온할 것이다(口是傷人斧 言是割舌刀 閉口深藏舌 安身處處牢)."
영혼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어느 과학자가 무게를 달 수 있는 침대에 임종을 앞둔 환자들을 뉘어 놓았다. 환자들의 숨이 떨어질때 평균 29g 정도 무게가 가벼워졌다는 통계를 냈다고 한다. 인간을 지배한다는 영혼이 기껏해야 깃털 하나 무게 밖에 되지 않는 걸까. 이는 날숨의 무게이지 영혼의 무게는 아닐것이다. 영혼은 그 빛깔과 깊이를 알 수 없듯이 굳이 영혼을 재려면 무게가 아니라 그 빛깔과 깊이로 따져야 할 것이다.
눈(雪) 한송이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나뭇가지에 쌓이는 눈송이를 세다 보니 지루해서 더 셀 수 없게 되었는데 그때 눈 한송이가 더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그 나뭇가지를 뚝 부러뜨러 버렸다고. 가볍디 가벼운 눈 한송이지만 큰 나뭇가지도 꺽을 수 있듯, 이것이 무릇 물 한 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는 이치가 아닐까.
그렇다면 말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남아일언 중천금(男兒一言, 重千金)이나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으니 천금(千金)의 가치(價値)와 무게를 지녔을 것이다. 일언기출 사마난추(一言旣出, 駟馬難追)라는 옛말은 한 번 뱉은 말은 사두마차(四頭馬車)도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니 입조심을 하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영혼은 가벼우나 그 깊이를 알 수 없으니 소중하게 다뤄야 하고, 눈(雪) 한송이는 작고 미약하나 그 큰 힘을 알아야 하고, 말은 무거우나 너무 빨라 따를 수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말은 그 사람의 인품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 도취에 빠진 사람은 입을 열 때마다 짧은 식견과 경박한 인품이 드러난다. 하지만 이를 모르니 참으로 딱하다. 남의 충고를 듣기 싫어한다. 그게 문제다. 사람은 모름지기 말을 아끼고 입조심을 해야 한다. 말이 곧 그 사람의 품격을 알려주는 잣대다.
우리 선조들도 말조심, 입조심을 강조했다.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렵다. 말하지 않는 것이 득이다. 말에도 값이 있다. 말은 적을수록 좋다. 말은 할수록 늘고 되질은 할수록 줄어든다. 말이 미우면 줄 것도 안 준다. 말 잘하는 사람은 거짓말도 잘한다. 말 잘하는 아들 낳지 말고 일 잘하는 아들 낳으라. 말이 아니면 대답도 말라. 말이 씨가 된다. 말 한마디 했다가 본전도 못 찾는다.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 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화는 입에서 나온다." 이와같이 말조심에 관한 속담이 많다.
이처럼 말이란 중요하다. 말을 자칫 잘못 뱉어내면 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하게 할 수도 있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말 한마디로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역전시킬 수 있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은 우리 모두 잘 알지 않는가. 이 속담을 대변해 주는 얘기가 있다. 아주 인색한 사람이 종에게 술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그런데 돈은 주지 않고 빈 병만 주었다. 종이 기가 막혀 '빈 병만 주고 돈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술을 사오느냐?'고 물었다. 주인은 '돈없이 술을 사와야지 비범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종은 '알겠다'며 술을 사러갔다. 잠시 후, 주인에게 온 종이 빈 술병을 내밀며 '마시라'고 권했다. '술이 없는 술을 어찌 마시느냐?'는 주인의 말에 종은 이렇게 답했다. '술이 든 술병에서 술을 마시는 일은 누구든 할 수 있지만 빈 병에서 술을 마셔야 비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혀의 작용이 대단하다. 입은 재앙의 문이라는 구화지문(口禍之門)의 고사성어도 있고,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와 같다는 말도 있다. 한 번 입 밖으로 나간 말은 엎질러진 물과 같아서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되도록 말수를 줄여야 한다. 말이 많으면 본인 자신의 기품과 체신도 떨어트리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므로 항상 입을 조심해야 한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보면 혀 밑에 도끼가 들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말조심에 관한 예화(例話)가 있다. 옛날에 짚신을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짚신을 만들기만 하고 장(場)에 일체 내다 팔지 않았다. 가난하여 하루 끼니조차 연명하기 어려운 생활이라 굶고 지내기가 예사였다. 속이 상한 아내가 무슨 이유로 짚신을 장에 내다 팔지 않느냐고 물어도 묵묵부답 답해주지 않았다. 결국 가난에 찌든 아내는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가출했다. 방안에는 짚신만 가득했다.
