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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산종주 산악울트라대회 후기
준비물
배낭(bbu 울트라기념품, 도이터배낭),
물통(1.8L)-게토레이 1.5L채움,그리고 자신감 1통,
여분 물통(500ml), 파워바 4개, 영양갱 3, 자유시대 4, 타이레놀, 사탕10개, 양말 2개, 우의, 수건, 휴대폰, 여유밧데리, 손전등, 여분의 미니손전등, 깜박이2개, 카드, 비상금. 대일밴드, 지도, 주행설명서, 물집 처리용 바늘과실, 등산용 스틱 (4단조립형), 축구양말(다리 상처방지용), 인진지 발가락 양말, 신발은 등산용 트래킹화,
코스 및 주행시간
1. 월드컵 경기장 : 7월 1일 00:00 출발
2. ~ 팔조령(18.9km) 누계18.9Km (제한시간 4시30분) : 03:26 도착, 식사후 03:45 출발
3. ~ 통점령(12.5km) : 06시 30분 도착, 06시40분 출발
4. ~ 헐티재(6.6km) 누계38.0km (제한시간 9시30분) : 07:53분 도착, 08시15분 출발
5. ~ 비슬산(4.4Km) : 09시 50분 도착
6. ~ 산성산(16.6Km) 누계59.0km : 1시 45분 도착
7. ~ 용계리(4Km) 누계63.0 Km (제한시간 4시30분) : 2시 54분도착, 3시출발
8. ~ 용지봉(3.8km) : 4시 30분 도착
9. ~ 골인 (8km) 누계74.8km : 5시 55분
총 거리 74.8키 , 제한시간 20시간
총 걸린 시간 17시간 55분
그냥 무턱대고 훈련도 없이 신청하고 참가하지만 속으로는 오기가 복받쳐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몇 일 전부터 지도 복사하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하면서 과연 어디까지 갈수 있을까를 생각 해보았지만 결론은 없다. 몸이 허락하는데 까지 가기로 했다.
일과 후 오지도 않는 잠을 청하려 누웠으나 도리어 잠은 오지 않고 잡생각과 걱정만 밀려온다. 3시간을 누워 1시간가량 선잠을 청했던 것 같다. 저녁8시30분 만나기로 한 한양플라자, 정시에 도착하니 박세규 선배님과 김성오동기가 먼저 와있다. 기분 좋게 성오의 차를 타고 새로 생긴 김해-대구고속도로를 지나 대구월드컵경기장 자동차극장 주차장에 도착하니 2시간 이른 밤10시경, 이제 한명, 두명 모여들기 시작한다. 일기예보 상 많은 비가 예상되어 많은 주자들이 포기 하였지만 현재는 드문드문 별빛이 보인다.
주최 측의 shop 부스에서 성능 좋은 손전등을 하나 사고, 헤드랜턴은 생략하고 준비성 좋은 성오가 싸온 김밥으로 배를 다시 채우고, 테이프링 하고, 기타등등 어느 듯 출발시간이다.
모여든 반디불 모양의 깜박이는 주자들은 하나같이 독종들로 보인다. 220여명의 건각들...
1.출발-청계사(12:00출발)
앞쪽으로 깜빡이는 빨간 물결, 뒤쪽으로 헤드랜턴의 백색 파도, 마치 한바다에서 참치 떼의 도약 같은 풍경이다. 한참을 올라가다가 박세규 선배님을 먼저 보내고 친구랑 오붓하게 뛴다. 야간 산악마라톤은 손전등(성능 좋은 놈)이 최고다. 헤드랜턴은 머리만 아프고, 불빛 약한 전등으로 인해 발목 제낀이를 서너명 보았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15분가량 가볍게 오르니 정적이 감도는 청계사 앞마당이다.
