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곽기영 아저씨 하반기 계획 워크숍 때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아저씨와 매주 열리는 장날을 챙기기로 약속했다. 이전부터 장날에 시장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저씨였다.
오늘은 26일! 거창 장날이다. 거창은 1, 6 이 포함되는 날 장이 들어선다.
“곽기영 아저씨, 오늘 장날입니다. 시장 구경 갈까요?”
“음음.”
얼른 가자는 듯 양말을 신고 나온다. 시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내리자 맛있는 냄새들이 코를 자극한다.
“곽기영 아저씨, 냄새가 장난 아닙니다. 분명 아침을 먹었는데 다시 배고픕니다. 맞죠?”
“음음.”
아저씨가 가고 싶은 곳이 있는 듯 한 쪽을 향해 손짓한다.
“네? 화장실 급하세요? 같이 가요.”
표지판을 보고 화장실 앞에 왔지만 여기가 아니라며 아저씨는 다시 어디론가 가자고 한다.
“네? 혹시 곽기영 아저씨가 앞장서 주시겠어요? 제가 뒤에 바짝 붙어 따라가겠습니다.”
아저씨에게 앞장 서줄 것을 권하고 손을 잡고 뒤에서 따라갔다. 아저씨가 가던 길을 멈추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무엇을 찾고 계신 걸까? 같이 주위를 둘러본다. 아! 찾은 것 같다.
“곽기영 아저씨, 혹시 저기 인가요?”
아저씨가 맞다는 듯 제자리에서 빠르게 한 바퀴 돈다. 도착한 곳은 장날에만 들어서는 어묵과 핫바를 파는 곳이다.
“맞았네요. 드시고 싶은 것 고르시면 됩니다.”
아저씨는 얼른 핫도그를 하나 집는다. 더 고소한 냄새가 나는 어묵 종류를 고를 줄 알았는데 의외다.
“더 드시고 싶으신 것 없으세요?”
“음음.”
옆에 있던 어묵을 몇 개 더 고른다. 역시! 핫도그는 시작이었다. 그 자리에서 어묵을 하나 더 먹었다.
“곽기영 아저씨, 저희 점심도 먹어야 하니까 남은 거는 집에 가서 드시거나 같이 계시는 분들이랑 나눠 드시는 것 어때요?”
알겠다는 듯 직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싫은 티를 내지 않으시니 다행이다.
“그럼 조금 더 둘러보다 사고 싶으신 것 있으면 고르세요. 아니면 가다가 괜찮은 곳 있으면 점심 먹어요.”
시장길을 지나며 혹여나 멀어질까 아저씨와 손을 잡고 걷는다. 아저씨와 이렇게 손을 잡고 걷는 것은 간만이다. 아저씨도 어색한 듯 손끝을 잡고 간다. 식당들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얼마쯤 가다 아저씨가 멈칫한다. ‘보리밥, 수제비, 국수, 정식’ 네 가지 메뉴가 크게 적혀있다.
“여기 갈까요? 마음에 드시면 들어가시면 됩니다.”
식당으로 들어서자 다행히 위쪽에 메뉴들이 사진으로 붙어있다. 아저씨는 보리밥 직원은 수제비를 골랐다.
“간식 드셨으니 다 안 드셔도 됩니다. 배부르면 남기세요.”
하지만 역시! 아저씨의 그릇은 금새 바닥을 드러낸다.
“어때요? 배부르게 드셨어요?”
살짝 졸린 표정이다. 집으로 오는 잠깐 사이에 아저씨는 차에서 잠을 청했다.
2022년 9월 26일 월요일, 류지형.
이렇게 장날마다 외출하면 좋겠어요. 이것만으로도 아저씨 삶에 활력이 생길 것 같습니다. 임우석
곽기영 씨 장날 구경 제대로 하셨네요. 길에서 먹는 어묵이 최고죠. 신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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