마침내 그는 짚신을 커다란 자루에 죄다 담아서는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들에게 짚신을 그저 신으라고 보냈다. 단 한 가지 부탁은 낡고 해어져 못 신게 되면 그 짚신을 도로 자루에 넣어 보내달라고 했다. 짚신을 얻어 신은 광부들은 고마워하며 그의 부탁대로 다 신은 짚신을 도로 자루에 넣어 보냈다. 짚신을 태우니 금가루가 모아졌다. 이렇게 수십 차례 새 짚신을 보내고 헌 짚신이 오가는 게 거듭하자 황금이 상당히 모아졌다. 마침내 그는 거부(巨富)가 되었다. 입조심을 했기에 부자가 된 것이다.
이처럼 말조심, 입조심을 하면 만사형통해지며 부자가 되고 삶이 즐거워진다. 우리 모두의 삶도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 험담을 하는 것은 살인보다도 위험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즉, 살인은 한 사람만 상하게 하지만 험담은 한꺼번에 세 사람을 해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첫째는 험담을 하는 자신과, 둘째는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과, 셋째는 그 험담의 주인공이 되어 있는 사람이다.
입이 하나인 까닭은?
인생을 참답게 사는 비결은 자기 자신의 혀를 조심하며 사는 것이다. 게으른 사람보다도,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보다도, 성실하지 못한 사람보다도, 책임감이 없는 사람보다도, 이 세상의 그 어떤 사람보다도 더 나쁜 사람은 입을 조심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 수가 있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말을 함부로 해서 그 실언으로 인하여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고통을 받게 하는 일이 많다.
눈(目)은 둘이요 귀(耳)도 둘이지만 입(口)은 하나인 까닭은? 두 눈으로 자세히 보고 두 귀로는 많이 듣는 대신 말은 적게 하라는 의미임을 우리는 항상 염두에 두고 말을 해야 하겠다. 남의 가슴에 혹은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은 하지 말아야겠다. 내가 무심코 한 말에 그 누구인가는 몹시도 괴로워한다. 내가 한 말은 머지않아 나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언젠가는 다시 되돌아 올수도 있으니까.
탈무드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한 장사꾼이 온 거리를 다니며 '인생을 참답게 사는 비결'을 사라고 외쳤습니다. 그랬더니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모인 사람들은 서로 다투어 인생의 비결을 팔라고 독촉했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비결을 사라고 소리치던 사람의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인생을 참답게 사는 비결'이 어디 있느냐고, 빨리 내놓아 보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을 참답게 사는 비결을 판다고 호언하던 그 사람은 우선 사람들을 질서 있게 정돈시켰습니다.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게으른 사람보다도,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보다도, 성실하지 못한 사람보다도, 책임감이 없는 사람보다도, 이 세상의 그 어떤 사람보다도 나쁜 사람은 입을 조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인생을 참답게 사는 비결은 자기 자신의 혀를 조심하며 사는 것입니다."
하기 쉽다고 해서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러나 쉬운 듯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말을 가려서 하는 일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명예도 불명예도 말에서 나옵니다. 별 생각 없이 남의 얘기를 쉽게 하지만 그 말로 인해서 상대방을 크게 해치는 결과가 얼마든지 있음을 우리는 봅니다. 남의 험담을 하는 것은 상대방만 해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부족함만 드러내고 마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말을 함부로 해서 그 실언으로 고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늘 조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입으로 해서 멍에를 지고 사는 사람이 제일 어리석고 불행한 사람입니다. 별로 쓰임새도 없는 물건은 잘 간수하면서도 재앙을 부르는 입을 잘 간수하지 못한다면 말 때문에 당하는 고통을 면할 수 없습니다. 험담을 하는 것은 살인보다도 위험한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살인은 한 사람만 상하게 하는 것이지만 험담은 한꺼번에 세 사람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첫째는 험담을 하는 자신, 둘째는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셋째는 그 험담의 화제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눈도 둘이고 귀도 둘이면서 입은 하나인 까닭은 눈으로 자세히 보고, 귀로는 많이 들으며, 그 대신 말은 적게 하라는 의미임을 우리는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진실하다는 것은 그 속마음도 진실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말은 밥만큼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하기 전에 두 번 세 번 생각해서 해야 하고, 말은 곧 자기 창조의 표현이므로 참되고 성실한 언어생활을 슬기롭게 운영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말 말 말
중국에서는 '일언기출 사마난추(一言旣出 駟馬難追)'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이미 내뱉은 한마디는 말 네 마리가 끄는 마차로도 쫓아갈 수가 없다는 뜻이다. 논어에 나오는 '네 마리 말도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라는 사불급서(駟不及舌)에서 유래된 말인 듯하다. 당나라 재상 풍도(馮道)도 "입은 화의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이라고 했다.
