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외국인직접투자(FDI) 동향
2020-12-17 방글라데시 다카무역관 김종헌
- 회계연도 2019/20 외국인직접투자액(FDI) 약 23억7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39% 감소 -
- 최대 투자국은 영국, 주요 투자 분야는 전력·금융업 및 섬유봉제업 –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은 회계연도 2019/20 기준 방글라데시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이 23억7000만 달러로 회계연도 2018/19 (38억9000만 달러) 대비 3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주된 감소 원인으로는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기업의 방글라데시 유입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FDI 순 유입 금액은 2019년 상반기 17억7000만 달러에서 11억9000만 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방글라데시의 외국인직접투자(FDI) 동향
방글라데시는 외국인직접투자 순 유입액은 회계연도 2018/2019에 38억9000만 달러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회계연도 2019/20에는 23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방글라데시의 외국인 투자자 중 영국은 4억3500만 달러의 순 유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2억7700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으며 중국, 노르웨이,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분야별로는 전력(Power) 분야가 5억2000만 달러로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했으며, 금융업(Banking)이 3억200만 달러로 2위, 섬유봉제업(Textile and Wearing)이 2억7100만 달러로 3위, 통신업(Telecommuication), 식품(Food), 건설(Construction), 가스 및 석유(Gas and Petroleum)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의 對방글라데시 투자진출 동향
한국의 방글라데시 투자액은 2020년 11월까지 누적 3억8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방글라데시 투자진출은 2017년부터 급격히 증가했는데,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방글라데시 투자진출 업종 중 제조업 분야는 전체 투자진출금액의 평균 90%를 초과하는 높은 비중을 보였다.
방글라데시 투자진출 환경
FDI는 특히 방글라데시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을 위한 강력한 엔진으로, 국가가 자본을 확보하고 고용을 창출하며, 생산능력을 높이고 관리 및 기술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의 순 FDI 유입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증가했지만 주변국에 비교하면 아직도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방글라데시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 8.1%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FDI의 비율이 0.5%을 기록했는데,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수치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이 심화돼 중국에 있던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타 아시아 국가들로 이전하는 상황에서 방글라데시는 여러 문제들로 인해 글로벌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최빈국 특혜관세 혜택을 활용해 해외 교역 상대국들로부터 높은 관세 수익을 올리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꺼리는 점은 글로벌 기업의 투자진출에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를 늘리기 위해 외환 거래 지침을 개정하는 등 다양한 금융정책을 검토하고 있으나 정부의 달러 보유가 불안정해 외국인 투자자의 수익금·배당금 반출 통제는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20년 8월 방글라데시 상무부 회의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방글라데시 투자진출 장벽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세수 문제로 인해 현재의 환율 정책을 보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아직 포괄적인 FDI 정책을 마련하지 않아 부처 간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관료들의 부정부패가 아직까지 만연한 점도 방글라데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장애물이 된다. 이러한 여러 장애물들로 인해 실제로 세계은행(WB)이 발표한 방글라데시의 『Ease of Doing Business』 지수는 2020년 190개국 중 168위로 매우 낮은 편이다.
한편 열악한 방글라데시의 투자진출 환경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 투자 진출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큰 기회가 되기도 한다. 방글라데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며, (‘19년 7.3%, ‘18년 7.9%, ‘17년 7.5%, ‘16년 7.2%),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각국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5.2%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될 정도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에는 경제특구법을 발효하고 전담관청(Bangladesh Economic Zones Authority)를 설립하는 등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해 경제특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수출가공공단(EPZ, Export Processing Zone)는 수출전용 특구로써 세금 등의 인센티브 제공에 주력했다면 경제특구(Economic Zone)은 세금 등의 인센티브는 수출가공공단과 동일하되 수출과 더불어 내수시장 판매 또한 가능토록 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현재 민관 합동으로 전국에 100여 개의 경제특구(EZ)를 개발 중에 있다. 방글라데시는 섬유봉제업 종사자가 전체 인구의 30%이며, 국가 수출 총액에서 섬유봉제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일 정도로 섬유봉제업 의존도가 높은데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산업의 다각화 및 고도화를 꾀하고자 한다.
현지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방글라데시 제조업 기업 Apex Husain Group의 부회장 Wahed Azizur Rahman은 “방글라데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인근 경쟁국가들에 비해 기반 시설이 분명히 부족한 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는 인도, 중국과 인접해 서남아시아의 지정학적, 전략적 요충지이며 세계 8위에 해당하는 1억7000만 명의 인구와 젊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연평균 7%대의 고도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현지기업들도 완제품에 대한 고율의 수입관세 회피 및 원가절감을 위해 직접 생산설비를 확충해 원재료 및 부품을 수입해 현지 조립 생산하는 추세로 전환하고 있으며, 조만간 부품 자체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방글라데시 정부에서 외국기업과 합작 설립하는 경제특구에 대해 더 큰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Apex Husain Group도 현재 방글라데시 정부의 승인을 받고 해외기업과 협업해 경제특구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미-중 분쟁 이후 방글라데시가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각되며, 여러 외국인 투자자들이 방글라데시를 검토하고 특히 글로벌밸류체인(GVC) 재편에 대한 조짐에 따라 방글라데시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마련 중이다. 일본은 남아시아 거점 확보를 위해, 중국은 인도 견제를 위해 방글라데시를 전략국가로 지정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다양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 2014년에는 아베 총리가 방글라데시를 방문했으며, 중국은 인도 견제를 위해 2016년 시진핑 주석이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했으며, 2019년 7월 이낙연 전 총리의 방글라데시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교류가 화두에 오르기 시작했다. 서남아시아의 전략요충지로서 방글라데시가 점차 각광을 받고 한-방 양국 정부 간 교류도 점차 활발해짐에 따라 제조업 기반의 우리 기업들 또한 남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방글라데시를 검토해 볼만하다.
자료: 방글라데시 중앙은행(Bangladesh Bank), 세계은행(World Bank), 한국 수출입은행, KOTRA 다카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