2.청계사-진밭골재-병풍산-상원산
하루 종일 내린비로 청계사부터 미끄러워 줄을 서서 걸어 오른다. 발밑만 주시한 채 어둠을 헤집고 산길을 오른다. 등선에 오른 후 드디어 모두들 뛴다. 조금 후 완주 욕심에 성오동기와 헤어져 앞으로 치고 나간다. 바짝 앞사람 뒤를 따라 한명 한명 추월한다. 어디가 병풍산인지 구별도 못했는데 신작로마냥 넓은 임도가 나타난다. 약 8kM의 임도를 토달 에서의 훈련마냥 뛰었다. 한참을 가는데 모두 뒤돌아 온다. 이게 알바로구나 쉽다. 나는 얼마 안가서 돌아와 다행이지만 나중 알고 보니 박세규 선배는 한참을 더 내려가 마을근처까지 갔다고 한다. 임도가 끝나고 주로 안내자의 유도로 오른쪽 산을 오르는데 조금 오르니 상원산이다
3.상원산-팔조령(2:26)-1CP
상원산을 지나니 급경사 내리막이 나타난다. 콘크리트로 차량 미끄럼 방지골을 파놓아 달리기 힘들다. 그래도 작은 보폭으로 빠르게 내려온다. 주로 안내자의 인도로 좌측으로 이어진 아스팔트를 걸어올라 팔조령에 도착한다. 기록을 체크하고 국에 밥 말아먹고 식수를 보충하고 또 길을 재촉한다.
4.팔조령-삼성산-밤티재-통점령(6:30)-1PP
출발 후 주자들도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푹신푹신한 등산길, 가시밭길을 걷다가 뛰다가를 하다보니 어느듯 삼성산이다. 약간의 빛이 하늘을 드리우고 새벽이 열린다. 손전등을 가방에 넣고 새벽 산공기를 맞으며 아무도 없는 산속을 뛰는 기분이 황홀한 경험이다. 통점령 정상에 오르니 신불산 억새밭처럼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고 공기마저 상쾌하다. 저 밑으로 달려간 주자들이 보인다. 식수를 보충하고 등산스틱을 꺼내 본격적인 준비를 한다. 지금까지 통과자는 20여명 이여서 선두권인 모양이다. 이대로 가면 너무 빨리 끝날 것 같은 황당한 예감도 든다.
5.통점령-헐티재(7:53)-2CP
약 2시간 거리에 헐티재가 있고 산봉우리 2개를 정면으로 넘어야 한다는 주로 안내자의 이야기에 약10분간의 휴식을 취한 후 길을 재촉한다. 한참을 가다가 신발 끈을 묶고 있는데 박세규 선배가 뒤에서 오고 있다. 알바의 위력으로 내가 박세규 선배의 앞에 달라고 있었다. 얼마나 반갑든지 만난지 몇 달 된 것 같다. 이제는 뒤만 졸졸 따라가면 된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가는데 생각보다 짧은 거리에 헐티재가 나타났다.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고 아침을 먹는데 너무 꿀맛이다. 또 예상보다 빨리 도착하여 기분이 좋았다.
6.헐티재-비슬산정상(9:35)
식사시간과 식수보충으로 15분 정도 소비하고 박세규선배의 재촉으로 바로 비슬산(1083m)을 향해 출발했다. 한없는 오르막으로 속도가 쳐져 초반에 박세규 선배를 먼저 보내고 한걸음 한걸음 능선길에 도착하니 안개 바람이 불어 마음도 상쾌하다. 20분정도 평평한 능선을 걸어 비슬산 정상에 1시간 35분 걸려 도착했다. 아직은 별로 추월 당하지 않아 선두권인 것 같다.