예로부터 모든 화근(禍根)은 ‘입’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여겼다. 입조심, 말조심하라는 숱한 경구가 전해지는 이유다. 그중에서 '혀 아래 도끼가 들었다'와 '혀는 칼보다 날카롭다'는 설망우검(舌芒于劍)은 말의 무게와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나아가 하루 한 말로 세 번 죽을 고비를 맞는다는 일일지언 삼촉사기(一日之言 三觸死機)에 이르러서는 '말은 곧 목숨'이라는 엄중함까지 느끼게 한다.
요즘도 이른바 '설화(舌禍)'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예전에는 제한된 매체를 통해 전해졌던 말들이 이젠 다양한 형태로 광범위하게 전해지고 있는 것이 설화를 키우고 있다. 이렇듯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할 수 있는 조건이 됐지만, 말의 주체들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말을 쏟아냈지만,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세상'이 된 것 아닌가.
총선을 앞두고 사천 논란 등으로 시끄러웠던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부 공천 확정된 이들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급기야 공천이 취소되는 후보도 나오고 있다. 비록 과거에 한 발언이었지만, 결국 당시 말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꿈이 좌절되고 말았다. 말로 인한 후과인 셈이다.
옛말에 '말이 씨가 된다'라는 것이 있듯 말은 모든 문제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는 것이 세상인심이다. 침묵이 금이라고 하지만, 필요할 때는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입틀막'을 해도 하는 말은 천금의 가치가 있다.
말 한마디의 힘
옛날 어느 산골,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배가 고파 온종일 우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부모는 울음을 멈추기 위해 매질하는 게 일상이었고, 마침 그 집 앞을 지나던 스님 한 분이 그 광경을 물끄러미 보다가 매를 맞는 아이에게 큰절을 합니다. 놀란 부모가 연유를 묻자 '이 아이는 나중에 정승이 될 분이니 귀하게 키우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그때부터 부모는 아이에게 매를 들지 않고 정성 들여 키웠고 정말로 정승이 됐습니다. 부모는 스님의 말이 신통해 수소문 끝에 찾아가 어찌 그리 용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말하기를 '소승이 어찌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겠습니까, 사람이란, 정승같이 키우면 정승이 되고 머슴처럼 키우면 머슴이 되는 게 세상 이치라 잘 살고 못사는 건 마음가짐에 달린 거지요'라고 했다는 전설 같은 얘기입니다.
인도의 지성 타고르는 일찍이 부모와 자식은 다른 세상에서 태어났으니 당신이 아는 배움의 범위에 자식을 한정 짓지 말라고 했습니다만, 맞고 자란 아이가 매를 더 신봉한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와 한 살, 세 살, 그리고 다섯 살 때 등 네 번에 걸쳐 양육과 처벌유무, 빈도, 아이들의 공격성을 측정했더니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따뜻한 말이나 칭찬을 잘 한 경우가 그렇지 못한 아이에 비해 공감 능력이나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겁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의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이 쓴 '블링크(첫 2초의 힘)’을 보면 의사와 환자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환자들에게 2번 이상 고소당한 의사와 반대로 환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의사들을 관찰한 결과, 둘 사이의 결정적 차이는 '대화법'에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의료사고를 당했을 경우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으면서 신뢰를 쌓아 왔던 환자와 가족들은 결과를 받아들이고 의사를 원망하지 않은 반면에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불친절했던 의사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월등히 많았다는 거지요.
