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소총이라고 하면 통상 볼트액션 방식의 소총을 떠올리기 쉽다. 통상 자동/반자동소총은 발사시 반동 이외에도 탄피가 배출되면서 노리쇠를 후퇴시킬 때와 다시 노리쇠가 전진하면서 다음 탄을 약실로 장전시킬 때 모두 총기에 충격이 가해진다. 반면 볼트액션 소총은 발사시 반동만 제어하면 된다. 애초에 볼트액션 소총에서는 작동부가 볼트 하나 뿐이기 때문에 구조상 정밀한 사격에 적합하고, 그래서 통상 저격총 하면 볼트액션 소총을 떠올린다.
M110(앞)과 Mk14 EBR로 무장한 미 육군 제2사단 소속의 저격수들 <출처: 미 육군>
그러나 현대의 자동소총들은 엄청난 기술의 발전으로 정밀사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일부는 프리플로팅 배럴을 채용하여 영점을 유지하면서 명중률을 높였다. 특히 최근에는 볼트액션 소총을 대신하여 반자동소총을 저격총으로 채용하는 일이 늘어났다. 교전의 방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2016년 유럽최고 저격수 선발대회에 참가한 미군 저격수 <출처: 미 육군>
볼트액션은 발사 후 재장전이 번거롭고 그 때문에 다음 표적에 대한 신속한 사격이 편리하지 않다. 산악지형이나 야지에서 1km에 가까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저격할 때는 볼트액션으로 충분하지만, 표적과의 절대거리가 확보되지 않는 시가지전투에서는 그만큼 불리하다. 재빨리 장전하여 다음탄환으로 적을 쓰러뜨릴 수 있어야만 하는데 바로 그런 점에서 볼트액션소총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헬기에서 저격총으로 지원사격을 하는 일도 많아졌는데, 이 경우에도 볼트액션보다는 반자동이 훨씬 유리하고 효과적이다.
국산 7.62밀리 반자동 저격총의 시험사격 영상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이런 이유로 미군은 2008년부터 M110 반자동저격소총체계를 채용했다. 물론 월남전 초기까지 사용하던 제식소총인 M14를 저격총으로 개수한 M21이 채용되기도 했었지만, M24에 밀려 잘 활용되지 않았었다. 물론 미군 이외에 구소련과 동구권에서는 진작에 SVD(Snayperskaya Vintovka Dragunova; 드라그노프 저격소총)를 채용하기도 했었다. 7.62x54mm 탄환을 사용하는 SVD는 고도로 정밀한 저격보다는 소대단위에 배치된 특등사수를 위한 총기였다.
구소련과 동구권에서 지정사수소총으로 애용하는 드라그노프 반자동 저격소총 <출처: Public Domain>
배틀그라운드에서는 무려 6종의 반자동저격소총이 등장한다. Mini 14, Mk14 EBR, QBU, SKS, SLR, VSS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과연 저격소총으로 부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애매한 경우도 있다. 이번회에서는 자동소총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현용 지정사수소총인 Mk14 EBR과 QBU 2가지 총기만을 다뤄보겠다. Mk14 EBR
Mk14 EBR <출처: 미 국방부>
Mk14 EBR은 1950~60년대 미군의 제식소총이었던 M14 7.62mm 자동소총을 기반으로 만든 저격소총이다. M14 기반의 저격소총은 M21과 그 개량형인 M25가 있는데, M21은 1988년 M24 볼트액션 저격소총이 배치될 때까지 미군에서 저격총으로 활용되었다. M25는 역시 M21처럼 M14를 기반으로 만든 저격총인데, 미 육군 제 10특수전단의 요청에 따라 별도로 개발되어 1991년부터 실전배치되었다.
