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와 노트북 가방, 보조가방에 면세점 쇼핑백까지 4개를 이고 지고 전철을 타고 온
나는 드디어 역에서 집주인을 만나 내가 살 집으로 향했다.
역에서 걸어서 5분쯤.
상점가를 지나니 바로 한적한 주택가다.
집은 맨션인데 외관상으로는 조금 되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깔끔하고 넓다.
혼자 살기는 아까울 정도로 넓단 생각이 들었다.
룸메랑 함께 살까 어쩔까 고민 많이 했었는데 또 고민을 하게 될거 같기도 하다.
집주인에게 방에 대해, 가전제품 사용법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구두로 했던 계약을
계약서에 도장 찍음으로서 마무리 짓고 야칭도 주었다.
이집은 이제 정말 내가 살 집이구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만의 집에서 살게된 나는 정말 감개무량했다.ㅎㅎ
집주인도 오늘 이사를 했기 때문에 정리를 하셔야 한다기에 보내드리고 상점가로 나왔다.
당장 이불과 커텐이 필요했는데 집주인분께서 이즈미야와 다이에 두곳중 가서 비교해보고
사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두곳을 다 가보았다.
처음에 이즈미야에 갔다가 다음에 다이에를 갔는데 이불도 종류가 참 많기도 하다.
요새는 담요같은 요를 많이 파는거 같았다. 오리털 이불도 많이 팔고...
들고 갈라니 막막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필요한게 눈에 마구 들어오는데 이렇게 대책없이
살 수는 없단 생각에 하나도 사지 못했다.
한참 우왕좌왕하다 엄하게 상점가의 이불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연세 지긋하신 아주머니께서 이것저것 잘도 권해주신다.
싱글침대용 깔개와 덮개 도톰한걸로 6천엔 정도에 샀다.
만엔은 줘야할거라 예상했는데 싸게 사서 나름 뿌듯해 했다.
커텐은 이즈미야에서 3980엔 주고 이불색과 비슷한 분홍을 사서 달았다.
러블리한 방으로 꾸며지는겐가?! 큭.
근데... 집에 약간 문제가 있는거 같다.
난 추위를 많이 안타는 편인데도 이방이 외풍이 심해서 공기가 너무 차다.
이불을 돌돌말고 글을 쓰고 있다.
아직 초겨울인데 온풍기 마구 틀어대면 전기세 감당 안되지 싶어 참아본다.
커텐을 더 긴걸로 사서 달 걸 하는 후회가 엄습...;;
아직 밥통이 없어서 밥도 못해먹고,
내일은 라면이라도 끓여먹어야지 싶어 다이소에서 냄비 하나 사왔다.
저녁엔 빵이랑 커피나 한잔 하려고 했는데 슬프게도 주전자는 있는데 컵이 없다.ㅡ.ㅡ;
오늘밤 자기전에 살림살이 목록 지대로 작성해두고 사들여야할거 같다.
휴우...
상자위에 노트북 올려놓고 이짓하다 까딱하면 노트북도 뒤로 넘어가지 싶네. 쩝;;;
참!
옆집여자가 상당히 독특(?)한거 같다.
집주인이 인사시켜주기에 잠시 인사를 나눴는데 우울증 환자라는거 같다.
스스로 그런 말을 마구 해대며 친구 하자는둥... 하는데 횡설수설 하신다.
집주인은 왜 굳이 날 그여자에게 소개시켜준걸까 하는 의문을 가졌지만 생판
아무도 모르는 것보다야 낫겠지?!
근데 왠지 옆집여자와의 즐겁지 않은 에피소드가 생길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내일과 모레중에는 외국인 등록증 신청도 해야하고, 신청하면 통장도 만들고 해야겠다.
알바도 알아봐야할텐데 가까운데 할만한데가 있으려나...
난 자전거도 못타고 발품 팔아야 하는데 은근 걱정스럽다.
길에 꽂혀있는 구인광고지 비슷한 책을 들고 왔는데 들여다 보고 자야겠다.
직장 잘 다니다 결혼이나 할 줄 알았던 내가 많은걸 져버리고 이곳에 온 이유와 의미를
지금부터 잘 찾아가야할 거 같다.
복잡한 마음, 힘들고 아픈 마음은 다 남겨두고 떠나왔으니 씩씩하고 즐겁게 잘 지내는
일만 남았다.
떠나기 일주일전쯤부터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이런저런 고민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는지
원래도 잘 트는 입술에 바이러스가 포진을 해서 입술이 퉁퉁 부르터버렸다.
아시클로버나 바르고 피로회복제 먹고 자야겠는데 집주인이 남겨주고 간 냉장고속
아사히 비루가 나를 부르네.
먹고 자야지. 히히.
어쨋든 별양아~~~ 감바로오요~~~!!!^^*
그런데 정말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
첫댓글 음..그 우울증 옆집 여인네,,도움의 손길을 주는게 어때요? ^^ 나름대로...대화 많이 할 수 있을거 같은데.그쵸?
짐정리 하고 또 인사오겠다고 말했더니 너무나 기대해해서 뭔가 관계가 엮이긴 할거 같은데...ㅋㅋ 대화는 좋은거니까.... 해봐야죠.^^;
우선 푹쉬시고 살림장만 알뜰하게 잘하시길!! 옆집분과의 에피소드가 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고;;막이러고ㅠ
아직 에피소드가 없는데.. 조만간...ㅎ
님..궁금한게 있는데여~집은 부동산 통해서 구하신 건가요??? 아니면 주인하고 바로?? 주인이 배웅나왔다고 하시길래 궁금해서..^ ^
이 워킹 까페에 집 내놓으신 분이랑 해서 직접 했어요. 다행히 일본사시는 한국분 소유 집이고 그분은 방 두개짜리로 가신다고 저한테 세를 놓을셨죠.
엄청 잘 사실것 같은 예감이네요~ 아무튼 저도 어서 가고 싶어요~
오... 제발 엄청 잘 살고 싶어요 저.^^
오사카로 가셨군요.. 칸사이쪽엔 볼 곳 많으니까 많이구경하시고 좋은 추억 만드세요^^ 난바에서 팔던 551고기만두와 유명한 리쿠루아저씨던가 치즈케익이 그립네요 ㅠㅠ
그런 유명한 것이?! 저는 오사카중에서도 촌이랑 시내 언제 나갈런지...ㅎㅎ 암튼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