어느 대학 교수님이 들려준 얘기입니다. 자동차가 속력을 내는데 반드시 필요한 게 뭐냐고 학생들에게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은 엑설레이터나 핸들, 타이어 등이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고 얘기하면 그제서야 브레이크라는 말이 나온답니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가 어찌 속력을 낼 수 있겠습니까.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속력만 낸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라 적당히 브레이크를 밟을 줄도 알아야 실패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인디언이 말을 타고 한참을 달리다가 잠시 멈춰 서는 것은 내 영혼이 제대로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하듯이 속상하고 화가 나더라도 15초만 참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데, 우리 뇌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해서 분노를 유발하는 호르몬은 15초 내에 피크에 도달했다가 이후 서서히 분해되기 때문이랍니다.
얼마 전 끝난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선수의 짧은 헤어스타일이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이자 많은 국민이 안타까워 했습니다. 일언기출(一言旣出) 사마난추(駟馬難追)라, 한 번 뱉은 말은 4마리 말이 끄는 빠른 마차도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가볍고 날쌔다는 옛말도 있습니다만, 불신과 혐오의 말들은 건강한 사회를 좀먹고 분열로 이어지기에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말을 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나약하기 때문이요, 입을 닫아야 할 때 말하는 것은 무례하고도 경솔하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말(言)과 말(馬) 이야기
평원치마 이방난수(平原馳馬 易放難收)는 '평원을 치달리는 말은 풀어놓기는 쉬워도 불러 거두어들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말을 한번 달리게 하면 멈출 수가 없다는 의미인데, 이 말(馬)은 말(言)이기도 하다. 즉 한번 내뱉은 말은 취소할 수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래서 고인들은 삼사일언(三思一言), 세번 이상 생각을 한 다음에 신중히 말을 해야 한다고 했고, 중국의 속담에도 일언기출 사마난추(一言旣出 駟馬難追) 라, '이미 내뱉은 한마디 말은 사두마차로도 쫓아갈 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옛 사람들은 말(言)을 말(馬)에 빗대어 은유하기를 좋아했다. 묘하기도 하다. 지금 우리네 한국어로는 '말(言)'과 '말(馬)'을 다 '말'이라고 발음하니 말이다.
요즘 세상은 정말 말도 많은 세상이다. 흰말 검은 말, 떠도는 말도 많고 믿기 어려운 말도 많고 이상한 말… 심지어 미친 말들도 날뛴다. 말은 일단 한번 풀어놓으면 거두어들이기 어렵다고 했으니 얼마나 많은 말들이 이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겠는가! 두말하면 잔소리다. 문제는 어떤 말을 믿고 타야 하는가 이다.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안전히 데려다 줄 말을 고르는 데는 말을 잘 봐야 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믿을 만한 말은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 옛날 말이란 것은 지체 높은 관리들이나 타던 것이어서 천리 길을 걸어서 과거 보러 가고 장원급제하면 귀향길은 말을 타듯이 관직에 오름을 상징하기도 했다. 관(官)이라는 글자 속에는 두 개의 입이 있다. 여린 백성들을 대변하기 위한 또 하나의 입을 준 것인데, 스스로를 위해 두 개의 입을 다 사용하면 통제불능의 말들만 난무하게 된다.
믿지 못할 말은 타지 말아야 한다. 나를 태우고 절벽으로 갈지도 첩첩산중으로 갈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말을 믿을 수 있겠나. 우리네가 다들 잘사는 길로 인도해 줄 말을 찾는데는 정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한때는 쌀 한 말(斗)에 검은 말을 흰말(馬)이라 바꾸어 말(言)하던 시절도 있지 않았던가.
이 글에 등장하는 수많은 '말'에 각각 어떤 한자를 달아야 할지… . 말 많은 세상에 필자도 말 한 마디, 말 한 마리 더 풀어놓으니 필자의 뜻을 떠났다.
▶️ 駟(사마 사)는 형성문자로 驷(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 마(馬; 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四(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駟(사)는 ①사마(駟馬: 한 채의 수레를 끄는 네 필의 말) ②사마(駟馬) 수레 ③말(말과의 포유류) ④용(龍) 네 마리 ⑤별의 이름 ⑥네 사람이 함께 수레를 타다 ⑦쫓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채의 수레를 메고 끄는 네 필의 하나를 사마(駟馬), 재게 나불거리는 혀를 사설(駟舌), 말 사천 마리 또는 사두마차 천 대를 천사(千駟), 네 마리 말이 끄는 빠른 수레도 사람의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소문은 빨리 퍼지므로 말조심하라는 사불급설(駟不及舌) 등에 쓰인다.