M21은 아프간전쟁부터 긴급히 다시 투입되었다. <출처: 미 국방부>
M25는 주로 특수전부대에서만 활용되어 그린베레나 네이비실팀에서 애용했다. 영화 블랙호크 다운에서는 랜디 셔하트와 게리 고든 상사의 활약이 묘사되었는데, 특히 랜디 셔하트가 당시 TF레인저에서 유일하게 M14를 개조한 저격소총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2001년 아프간 전쟁 이후로 장거리 교전능력이 절실했던 미군은 퇴역시켰던 M21을 다시 일선에 투입하기도 했다.
영화 "블랙호크 다운"의 실제 임무였던 고딕 서펜트 작전의 모습. 오른쪽에 M14계열의 저격총을 든 것이 랜디 셔허트이다. <출처: Public Domain>
Mk14 EBR은 이러한 M14계열의 저격소총으로, 좀더 휴대성을 강조한 총기로서 미 해군 네이비실팀의 요청에 따라 2000년부터 미 해군 수상전센터 크레인 디비전의 주도 하에 개발되었다. 최고의 총열만을 사용하여 커스텀 튜닝을 거쳤기에 총기 자체는 매우 우수했는데, 다만 소음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2003년부터는 스미스 엔터프라이즈에서 스프링필드 아모리와 만든 18인치 모델이 사양으로 확정되면서 Mk14 Mod 0 EBR(Enhanced Battle Rifle; 성능향상형 전투소총)은 1천정 가량이 만들어져 2004년을 전후해서 본격적으로 실전배치 되었다. Mk14 EBR은 저격총으로서 역할할 수 있지만 전투용 소총이기도 한 까닭에 연사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M14 EBR로 교전중인 미 육군 지정사수 <출처: 유튜브/MilitaryCorner>
Mk14 EBR은 기본적으로 M14 소총을 세이지 인터내셔널에서 만든 피카티니 레일 총몸과 결합한 총기이다. 개머리판은 초기에는 와이어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가, 이후 모델에서는 M4용 개머리판을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 총열은 M14에서 사용하던 22인치를 대신하여 18인치 총열이 장착되었다. 해리스(Harris)사의 1A2-BRM 양각대가 장착되었고, 조준경으로는 류폴드(Leupold)사의 Mk4 1.5-5배율 모델이 장착되었지만, 일부는 Mk4 3.5-10배율이 장착되어 저격용으로 유용히 사용되었다. 이후 네이비실은 Mod1과 Mod2 개량형을 채용했는데, 여기서는 나이트포스(Nightforce)사의 NSX 2.5-10배율이나 3.5-15배율 조준경이 사용되기도 했다.
미 육군의 M14 EBR <출처: 미 육군>
Mk14 EBR은 애초에는 네이비실이나 공군 PJ/CCT 등 특수부대에서 애용되었지만, 점차 정규부대로 배치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 해병대와 육군이 채용했는데, 미 해병대는 퀀티고 병기고에서 EBR을 약 700정 만들어 M39 EMR(Enhanced Marksman Rifle)로 명명했다. 미 육군은 록아일랜드 조병창(Rock Island Arsenal)에서 6,200여정이나 만들어 M14 EBR-RI로 명명했다. 미 해병대나 육군모델 모두 18인치 총열대신 22인치 총열을 채용하여 지정사수용 소총으로 활용했으며, M39 EMR은 조준경으로는 슈밋&벤더(Schmidt & Bender)의 12x50mm를 M14 EBR-RI는 류폴드 Mk4 3.5-10배율 모델을 채용했다.
미 해병대의 M39 EMR <출처: 미 해병대>
게임에서 Mk14 EBR은 자동저격소총 가운데 가장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다만 강력한 탄환을 사용하는 만큼 반동도 큰 점이 게임에 재현되었다. 실제 총기처럼 양각대는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으며, 엎드려 쏴의 경우에 적용되어 초탄이 명중하지 못해도 다음 탄으로 상대를 쓰러트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반동은 다소 큰 편으로 반동에서 회복해서 다음탄을 정확히 쏠 때까지 약간의 딜레이가 있다. 그러나 물론 볼트액션보다도 다음탄 사격이 빠르다. 연발사격도 가능한데 큰 반동으로 제어가 쉽지 않아 건물내부에서 급작스럽게 사격하거나 혹은 여러 명의 적이 모여있는 경우 유효하다.
