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운동이 신체 조건에 따라 유불리가 생기지만, 농구는 특히 그렇다.
게다가 키라는 것은 타고난 것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훈련으로 점프력을 높인다 하더라도 작은 선수는 작은 선수이다.
계속 점프하면서 뛸 수도 없지만 스카이콩콩 그런들 효과적인 플레이가 되지도 않는다.
오늘 하나는 스몰라인업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해리슨 대신 과트미.
아무래도 상대방이 리그 최단신 팀이고, (블랙: ???) 경기 끝나고 출장 시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저께 이후로 아무래도 지칠 수밖에 없었던 주전들을 위해 비교적 고른 기용을 가져가려고 했다.
하나가 올해보다는 내년을 기약해야 하지만, 그래도 남은 시즌 성적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강이슬을 비롯해서 주전들은 승패가 결정날 때까진 열심히 뛰었고.
결국 어느 시점에서 산업의 집중력 유지가 안 되면서 하나의 완승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렇게 말하는 게 산업을 두 번 죽이는 것이지만, 솔직히 오늘 경기를 가지고 승부처니 승리 요인이니 MVP니를 따지는 게
하나에게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지금 들어간 이 3점슛이 그 날도 들어갔더라면"을 무수히 쌓아 온 게 올해의 하나은행이다.
그래도 투자를 해야 이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비트코인 사지마세요 하는 것이니, "아깝다"는 것 자체가
하나가 올 해 무언가 많이 넣어보았다는 뜻이다. 오늘 상대인 산업이 "안타깝다"는 말로 표현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쉽다.
(그나저나. 김지영 선정의 이유는 무엇? 요즘&오늘 잘 한 거, 귀여운 거 다 안다니까.. 그래도 20+득점 에이스가 있는데..)
산업전에서 평균 20점을 넣어준 강이슬은 오늘도 20점을 돌파했다. 진안과의 추돌사고 전까지 4쿼터 강이슬은 그야말로 무적.
비교적 제 컨디션을 발휘 못한 전체적인 주전 선수에, 퓨쳐스 멤버로는 산업도 하나에 결코 꿀리지 않았겠지만,
중국식 계산으로 강이슬 못 막은만큼 졌다. 득점도 득점이지만 여기서 어떻게 풀어가야 하지, 할 때
아무나 에라모르겠다슛을 던지는 것과 토끼님이 무언가 해주실거야가 되는 것의 차이는 크다.
아직은 수비 좋은 선수가 붙을 때와 아닐 때의 차이가 크긴 하지만,
(슛의 다른 모든 기본기가 갖춰져서) 본인의 손 끝 감각으로 경기의 승패도 조절할 수 있는 선수가 되어 가고 있다.
하나는 오늘 낙승했지만, 확실히 좀 피곤해 보였다. 구슬의 턴오버로 2대1 속공 상황이 왔을 때,
따라간 그 1명이 김시온이 아니라 박혜진.. 아니 한채진만 되었어도 실패할 가능성이 좀 있었다.
반면에 산업은 왜 피곤해 보이는 걸까? 아니.. 12연패 13연패 하고 있는 팀한테 기운을 내라는 내가 이상한 건가..
KBL 레전드의 유행어처럼, 산업 선수들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니"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무익한 것이라고 해서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익한 것에 진심을 다해 임하는 모습에서 그 사람의 진가가 나온다.
지금 산업 선수들이 보여줘야 하는 건 스텝백 3점슛이나 페이더웨이 점퍼가 아니다 (아 물론 할 수 있으면 참지는 말고)
박스아웃할 때 엉덩이에 힘 딱 주고, 루즈볼 굴러갈 때 일단 첫 발을 빨리 떼는, 그런 것들이 보여야 한다.
농구 감독들은 하나같이 선수들이 지치면 바로 저런 플레이부터 사라진다고 했다.
하나에게는 져도 되지만 산업에게는 지지 않는 산업 선수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건 그거고. 산업은 정말 감독대행 1명으로 시즌을 마치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오늘 한채진이 강골의 상대방 센터(...)와 크게 충돌하면서 부상 아웃되었을 때,
박영진 감독대행은 맴찢이라 선수 상태를 보러 가지 않았다. 그가 한채진 한 명(물론 팀의 기초이자 기둥이자 대들보지만)을
보러 가면, 10명의 코트 위 선수를 보는 눈이 없어지기 때문인 거 같았다.
