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공평하다
- 강영은
경기가 끝났을 때 승자도 패자도
눈물 흘렸다.
땀으로 얼룩진 표정을 닦는 척,
수건에 감정을 파묻고
꾹꾹, 목울대를 치받고 올라오는
울음을 눌렀다.
양팔을 높이 쳐든 승자는
메달을 가져갔지만
텅 빈 손을 내려다보는 패자에게도
메달은 있었다.
시간이라는 메달!
승부는 다만 순간 속에 녹여낸 사물일 뿐
딱딱한 기쁨을 목에 걸었다고
시간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물컹한 슬픔을 손에 쥐었다고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시간은 안다.
그 공평함이 세상을 걷게 한다는 것을
흐르지 않는 시간 있어
눈물이 한 생을 완성하는 그때
이슬처럼 영글게 하는
그 공평함이 신의 은총이라는 것을
먼 길 걸어본 당신과 나는 안다.
ㅡ월간 《新東亞》(2024,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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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3차예선전에서 이라크를 3:2로 이겼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아슬아슬함으로 6분 추가시간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4차예선전에서도 선수단은 최선을 다하여 기필코 월드컵 무대에 서야합니다
아직 끝이 아니고 승부의 시간은 이어질 것이기에
딱딱한 기쁨과 물컹한 슬픔이 기다릴 겁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여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야기들이 이슬처럼 맺힐 것이어도
공평한 눈물의 시간은 신의 은총이라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