▶️ 馬(말 마)는 ❶상형문자로 말의 모양으로 머리와 갈기와 꼬리와 네 다리를 본떴다. 개는 무는 것을, 소는 뿔을 강조한 자형(字形)이지만 말의 경우에는 갈기를 강조하고 있다. 부수로 쓰일 때 말과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馬자는 ‘말’을 그린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馬자를 보면 말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큰 눈과 갈기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머리와 갈기는 간략화 되었고 해서에서는 다리가 점으로 표기되면서 지금의 馬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말은 고대부터 사냥과 전쟁에 이용되었지만 주로 먼 거리를 달리는 용도로 쓰였다. 그래서 馬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들은 주로 ‘(말을)타다’나 ‘가다’, 말의 행위, 동작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馬(마)는 (1)성(姓)의 하나 (2)말 등의 뜻으로 ①말(말과의 포유류) ②벼슬의 이름 ③산가지(수효를 셈하는 데에 쓰던 막대기) ④큰 것의 비유 ⑤아지랑이 ⑥나라의 이름, 마한(馬韓) ⑦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마구간을 마사(馬舍), 말의 똥을 마분(馬糞), 말을 타는 재주를 마술(馬術), 말이 끄는 수레를 마차(馬車), 말을 부리는 사람을 마부(馬夫), 말을 타고 떼를 지어 다니는 도둑을 마적(馬賊), 말의 몇 마리를 마필(馬匹), 말의 다리를 마각(馬脚), 말을 매어 두거나 놓아 기르는 곳을 마장(馬場), 경마할 때에 파는 투표권을 마권(馬券), 말을 타고 나감으로 선거에 입후보함을 출마(出馬), 수레와 말을 거마(車馬), 자기가 사랑하는 말을 애마(愛馬), 타는 말이나 말을 탐을 기마(騎馬), 걸음이 느린 말이나 둔한 말을 노마(駑馬), 걸음이 썩 빠른 말 한마를 준마(駿馬), 말에서 떨어짐을 낙마(落馬), 말이 빨리 달리는 것을 겨룸을 경마(競馬), 말을 탐으로 사람이 말을 타고 여러 가지 동작을 하는 경기를 승마(乘馬), 대나무를 가랑이 사이에 끼워서 말로 삼은 것을 죽마(竹馬), 기차를 말에 비유한 일컬음을 철마(鐵馬), 말의 귀에 동풍이라는 뜻으로 남의 비평이나 의견을 조금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 버림을 이르는 말을 마이동풍(馬耳東風), 말의 다리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숨기려던 정체가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마각노출(馬脚露出),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의 마혁과시(馬革裹屍), 말이나 소에 의복을 입혔다는 뜻으로 학식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마우금거(馬牛襟裾),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뜻의 마부정제(馬不停蹄), 말도 갈아타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예전 것도 좋기는 하지만 새것으로 바꾸어 보는 것도 즐겁다는 말의 마호체승(馬好替乘) 등에 쓰인다.