Mk14 EBR <출처: PUBG>
QBU
QBU는 중국군의 지정사수소총인 QBU-88(88식으로도 불림)을 묘사한 총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QBU-88은 중국군의 제식 탄환인 5.8x42mm을 사용하는데, 게임 속의 총기는 5.56mm NATO탄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게임속의 QBU는 정확히는 QBU-88의 수출용 버전인 KBU-97A를 가리킨다.
QBU-88 저격소총 <출처: Public Domain>
QBU-88은 중국군에서 1997년부터 실전배치되기 시작했다. 이는 불펍형식의 95식 소총(QBZ-95)의 실전배치와 궤를 같이하면서 중국군 소화기의 세대교체를 의미했다. 중국군은 이전까지는 소련제 드라그노프 저격총을 카피한 79식과 그 개량형인 85식을 운용해오고 있었다. 즉 기존에는 제식소총인 56식 소총과 79식/85식 저격총이 서로 다른 탄환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군이 사용하던 79식 저격소총 <출처: Public Domain>
79식의 개량형인 85식 저격소총에 바탕한 수출형 모델 NSG-85 <출처: Public Domain>
현재 중국군의 제식소총탄인 5.8x42mm 탄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QBU-88은 제식소총인 QBZ-95가 사용하는 5.8mm 탄환을 같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물론 제식소총과 완전히 같은 탄환을 쓰는 것은 아니고 저격총용 5.8mm탄은 강철 소재에 좀더 날씬하게 설계된 특수탄자를 사용했다. 이에 따라 최대 1,000m에서 3mm 두께의 강철판을 관통시킬 수 있다고 중국군은 밝히고 있다. 물론 소총탄과 동일한 구경이므로 완전한 저격소총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QBU-88은 지정사수소총으로 평가된다.
QBU-88은 중국 제식소총인 QBZ-95처럼 불펍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작동은 가스피스톤/숏-스트로크 방식으로 회전 노리쇠인것도 QBZ-95와 유사하다. 단 총열은 해머포징으로 강도를 높인 고성능 총열을 채용했으며, 강선회전율도 9.6인치 당 1회전인 QBZ-95와는 달리 8.1인치당 1회전이다. 물론 총열은 프리플로팅 방식은 아니다.
QBU-88로 사격훈련 중인 중국 저격수 <출처: Public Domain>
양각대가 기본으로 장착되며, 통상 3-9배율 조준경을 장착한다. 문제는 제338공장에서 만드는 조준경의 품질이 낮아 명중률을 떨어뜨릴 정도였다는 것으로 심지어는 2006년에 제작사가 도산하기에 이르렀다. 때마침 다가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QBU-88로 무장한 대테러부대들은 6-24배율 스코프를 별도로 구매하는 등 보완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QBU-88의 사격장면 <출처: 유튜브>
QBU는 2018년 여름 업데이트로 게임 속에 등장했다. 사녹 맵에서만 등장하며, 미니14를 대신하는 총기로 등장한다. 실제 총기처럼 탄창은 10발들이이며 연장탄창을 사용하면 20발까지 늘어난다. 양각대를 기본으로 장착함에 따라 엎드려 쏴 자세로 발사하면 반동이 현저히 줄어든다. 파괴력은 DMR치곤 약한 편이지만 총기초속이 가장 빨라 초탄명중률이 상대적으로 더 좋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불펍소총의 특징에 따라 부가장비 가운데 개머리판 관련 제품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총열덥개 쪽에 레일이 없는 QBU의 특성상 수직손잡이 등도 부착할 수 없다. 그러나 저격총으로서 15배율 PM II까지 다양한 조준기구를 장착할 수 있으며, 탄창 6종에 소음기를 포함하여 5종의 장비를 총구에 부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