퓨쳐스 지도하느라 1군 손발 맞출 시간이 부족한 감독.
상대팀 우리팀 비디오 보느라 1군 엔트리 고민할 시간이 부족한 감독.
경기 상황 보느라 선수 상태 못 살피는 감독.
워낙 모기업이 어려워서 정말 몇 천만원이 없는 건지, 시중은행 아니라 그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시즌이라고 이렇게까지 손 놓고 있는 모습은 산업은행 자체에 대한 이미지도 깎아먹는 거 같다.
서두에 키 얘기를 했는데, 그래서 농구는 참 불공평한 운동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이 이따금 선전하기는 하지만 농구는 서양인에게 유리한 스포츠이다.
(흑인 NBA 선수가 많은 거 보면 나이지리아 같은 나라가 부자였다면 농구도 잘했을지는 모르겠다)
(WKBL이라면 국민은행에게 유리한 스포츠라고 해야 할까?)
제 아무리 서수빈이 아톰 로켓 모양 머리를 했다고 해서, 훨훨 날아올라서 리바운드를 따내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총체 난국의 산업을 빼면, 현 시점 리그에서 신장으로 가장 불리한 팀은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예전에도 비슷한 걸 느꼈는데. 오늘도 하나 선수들은 정말 코트를 색칠하고 다니는 사람들처럼
부지런히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그리고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청록색 유니폼을 입고 나오는 모든 선수가 거의 똑같이 했다.
농구에 공평한 게 있다면, 모두가 발은 코트에 붙어있다는 것이다. 누구도 공중에 떠서 경기하는 사람은 없다.
(수빈이 안심하고 계속 그 머리 해)
그리고 농구는 점프하는 시간보다 뛰어다니는 시간이 훨씬 많다.
그래서 40분의 경기 시간을 뜀박질에 확실히 투자한 하나 선수단 전체에게 수훈상을 주고 싶다.
덧.
강수겸아정의 인생 경기만 아니었다면, 금요일 경기에서 보여준 김단비(신)의 활약상이 지난 주 최고가 아니었나 싶다.
기술에 눈을 뜬 선수는 어떻게 막는다 해도 시야에 눈을 뜬 선수는 참 막기 어렵다.
팀 사정, 내지는 쏜튼 덕에 강제 변신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김단비(신) 선수 인생의 2막도 참 기대가 된다.
물론 1막도 지금 한창 잘 하고 있지만. ^^
첫댓글 강이슬 나갈 때 피도 나던 것 같아서 김지영으로 선정한 것 같아요... ㅠㅠ 많이 안 아팠으면ㅠㅠ
그렇다면 그나마 이해를.....하려고 해도 백지은 선수가 됐어야..... (올스타니까 넘어갑시다)
김지영 선수 그래도 밝은 에너지 참 보기 좋습니다.
강이슬 선수는 인중 근처를 맞은 거 같은데 급소치고는 큰 부상 아닌 듯해서 다행입니다. 하이파이브 때는 다행히 맨 얼굴로 하더라구요.
오늘 강이슬 선수는 조금 덜 썼으면 어땠을까 했습니다.
본문에 적으신 말도 맞지만요.
전반전 끝나고 나서 백지은 선수가 인터뷰 할 줄 알았어요.
퓨처스 경기 봤는데 할 일 많더군요.
고교 코치 보는 줄 알았습니다.
다음의 주옥 같은 문장에 고개를 끄덕였고,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 상대 팀에 져도 되지만 산업에게는 지지 않는 산업 선수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 수빈이 안심하고 계속 그 머리 해
농구 시야 트이기가 무척 어렵다는 걸 여농보면서 새삼 느낍니다.
여자부 고등학교 경기 하이라이트로만 봐도 코트 위에 빈 공간이 많이 보이죠. 퓨쳐스는 그거랑은 완전히 다를 테고. 1군 경기는 또 다를 거에요. 내 눈 앞에 선수도 다 커버가 안 되는데 시야까지는.. "이제 농구 좀 알겠다" 싶은 때는 체력과 기술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 안에 충분히 성장을 해야겠죠.
서수빈 머리는 중계진이 보기에도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ㅎㅎ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관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오늘 제 딸과 직관했는데요....
점수 차가 많아서 나중엔 제발 65점만 넣어라 했더니 딱 65점이네요.