▶️ 難(어려울 난, 우거질 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근; 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진흙 속에 빠진 새가 진흙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 합(合)하여 '어렵다'를 뜻한다. 본래 菫(근)과 鳥(조)를 결합한 글자 형태였으나 획수를 줄이기 위하여 難(난)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의 이름을 가리켰다. ❷형성문자로 難자는 ‘어렵다’나 ‘꺼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難자는 堇(진흙 근)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堇자는 진흙 위에 사람이 올라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근→난’으로의 발음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難자는 본래 새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일찌감치 ‘어렵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기 때문에 어떠한 새를 뜻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새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가 왜 ‘어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일까? 혹시 너무도 잡기 어려웠던 새는 아니었을까? 가벼운 추측이기는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래서 難(난, 나)은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어서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렵다 ②꺼리다 ③싫어하다 ④괴롭히다 ⑤물리치다 ⑥막다 ⑦힐난하다 ⑧나무라다 ⑨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⑩공경하다, 황공해하다 ⑪근심, 재앙(災殃) ⑫병란(兵亂), 난리(亂離) ⑬적, 원수(怨讐) 그리고 ⓐ우거지다(나) ⓑ굿하다(나) ⓒ어찌(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고(苦), 어려울 간(艱)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쉬울 이(易)이다. 용례에는 어려운 고비를 난국(難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난문(難問), 어려운 문제를 난제(難題),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풀기가 어려움을 난해(難解), 일을 해 나가기가 어려움을 난관(難關), 무슨 일이 여러 가지 장애로 말미암아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음을 난항(難航),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견디어 내기 어려움을 난감(難堪), 바라기 어려움을 난망(難望), 처리하기 어려움을 난처(難處),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어떤 사물의 해명하기 어려운 점을 난점(難點), 뭐라고 말하기 어려움을 난언(難言), 병을 고치기 어려움을 난치(難治), 이러니 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시비를 따져 논하는 것을 논란(論難),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경제적으로 몹시 어렵고 궁핍함을 곤란(困難),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재난(災難), 힐문하여 비난함을 힐난(詰難),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난(苦難), 위험하고 어려움을 험난(險難), 공격하기 어려워 좀처럼 함락되지 아니하는 난공불락(難攻不落), 잊을 수 없는 은혜를 난망지은(難忘之恩),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난형난제(難兄難弟) 등에 쓰인다.
▶️ 追(쫓을 추/따를 추, 갈 퇴, 따를 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𠂤(퇴, 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부수를 제외한 글자 𠂤(퇴, 추)는 군대가 모인 언덕으로 追(추)는 적의 뒤를 쫓아 나아가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追자는 '쫓다'나 '거슬러 올라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追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阜(언덕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阜자는 흙이 쌓인 모습을 그린 것으로 '언덕'이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追자의 갑골문을 보면 辶자가 아닌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와 阜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언덕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산등성이 너머로 도망간 적이나 산짐승을 추격한다는 뜻이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길'을 뜻하는 彳자가 더해지면서 길을 따라 추격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게 되었다. 그래서 追(추, 퇴, 수)는 ①쫓다 ②이루다 ③잇닿다(서로 이어져 맞닿다) ④거슬러 올라가다 ⑤구하다 ⑥채우다 ⑦부르다 ⑧따르다, 사모하다 ⑨뒤쫓는 사람 ⑩나라의 이름 ⑪성(姓)의 하나 그리고 ⓐ갈다(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하여 다른 물건에 대고 문지르다), 문지르다(퇴) ⓑ종을 거는 끈(퇴) ⓒ언덕(퇴) ⓓ따르다(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쫓을 축(逐)이다. 용례로는 나중에 더하여 보탬을 추가(追加), 뒤를 밟아 쫓음을 추적(追跡), 어디까지나 뒤쫓아 구함을 추구(追求), 죽은 사람을 사모함을 추모(追慕),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을 추억(追憶), 죽은 사람을 생각하여 슬퍼함을 추도(追悼), 어디까지나 캐어 따짐을 추궁(追窮), 뒤에서 따라가 앞의 것을 앞지름을 추월(追越), 일이 지나간 뒤를 추후(追後), 뒤쫓아 가며 침을 추격(追擊), 쫓아 냄을 추방(追放), 뒤에 추가하여 말한다는 추신(追伸), 친구 따라 강남 감 또는 자기의 주견이 없이 남의 말에 아부하며 동조함을 일컫는 말을 추우강남(追友江南), 조상의 덕을 추모하여 제사를 지내고 자기의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음을 일컫는 말을 추원보본(追遠報本), 지난 일을 뉘우쳐도 소용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추회막급(追悔莫及), 남의 여자를 쫓다 제 아내를 잃다라는 뜻으로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 자신이 지닌 소중한 것을 잃게 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추녀실처(追女失妻), 피할 곳 없는 도적을 쫓지 말라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적을 모질게 다루면 해를 입기 쉬우니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라는 말을 궁구막추(窮寇莫追), 피할 곳 없는 쥐를 쫓지 말라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적을 모질게 다루면 해를 입기 쉬우니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라는 말을 궁서막추(窮鼠莫追), 지나간 일은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장차 다가올 일은 조심하여 이전과 같은 과실을 범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내자가추(來者可追)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