7.비슬산-천룡산-산성산(1:45)-2PP
한 많은 구간이다. 비슬산에서 청룡산으로 가는 길은 제일길고 전체적으로 약간의 내리막이고 마지막 천룡산 오르막이 힘든 난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뛰어가기 가장 좋은 코스이나 다리가 말을 잘 듣지 않았다. 비슬산 정상부터 내리막도 뛰기 힘들다. 무릎에 부상이 있는 것 같아 계속 걸었다. 많은 이들이 나를 추월한다. 그래도 나는 꾸준히 걷는다. 오르막, 내리막의 반복, 그리고 또 연속, 계속되는 목마름.. 여기서 나는 산이 밉다고 느꼈다. 그 좋던 산이 미움덩어리다. 중간에 물이 모자라 계곡물을 한병 채워 갈증을 해소한다. 이제 생각을 포기 할 때쯤 천룡산 오름이 시작 된다. 모든 용자 돌림의 산들은 산 꾼을 그냥 보내진 않는다는 풍월이 생각나는 오르막이다. 기진맥진 상태로 정상에 오른다.
천룡산 정상 헬기장에 앉아 등산객에게 산성산을 물으니 가마득히 먼 중계탑이 서있는 산이 산성산 이란다. 맥이 빠진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또 걷는다. 헐티재까지 너무 빨리뛰어서 인지 오버페이스 증상이다. 하지만 마라톤에서는 걸으면 조금은 낙오자 같지만 산길에서는 오히려 한량 같다. 하늘에선 소나기가 내려 온 산이 시끄럽다. 하지만 갈증 때문에 비옷은 꺼내 입지 않고 비를 맞으며 더위를 식힌다. 예상보다 빨리 갑자기 산성산이 나타나고 오르막도 힘들지 않게 빗속에 산성산 휴게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너무 지쳤다.
8.산성산-용계리(2:54) -3CP
아직 하늘에선 소나기가 내리는데 30분이면 용계리에 도착한다는 자원봉사요원의 말에 용기를 얻어 발에 힘주어 뛴다. 산성산 정상을 향해 아스팔트길을 조금 오르다가 중계소근처에서 오른쪽으로 하염없이 내려가야 한다. 완주가 다된 것 같은 기분에 4명의 다른 일행들과 동행하여 내려가니 길 ?O기에 신경을 덜 써서 좋다. 하지만 등산길은 물길이 되고 신발속은 이미 물찬 장화이고 작은 모래와 자갈이 여럿 들어와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그래도 별반 신경 죽이고 등산용 스틱을 잘 활용하여 미끄러지지 않게 하염없이 내려왔다. 55분 정도 걸려 도로에 내려서니 비는 더욱 장대 같이 온다. 주로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 왼쪽으로 가창교를 지나 3CP에서 체크를 한다. 일행을 먼저 보내고 가정집 대문 처마 밑에 앉아 신발을 정리한다. 원래 여기까지 계획으로 왔는데 시간이 남아 걷더라도 완주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용지봉으로 오른다. 입맛이 없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가게도 그냥 지나쳤지만 이것이 나중 두고두고 후회스러웠다.
9.용계리-용지봉(4:30)
오후 3시 정각 용지봉으로 오른다. 황실공인중계사 길 건너 골목에서 지독한 오르막은 시작되었다. 높이는 630m정도인걸로 아는데 바닥에서 바로 치고 올라가니 죽을 맛이다. 하지만 한번의 쉼도 없이 끝까지 올랐다. 머리 위에서 천둥 번개가 쳐서 등산스틱은 무서워 쓰지 못하고 땅만 보고 걸었다. 두 서너 개의 봉우리를 지나니 용지봉정상의 헬기장이다. 쉼없이 악바리같이 이렇게 오름도 내 등산일생에서도 처음이다. 제법 높은지 산아래가 까마득하다
10.용지봉-진밭골재-청계사-월드컵경기장(5:55)
정상의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내려가 방화선을 따라 미끄러운 길을 내려간다. 정말 지루한 방화선 도로이다. 몸은 풀어지고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이제는 뛸 마음도 없고 그저 시간 내 부상 없이 완주나 하자는 생각뿐이다. 하염없이 걷는데 박세규 선배의 전화가 왔다. 조금 전에 피니쉬라인을 통과 했는데 어딘지 묻는다. 얼떨결에 다와 간다고 했다. 그 뒤 부터 졸라 뛰었다. 지금 부터라도 뛰면 17시간대에 도착하리라는 기대감에 승리자의길 이라는 이정표를 돌아 미끄럽고 물길이 된 청계사길, 딱딱한 시멘트길, 무시하고 무작정 뛰었다. 후반에 이렇게 뛰었으면 손가락등수에 들었을 정도였다, 골인 라인에 도착 했을 때 비로소 나는 울트라맨이 되어 있었다. 신체적으로가 아니라 마음속으로 울어나는 포기를 모르는 울트라맨 이었다. 골인 라인 뒤에서 환하게 웃으며 수고했다는 박세규 선배의 미소가 모든 것을 보상해 주었다. 그리고 부상으로 중간에 포기한 성오에게 구산은 그대로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 후로도 소나기는 한없이 쏟아졌다.