하지만 역시 오늘도 무너지는 플레이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파트 주차장에서 딸이랑 이런저런 플레이를 얘기하다가
KDB는 왜 이렇게 매번 똑같은 플레이를 하지?하면서 제가 흉내를 내니까
제 딸은 쫀디를 너무 많이 쓰니까 3점을 많이 당한다고
차라리 한채진 선수가 힘들어도 강이슬 선수를 박스원을 해보면 어떨까 하더라구요.
강이슬 선수에게 오늘 득점을 너무 많이 준 게 패배의 원인 중 하나였으니까요.
아무튼 저희 모녀는 맛있는 식사-바나나우유 10개를 계속 유보하기로 했습니다.
맞아요 바나나우유를 위해서라도 연패를 끊어야지요!! 쫀디라는 전문 용어로 대화하시는군요 부럽습니다 ㅎㅎ 다른 팀이 하나를 상대할 때 강이슬 선수를 전담마크 시키는 거 같은데, KDB는 한채진 선수를 전담수비에 체력 다 써 버리면 안 될 상황이라... 지금은 알면서도 당하는 시기 같아요 휴 ㅠㅠ
@은경이 옳으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KDB엔 그렇게 수비할만한 선수가
오로지 단 한 명 한채진 선수 밖에 없다는 게 문제지요....
한채진 선수를 ctrl c, + ctrl v 하고 싶은 심정이라네요. 제 딸이.
ctrl ->도 추가~~
간절히 일승을 바라니까요.
강력하되 과격하지 않은, 재미있지만 부상은 없는 경기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강슬 선수는 이번 시즌 진짜 !!!!!!!!!!!!!
이번 시즌 강이슬 선수의 (+)는 확실하네요 ^^
강이슬 인터뷰많이했으니 시킨것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ㅎㅎ저번토욜에 김보미인터뷰는 조금 많이의외였죠
그랬군요 코에 반창고 붙인 썸네일은 봤습니다. 부상투혼 언니라 해줄 법도 했네요.
개소리 일지 몰라도 kcc가 마지막 우승 하던 챔프전서 허재감독이 타임부르더니 코치들과 쓱 빠졌죠
의아했는데 부상이라 뛰지 못한 추승균이 앞에 오더니 선수들을 독려하더군요
어차피 곧 코치 할 거라고 시켜 본 거...
차라리 퓨처스 지도를 조은주가 한 번 해보는 것도...
여농 베테랑들의 생리는 잘 모르지만, 그렇게 하면 은퇴 종용 압박이 되는 건 아닐지 모르겠네요. 물론 그게 아니라도 지금 선수 생명에 위기가 오긴 했지만... 삼성생명으로 치면 허윤자 선수 정도라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은퇴 선언했으니), 안 그래도 선수들 미래가 불안한 터라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은경이 그게 문제죠...
플레잉 코치라는 제도도 분명 있건만...
박영진 대행 혼자 다 하는라 뭐 하나 집중할 상황이 안 되니 해 본 말입니다
인터뷰 대상자는 해설위원이 지목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제는 그 분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2.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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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캡틴 모찌도 인상적이었죠
하나은행에서 정말 중요한 선수는 캡틴일 겁니다
결속력에 따른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데 역할이 크죠
후배 선수들이 분위기 보면 거의 뭐 주장님 팬? 추종? 이런 분위기에요 어린 선수들도 도움을 준 잘 따르는 언니 물어 봄 다들 백지은이라하고요
수비니의 로켓 머리는 이유는 알겠는데요...
똥머리하다 단발치고 나니까 안 묶었거든요 근데 이 머리가 다시 길어서 나풀 거린단 말에요?
외갈래로 묶자니 그러긴 짧아서 옆쪽이 삐져나와 나풀 거림...
그래서 저런 형태...
근데 헤어스타일 바뀌도 슛도 로켓마냥 고각이 됐어요
아직 명중률은 더 잡아야겠지만 이전에 비해 슛에 멈칫이 확연히 줄었엉‥8
@칼윈 로켓 머리를 해서 슛 각도가 높아졌다는...? 어..엄청나군요! 이하은/이수연/백지은 세 선수는 피벗을 위해 아프로헤어를 해야겠군요! ㅎㅎㅎ (아프로헤어 캡틴 모찌라......... 상상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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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경이 아프로 헤어랑 피벗의 관련도는...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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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윈 죄송합니다 헛소리를 너무 진지하게 해서....-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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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경이 저도 그냥 얼른 매치가 안 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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