첫댓글 유지기님, 억수로 고생 하셨네. 그 힘든 걸 뭐 할라꼬 하는지? 구산은 그대로 잘 있다 카이 나도 다음에 한번 마 ----
부럽습니다...1번에서 10번까지 "수"..어디서 많이보던 모자 ..대구9산 정복을 추카합니다..머리가 시원하3..
다른 말은 필요없고 그저 대~~단하십니다. 이제 서브-3 만 남았네요. 유홍현! 힘!!!
남해 독종들 ! 진짜로 독하대. 읽어보니 그때 생각이 또나네. 난 인자 안갈란다 9산이 무섭다.
9산종주 추카함다..부럽다...회복잘하이소..
니는 내 자랑이다. 근데 너무 잘 나가는겨 아~~녀?
한 분은 9산종주 과정에서 덕도하셨다는 소문이 있던데! 혹시 유선배님도 도를 통하신 것은 아닌지요? 고생 엄청하셨고요 내년에도 갈낀기요? 힘!
유홍현! 대단합니다..나 그대가 일낼줄 알았소...
유선생! 내년에 또 갑시다이~ㅎㅎ, 우리는 즐거웠습니다. 그죠?
멋지세요~ 글 읽으니깐 더 멋지세요~ ^^ 올해안에 꼭 썹3하실껏 같아요~ 유지기님 힘~~~!!!
4산도아니고7산도아니고9산이나.... 욕보셨습니다!!
출발하는 날 밤 부산에서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서 난 신청해 놓고도 갈 엄두도 못내었는데, 그 빗속을 뚫고 야밤에 산속을...정말 대단합니다. 완주를 축하합니다.
9산 종주를??? 대단하십니다...회복 잘 하시길 바랍니다
9산 종주 - 마라톤 말고, 담에 2박 3일로 등산 한번 합시다.
담 스케줄은 멋~~~꼬!!!! 생각할 수록 자꾸 부럽버서.....마지막 사진이 특히
전 현직 수달대장답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한시간내 완주,깡다구 내한테 쫌 파소^^.
후기도 멋지고 폼도 멋지네요, 유지기 힘!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근데 서브3는 올 가을까지 할 거지요? 회복 잘 하시기 바랍니다.
현장감 충만한 후기,,감사합니다. 회복은 다~~~되셨나요? 아이고무시라,, 124군부대도 아니고,,,
나는 구산이 산이름인줄 알았더만 산을 아홉개 넘었다 그말 인가배...징글징글하네...박세규,유홍현,김성오님들 대단하오...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할것같은 대회였는데...효마클에도 독종들이 몇몇이 있지요...선배님의 완주를 축하합니다. 힘!!!
사진으로 보니 산이 장난이 아닌데요.. 대단하시고 존경스럽습니다.
남해에는 독종, 별종, 특종, 휘귀종은 물론 순종, 토종도 있는데요. 또 남해산 바지락은 싱싱하고 남해산 개불은 졸깃졸깃 촉감 좋고 맛있는데요. 그리고 산달리기는 내 특기인데 ... 그래도 대구 대신 주변산을 그만큼 달려보련다. 누가 함께 할련가?
회장님, 부산에서의 오산종주때 같이 뛰어보입시다